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토)
[글로벌에픽 김정애 객원기자]
본 기사는 환경부에서 주최하고, 국가환경교육센터, 인하대 문화예술교육원, 글로벌에픽이 공동으로 주관한 ‘2022 환경작가 리더양성 교육과정’에서 나온 시민 환경작가의 기사입니다.

최근 MZ세대에게 가장 각광 받는 출사장소로 떠오른 곳은 바로 경남 창원 대산면 북부리 동부마을이다. 그곳엔 일명 ‘우영우 나무’라 불리는 팽나무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사진을 찍기 위해 그곳으로 가는 버스에 몰린다고 한다. 수령이 약 500년이 된 이 동부마을 팽나무는 2015년 7월 16일 지정된 '보호수'이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에서 주인공 우영우가 팽나무로 달려가는 장면. 사진=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에서 주인공 우영우가 팽나무로 달려가는 장면. 사진=ENA
보호수라는 말이 조금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보호수란 역사적·학술적 가치 등이 있는 노목(老木), 거목(巨木), 희귀목(稀貴木)으로서 특별히 보호할 필요가 있는 나무를 지칭하는 말로, 산림보호법 제13조에 따라 지정된다(출처:산림청). 낯선 용어 같지만 예나 지금이나 우리 주변에는 보호수가 항상 있었다. 마을 어귀에 있어, 마을의 문패와 같은 역할을 했던 나무는 여러 이름으로 불려왔다. 당산나무, 정자나무 등을 떠올려 보라. 그것들이 모두 보호수였다.

시간이 흘러 빽빽한 건물과 아파트가 들어선 곳에서는 많은 외래종 나무가 가로수가 되어 자리를 잡아갔다. 그렇게 우리의 곁에서 함께한 보호수가 점점 잊혀져갔을 뿐이다. 그런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인기 드라마 한 편이 기적을 일으켰다. 드라마로 인해 보호수에 대한 관심이 전국적으로 퍼져나간 것이다.

나는 뉴스 제작이나 다큐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보호수 관련한 영상을 몇 년째 제작을 하고 있고, 여러 편이 방송으로도 방영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이 드라마가 남다르게 느껴졌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좀 더 일찍 방영되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불과 얼마 전, 지난 7월의 일이다. 천연기념물 제562호로 지정된 인천 남동구 장수동 은행나무를 영상에 담기 위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찾았다. 은행나무 주변에는 천연기념물임을 알리는 안내판이 잘 설치가 되어 있었으나, 바로 옆 하천에는 쓰레기가 쌓여있고 물이 고여 냄새가 심하게 나고 있었다. 천연기념물임을 나타내는 안내판이 무색하게 보였다. 관리를 관공서에만 맡기는 게 아니라 구민들과 함께 했으면 하는 안타까움이 들었다.

내가 살고 있는 인천 서구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신현동 회화나무’가 있다. 우리 가까이에 천연기념물이 있다는 것에 관심이 생겨 2019년부터 카메라를 들고 만난 신현동 회화나무. 처음 방문했을 때 그 나무는 빌라 건물에 갇혀 전봇대와 전깃줄로 가지가 뻗어나가기에 버겁게 느껴졌다. 그때 만난 동장님이 ‘회화마을 주거환경관리사업’으로 회화나무 옆에 버려졌던 폐가를 나무와 어우러지는 커뮤니티센터로 건립할 예정이라는 말을 전했다. 정말 수년 동안 전봇대가 사라지고 전깃줄이 사라지고 주변 빌라 벽이 회화나무를 형상화 모습으로 꾸며지고 골목길도 아름답게 바뀌어 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많이 받아들여 진행한 사업이라 만족도 또한 높다고 한다. 이 변화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내는 과정은 내게도 큰 기쁨이었다. 그 덕에 작년 미추홀학산문화원이 주체한 <2021 학산마당극놀래>에 ‘마을을 담는 공간’이라는 영상으로 함께 할 수 있었다.

올해도 OBS 경인TV <꿈꾸는 U & ON동네>에 보호수 수호대1탄, 2탄, 3탄으로 3편의 작품을 방영했다. 이처럼 나름 꾸준하게 보호수에 관심을 가지고 기록하고 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드라마의 인기가 식더라도 부디 보호수에 대한 관심은 식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정애 글로벌에픽 객원기자 epi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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