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목)
[글로벌에픽=차진희 기자]
지난 6일,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등교육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개정안에는 영재학교와 과학고 졸업생은 의대, 한의대, 치대, 약대에 입학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공포 1년 후부터 본격 시행돼 재학생은 적용 대상에서 빠지지만, 현재 두 학교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학생, 학부모들은 혼란에 빠졌다.

한편, 전국 8개 과학영재학교(이하 영재학교)는 2022 전형 요강 발표와 함께 고입 시즌의 시작을 알렸다. 올해 영재학교 입시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10여 년간 강남지역 대형 학원을 운영하며 고입·학습 컨설팅을 진행한 김은영 교육전문가에게 물었다.

사진=김은영 교육전문가
사진=김은영 교육전문가

Q. 2022학년도 영재학교 입시가 전년도에 비해 달라진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2022학년도 영재학교 입시는 지난 11월 교육부에서 발표한 '영재학교·과학고 입학전형 개선방안'에 따라 몇 가지 변화가 있습니다.

먼저, 영재학교 간 중복지원이 금지되면서 원서를 접수할 때 1개 학교에만 지원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전년도까지는 영재학교 여러 곳에 지원이 가능하다 보니 과도한 경쟁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전형 기간도 6월부터 8월까지로 축소됐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지역인재 우선선발 모집인원이 대폭 확대된 것입니다. 그간 영재학교는 합격생의 70% 이상이 서울·경기지역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이에 올해부터는 한국과학영재학교를 제외한 나머지 7개교는 정원의 40%가량을 지역인재 위주로 선발합니다. 한국과학영재학교도 선발 최종단계에서 선정심사위원회 논의를 통해 미선발 지역 학생을 뽑을 수 있다고 명시해뒀습니다. 제도상으로는 비수도권 지역 수학·과학 영재들도 영재학교에 입학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입니다.

현재 논란이 되는 의약계열 진학 시 제재 방안도 표면적으로는 강화된 듯 보입니다. 이번에 발의된 개정안에는 의·약학 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의 영재학교 입학을 다양한 방법으로 제재하겠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해당 학생들은 영재학교 입학 후 대입에서 학교 도움을 받지 못한다거나 일반고 전출 권유, 기숙사·독서실 이용 불가 등입니다. 그러나 그 실효성은 여전히 의문입니다.

한국과학영재학교 / 사진제공=한국과학영재학교 페이스북
한국과학영재학교 / 사진제공=한국과학영재학교 페이스북

영재학교 중 유일하게 의대 진학 논란에서 자유로운 한국과학영재학교의 경우 학교 차원에서 의대 진학자가 원천적으로 나올 수 없는 구조입니다. 의대 지원자에게 졸업 자격을 부여하지 않는 것입니다. 영재학교에서 의·약대 진학을 금지시키겠다는 학교의 의지와 사회적 합의만 이루어진다면 의외로 쉽게 풀릴 수 있는 문제입니다.

Q. 영재학교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학생, 학부모가 유의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가요?

2022학년도 8개 영재학교 모집인원은 정원 내 기준 789명으로 전년도와 동일합니다. 전형 방법 또한 전반적으로 3단계 전형을 유지하면서 작년과 비슷한 양상을 보입니다.

8개의 영재학교 모두 6월 1일부터 원서접수가 시작됩니다. 이어 2단계 영재성 검사(7월 11일), 영재 캠프(8월 8일~15일 중) 과정을 거쳐 학생 선발은 마무리됩니다. 전형별 세부사항의 경우 전년도와 약간의 차이가 있는 경우도 있으니 지원 학교 홈페이지나 학교 입학처를 통해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매해 제출 서류가 누락되거나 일정을 맞추지 못해 난감한 경우가 나타나기도 하니까요.

1단계 서류 제출 시 학교별·학년별 상이한 부분이 있으니 유의해야 합니다.

영재학교의 경우 지원 자격이 '중학교 재학생, 졸업생 및 이에 상응하는 자격을 갖춘 자'이기 때문에 중학교 1, 2학년 재학생들이 응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3 재학생의 경우 중학교 학생부만 제출하지만 중1, 2학년 재학생은 초등학교 학생부도 함께 제출해야 합니다. 고교생이거나 고교 중도 포기자의 경우 중학교와 고교 학생부를 모두 제출해야 합니다. 모든 서류는 단면 인쇄해 간인, 학교장 직인이 필요하죠.

자소서, 증빙자료에 교외 수상실적이나 영재교육원 수료증, 영재교육원 학습 노트, 각종 인증·능력 시험 점수는 제외합니다. 학교 활동 내에서 수학 과학 교과의 우수성이나 관련 분야에서 학업 열정이나 수상 실적, 연구 항목 등이 우수하면 이를 진정성 있게 구체적으로 서술하는 게 좋습니다.

1단계에 합격했더라도 다음 전형을 위해서는 별도 접수가 필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1단계 평가 결과가 발표 후, 2단계 전형 대상자는 학교 측이 공지한 날짜 안에 접수를 마쳐야 합니다. 3단계 대상자 역시 접수가 필요합니다.

3단계 전형 합격이 최종 합격 발표가 아니라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재학 중인 학교의 2학기 출결 상황, 교과학습발달상황, 봉사활동, 학교폭력 관련 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격 사유가 없는 경우 최종합격자로 선발됩니다. 때문에 2학기 학교생활도 성실히 마무리 해야 하죠.

Q. 영재학교 지원을 고려하고 있는 학생 및 학부모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영재학교 중복 지원이 금지되면서 영재학교 순위, 학교 선택 기준 등에 대한 질문이 많이 들어옵니다.

강남 최상위권 초·중학생 진로·진학 비법④ : 2022학년도 영재학교 합격전략

사실 전국 8개 영재학교는 국내 최고 수준의 수·과학 인재들의 집합체입니다. 학교 순위보다는 학생에게 맞는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죠. 학교별 전형 특이사항, 인재상이나 대입 결과 등을 바탕으로 가장 적합한 학교를 고르면 됩니다.

올해 영재학교 입시의 핵심은 지역 우선 선발 확대입니다. 저는 지역 우선 선발 전형을 최대한 활용할 것을 추천합니다. 수도권 학생들은 대부분 본인 거주 지역을 중심으로 지원 전략을 구성합니다. 강남 지역 학생의 경우 서울과고, 경기과고, 한국과학영재학교 등을 선호하는 식이죠. 이것을 역으로 이용해보는 겁니다. 배정 인원이 적어도 타 학교의 지역 인재를 노려보는 것이죠.

매해 영재학교 입시 시즌이 되면 수·과학에 뛰어난 자녀를 둔 학부모님들이 짧은 준비 과정을 거쳐 도전해보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그러나 영재학교 합격생은 최소 5~6년간 해당 입시를 준비해온 최상위권 학생이라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단순히 수학과 과학에 흥미가 있다고 영재학교의 문을 두드리는 것은 사춘기 아이의 자존감을 무너트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중학교 3학년의 경우 고등학교 입학 전 내신·선행을 준비할 수 있는 귀한 시간임을 인식하고 기출 문제를 통해 합격 가능성을 고려해 신중한 지원을 권유 드립니다.

차잔희 기자 epi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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