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토)
[글로벌에픽 김초하 객원기자]
본 기사는 환경부에서 주최하고, 국가환경교육센터, 인하대 문화예술교육원, 글로벌에픽이 공동으로 주관한 ‘2022 환경작가 리더양성 교육과정’에서 나온 시민 환경작가의 기사입니다.

나는 NGO에서 근무하면서 ESG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 나는 아프리카 식수 위생 사업을 하는 NGO의 사업을 ESG 관점에서 평가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나는 프로젝트에서 아프리카 지역의 증가하는 플라스틱 사용량으로 인한 지하수 오염의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이 활동을 하면서 나는 NGO 사업을 함에 있어서 환경 관련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NGO 근무 경험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ESG 관련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였다. 올해는 대한민국 국회의원들과 청년 기후활동가들이 함께한 국회 간담회에 참여하기도 하였다. 당시 간담회에서 나는 ESG파트를 맡아 국회의원들에게 ESG 입법을 촉구하였다. 그 자리에 함께 있던 스웨덴의 청년 기후 활동가도 내 목소리에 힘을 실어 주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사진=클립아트코리아

Environmental (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 (거버넌스)의 약자인 ESG는 투자자들이 기업에 투자할 때 고려되는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이전에는 재무적인 성과가 좋으면 기업 투자 성과가 좋았기 때문에 재무적인 지표만 고려하면 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기업경영을 함에 있어서 환경과 인권과 같은 문제들이 중요한 지표로 제시되고 있다. 그 자체가 여러 기업 경영의 리스크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 4월 20일, 미국 남부 멕시코만에서 사상 최악의 원유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딥워터 호라이즌’이란 이름의 사고 시추선의 운영 회사는 브리티시 페트롤륨(British Petroleum).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 가운데 5위권 안에 드는 초우량 기업이었던 브리티시 페트롤륨의 주가는 이 사고 직후 한 달 새 13%가량 폭락했다.

위의 기사에서 보듯이, 이제 환경문제는 기업의 경영 리스크에 직접적으로 연동되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환경 등의 영역에서 노력하여 지속가능한 경영을 하는 기업이 좋은 투자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시각을 반영하듯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의 CEO인 래리 핑크(Larry Fink)는 연례 서한에서 자산운용사에서 석탄 사업 비중이 높은 기업에게는 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바야흐로 ESG 투자 흐름의 시작을 끊은 것이다.
그렇다면 ESG는 시기상조일까? 여전히 많은 기업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것은 오답이다. EU에서는 이미 ESG를 법제화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대한민국이다. 우리나라에서는 ESG 법제화에 대한 논의가 그리 활발하지 않다.
하지만 ESG의 필요성은 분명하다. 2021년 자료에 따르면 중요한 사실 하나를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 10대 대기업들이 국내 온실가스의 36%를 배출한다는 점이다. 결국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은 바로 기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기업의 변화가 필요하다. 더 나아가 기업 자체가 ‘액터’가 되어야 한다. ESG 법제화를 통해 이를 이루어낼 수 있다. ESG를 법제화하여 국내 대기업들이 친환경 경영을 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저감하는 것을 의무화해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ESG가 법제화되면 기업들이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것이다.

한편으로는 그린워싱에 대해서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그린워싱이란 녹색(Green)과 세탁(Washing)의 합성어로 “기업이 실제로는 친환경 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친환경 이미지를 내세우는 행위”(“그린워싱”, https://www.dokdok.co)를 말한다. 친환경 경영이 돈으로 연결되면서 그린워싱으로 대중을 속이는 기업들도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다.

기업들이 그린워싱 행위를 지양해야 하는 이유는 기후위기에 있다. 기후위기는 전 지구적 식량 위기와 연결된다. 인류의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다. 2019년 76억 명의 지구촌 인구는 2050년이 되면 100억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고 한다. 여기에 필요한 곡물 수요량은 20억 톤에서 30억 톤으로 10억 톤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점쳐진다.

기후위기로 인해 가뭄이 더 심해지고, 비가 많이 내리는 지역은 더 자주 강하게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된다. 가령 밀을 살펴보자. 밀은 세계 주요 3대 작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작물이다. 그런데 이 밀은 원래 건조 지역에서 자라지만 가뭄이 너무 심하면 문제가 생긴다. 기후변화가 이를 초래한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우리나라 기업은 ESG 법제화를 기업의 위기로만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오히려 그것은 새로운 기회를 의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전 세계 정유사들에게 위기였다. 석유 수요가 줄어 정유기업들은 저탄소 경제로 전환해야 했다. 이 시기 많은 정유사들은 ESG 실천을 통해 친환경, 재생에너지 사업에 집중했다. 실제로 “영국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은 10년 안에 석유와 가스 생산을 40% 줄이고, 신규 국가에서 화석연료 개발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정리하자면 기업은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 중 하나다.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되고 기후위기가 지속될 경우 인류의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기후위기는 인류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친환경 경영을 하지 않으면 기업 경영 리스크가 생긴다. 기업 경영 리스크는 기업 이익 창출과 직접적으로 연동된다는 점에서 더 큰 손해를 야기하기도 한다. 이런 점을 생각한다면 ESG는 기업들에게 위기만을 의미하지는 않으며,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모든 기업이 환경을 지키며 상생하기 위해 ESG 법제화는 꼭 필요하다.”

참고자료
- 김경민, "환경 잘 지키고 사회공헌 잘하는 기업에 이젠 투자하라“, 주간조선, 2012.03.21.
- 김재필, “코로나 위기 속에서 더 승승장구한 ESG 기업들”, Hyundai E&C Newsroom, 2021.10.27
[환경부×시민기자단] ESG 법제화, 이제 시작!


김초하 글로벌에픽 객원기자 epi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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