2024.04.26(금)
[키즈TV뉴스 박주영 기자]
(사진: 플레이스테이션 공식 홈페이지)
(사진: 플레이스테이션 공식 홈페이지)


여자아이들은 분홍색, 남자아이들은 파란색만 써야 하나요

클로에가 처음으로 스파이더맨 가방을 메고 학교에 간 날이다. 같은 반 남자 친구인 다니엘도, 미켈레와 아미르도 이상한 표정을 지으며 한 목소리로 말한다. “스파이더맨 가방이네? 그건 남자애들 거야!” 여자 친구인 마르티나 마저 같은 말을 한다. 클로에는 그런 친구들의 반응이 더 이상하다. 단지 좋아하는 캐릭터 가방을 메고 왔을 뿐인데 말이다.

클로에 눈에 비친 세상은 이상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장난감 가게에는 많은 코너가 있지만 인형과 소꿉놀이 등 분홍색이 가득한 코너는 여자애들, 괴물과 자동차를 비롯해 파란색이 가득한 코너는 남자애들을 위한 거라고 한다. 또 클로에가 좋아하는 스파이더맨, 아이스맨, 배트맨 티셔츠는 남자애들 옷 가게에만 있다. 게다가 여자라고 축구 경기에 끼어 주지도 않고, 텔레비전 광고에서는 아빠는 회사에 나가 일을 하고, 엄마는 집에서 요리만 한다. 동화책은 어떤가? 예쁜 드레스를 입고 잠이 든 공주는 씩씩하고 용감한 왕자의 도움으로 마법에서 깨어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아간다. 커서 스파이더맨 같은 ‘슈퍼 히어로’가 되고 싶은 클로에는 얼마든지 ‘스파이더맨’ 티셔츠를 입고 ‘씩씩’하게 ‘축구’를 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다르다는 것은 무엇이 옳고 그르냐가 아니다

사람들은 모두 ‘다른’ 성격과 취향, 장래희망을 가지고 있으며, 그러한 ‘개성’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특별’하고 ‘소중’하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자유롭게 생각하고 자신의 능력을 펼칠 기회를 막는 고정 관념들이 많다. 텔레비전 드라마나 광고, 동화책 등을 통해 쉽게 왜곡된 정보를 접하기 때문이기도 한다. 뚱뚱하다는 것이 놀림을 받아야 할 일인가? 동화 속 공주는 왜 항상 예쁜 백인 여자아이인가? 남자아이들은 인형을 가지고 놀면 안 되는 건가?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마땅히 이래야 한다고 만들어 놓은 편견이라는 틀 안에 갇혀, 규범과 상식이라는 잣대를 들이대고 조금이라고 벗어난 사람을 ‘이상’하고 ‘옳지 않다’라는 말로 공격하려 든다. 이러한 편견은 끝내 서로에 대한 갈등과 대립, 혐오로 이어지게 되고 말 뿐이다.
'스파이더맨 가방을 멘 아이'는 클로에의 순수한 눈을 통해 그동안 우리가 굳게 믿어 온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그릇된 잣대가 되어 억압과 폭력을 안겨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그리고 더 늦기 전에 우리 아이들을 위해 그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사실과 함께, 아이들과 대화할 수 있는 길을 인도해 준다.

모두 다르기 때문에 세상은 아름다운 거예요

(사진='해리포터' 연극 측 공식 트위터) 가운데가 헤르미온느 역의 노마 두메즈웨니
(사진='해리포터' 연극 측 공식 트위터) 가운데가 헤르미온느 역의 노마 두메즈웨니

영국에서 공연 예정인 연극 '해리 포터와 저주받은 아이'에서 헤르미온느 역을 아프리카계 여배우가 맡게 되면서 말들이 많았다. 어떻게 헤르미온느가 ‘흑인’일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러자 원작자 JK 롤링은 SNS를 통해 이렇게 소감을 말했다. “이번 캐스팅에 매우 흥분된다. 나는 소설에서 헤르미온느에 대해 갈색 눈, 곱슬머리, 매우 영리하다고만 썼지, 백인으로 특정한 적이 없다”

사람들은 때로 다른 것을 낯설게 생각한다. 제멋대로 선을 그어 놓고 그 밖에 있는 것은 두려워하거나 무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선을 그어 놓는 것이 지나치면, 차별의 시작이 될 수 있다. 피부색이 다르다고, 사는 곳이 다르다고, 취향이 다르다고 너무도 쉽게 다른 사람을 놀리거나 무시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그건 모두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갖게 된 편견들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개성’을 지니고 태어난다. 그러니 ‘차이’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피부색도, 사는 곳도, 취향도 다른 사람들이 모두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다. 서로의 ‘다름’과 ‘개성’이 인정받는 평등한 사회, 모두가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로 존중받는 행복한 세상, '스파이더맨 가방을 멘 아이'의 클로에와 친구들 그리고 세상 모든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를 위해 내 안의 고정 관념과 편견을 지우고 그 빈자리를 ‘열린 마음’으로 채우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자료: 스파이더맨 가방을 멘 아이, 조르지아 베촐리

박주영 기자 news@kids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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