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목)

[강남 최상위권 초·중학생 진로·진학 비법⑥] 코로나로 인한 학력 격차 심화, 초·중학생의 대응 전략

승인 2021-06-18 09:50:00

[글로벌에픽=차진희 기자]
교육부가 '202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2일 발표했다. 원격 수업이 장기화됨에 따라 중3과 고2학생 모두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은혜 사회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학교의 일상을 회복하는 것이 학생들의 결손을 회복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전체 등교를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김은영 교육전문가의 '강남 최상위권 초·중학생 진로·진학 비법' 여섯번 째 주제는 '코로나로 인한 학습 결손과 2학기 전면 등교 전 대응 방안'이다.

사진=김은영 원장 (교육전문가)
사진=김은영 원장 (교육전문가)


Q. 코로나로 인한 기초학력 저하도 문제이지만, 학습 양극화가 더 심각하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현장에서 느끼는 아이들의 학습 상황은 어떤가요?

강남지역의 경우 기초학력 미달에 대한 부분을 느낄만한 기회는 많지 않아요. 다만, 교육부 발표대로, 3수준(보통학력) 이상의 수치가 전반적으로 줄었다는 것은 공감합니다.

교육부의 성취도 결과 분석 자료를 살펴보니, 2020년의 3수준(보통학력) 이상학생 비율이 고등학생보다 중학생의 경우 더 크게 감소했더라구요.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에한정하여 평가를 진행했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왔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느끼는 학력의 감소는 초등학생이 가장 큽니다. 이대로 중학교에 진학하면 이 시기 학습 공백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겠다고 느껴지는 사례도 많아요.

교육을 잘 모르시는 분들은 그깟 1년 여의 공백이 아이 인생에 뭐 그리큰 영향을 끼치는가 하시겠지만, 불과 2개월의 방학기간 휴대폰 게임에 노출되어, 게임중독 치료를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직 백지와 같은 아이들이기 때문에 자극에 예민하고, 습관에 무섭게 지배를 받는 것입니다.

사교육에 종사한지 20년이 되어 가는데, 이번 코로나 19는 강남지역 초·중학생의학습 중단을 목격한 첫 사례였어요. 이전에 다른 전염병이 유행했던 시기에 학교는 안가도 학원에는 왔던 아이들이 이번에는 다르더군요.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아이들부터 시작해서 ‘공부보다는 건강’ 이라는 의식이 생긴 듯 했습니다.

그런데 2019년하반기부터 이러한 혼란 속에서도 학부모의 성향에 따라 미묘하게 대응 방식이 달라지더라는 것입니다. 코로나가 예상보다 더 길게 지속될 수도 있다는 판단을 하게 된 학부모들은 상황에 맞는 학습방법을 찾아 아이들을 적응시키기 시작했지요.

반면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에 버티기를 선택한학부모들은 2020년 하반기가 되어서야 학습 방법을 찾기 시작했고, 현재까지도 그 2년 간의 학습 공백을 극복하지 못해 아이도, 엄마도 힘들어하는 상황입니다.

[표] 교육부 홈페이지 참고, 2020년 학업 성취도 결과 분석

Q. 일부의 학부모는 코로나 상황에 맞는 학습 방법을 찾았다고 하셨습니다. 코로나 이후 초·중학생들의 학습 형태가 새롭게 등장했다는 말씀이신가요?

고등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강의는 설명을 잘 해주시는 선생님이에요. 이해하기 쉽게, 지루하지 않게 수업을 해주시는 선생님으로 쏠림 현상이 크지요.

대치동의 인기 있는 수업은 100여명씩 들어가고, 앞줄에 앉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기도 합니다. 하지만 초·중학생이 선호하는 수업은 학생이 취약한 부분이 어디인지 찾아내고, 이 부분에 대해 보완 방법을 제시해 주시는 선생님이에요. 즉 학생 개개인에 대한 분석이 가능해야 하지요.

재밌는 이야기 한 가지 할까요?

대치동에는 과목별로 이른바 빅5, 혹은 빅7 라고 하는 인기 있는 학원들이 있어요. 입학하기도 쉽지 않고, 수업을 따라가기는 더 쉽지 않지요. 몇 달씩 대기하는 경우도 많구요. 보내는 엄마도, 다니는 학생도 자부심을 느낄 만큼 커리큘럼도 우수해요.

그런데 코로나 이후 이런 학원에 보내는 많은 엄마들이 제게 하소연을 하더라구요. 좋은 학원이고 어렵게 보내서 잘 따라가고 있을 줄 알았는데 집에서 온라인 수업 하는 것을 지켜보니 우리 아이가 전혀 참여하지 못하고 있더라. 그동안 의미 없는 시간 낭비를 한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었어요.

이런 학생들이 많아지면서 학생 맞춤형 수업 즉 개인 혹은 그룹 수업들로 전환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요. 교과 과목 뿐 아니라, 축구·농구·발레 같은 예체능에 있어서도 1:3 정도의 소규모 수업들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모두가 어려움을 겪었지만, 온라인 수업을 통해 아이의 학습을상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어요. 내 아이의 성향과 수준, 필요에 따라 맞춤형 학습을 구성하려는 학부모가

많아지고 있어요. 더불어 온라인 수업이 활성화 되다 보니, 양질의 수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났지요.

표='코로나 19 원격수업 환경 설문조사', 교육부 홈페이지

Q. 온라인 수업에 지친 학생과 학부모들이 전면 등교를 앞두고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중학생과 학부모가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면 조언 부탁드립니다.

온라인 원격 수업으로 인해 학업 성취도가 떨어진다거나, 학생 만족도가낮다고 우려하는 것은 잘못 된 판단이에요. 현장에서 살펴보면 학생의 성향 혹은 수준에 따라 만족도가 나뉩니다.

생활 습관을 잘 갖추고 있고, 스스로 학습에 대한 주도권을 갖고 있는상위권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의 편리성과 효율성을 잘 활용하고 있어요.

문제는 끌려가는 학습을 하고 있는 중·하위권이지요. 그런데 이 학생들이 선생님이 옆에 붙어 있다고, 혹은 집이 아닌 학교에 갔다고 해서 수업에 집중하는 태도를 보일까요? 엄마 눈에 보이지 않으니, 그렇게 믿고 싶은 것 뿐입니다. 학교에 가서도, 온라인 수업을 할 때와 똑같이 산만하고, 하는 척만 할 겁니다.

학교에 가서 잠만 자는 아이로 만들지 않으려면 2학기 전면 등교에대한 준비가 필요해요.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 스스로 생활 및 학습 계획을 세우고, 점검하고, 피드백 하는 훈련입니다. 교과서적인 이야기이지만, 자기주도학습 습관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기주도학습의 의미를 명확히 하고 싶어요. 대부분 자기주도학습을 한다고 하면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 공부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자기주도학습은 (도움을 주는 교사가 있거나 혹은 없거나) 스스로 학습의 주도권을 갖고 진행하는 것입니다. 학원을 다녀도 되고, 인터넷 강의를 들어도 됩니다. 핵심은 나에게 필요한 공부가 무엇이고, 어떠한 방향을 진행할 것인지에 대해 학생이 고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아직 어리기 때문에, 계획을 세웠으나 지키지 못할 수있고, 올바른 학습 방법을 모를 수도 있습니다. 이것을 도와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겠지요. 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지루하고, 피로하고, 실망하고, 기대하는 과정의 연속일 것입니다. 학원에 등록해주고, 강의실에 앉혀 놓는 것이 훨씬 쉬울 수 있어요. 그럼에도 이러한 과정을 거치고 2학기를 맞이하는 아이와, 끌려 다니는 학습만 한 아이는 분명히 큰 차이가 있을 꺼에요.

학습 습관을 형성한 아이가 결국 최상위권이 됩니다.

▶ 인터뷰=김은영 원장(교육전문가)
▶ 정리=차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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