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로엘 법무법인 권상진 대표변호사
군형법상 가혹행위는 직권을 남용하여 학대하거나 가혹한 행위를 한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형법상 교사범 법리에 따라 타인에게 범죄를 결의하게 한 자 역시 실행에 옮긴 정범과 동일하게 처벌받는다. 문제는 "버릇을 좀 고쳐 놓아라", "기강을 잡아라"와 같은 상급자의 훈계나 암묵적 방임이 하급자에게는 가혹행위를 실행하도록 만든 결정적 지시나 유도로 평가받기 쉽다는 점이다. 어디까지를 단순한 지휘·부대 관리로 보고, 어디서부터를 형사처벌 대상인 교사 행위로 물어야 하는지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가혹행위교사 혐의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정범의 범죄 결의와 교사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 구체적·특정적 지시 여부가 확인되어야 한다.
수사기관은 지휘·감독 관계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상급자에게 교사 책임을 쉽게 물으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단순히 하급자의 부적절한 행위를 방치했거나 추상적인 교육을 지시한 것만으로는 교사범이 성립하기 어렵다. 정범(실행자)이 상급자의 언동으로 인해 비로소 가혹행위를 결의하게 되었는지가 엄격하게 입증되어야 한다. 당시 대화가 이뤄진 맥락, 상하 관계의 실질적 영향력, 지시 내용의 구체성 등을 정밀하게 따져 단순한 관리 부실이나 관념적 지시에 불과했음을 밝혀내야 부당한 처벌을 피할 수 있다.
가혹행위교사 혐의를 받게 되었다면, 사건 초기 작성하는 감찰 경위서나 군사경찰 진술서 작성 시점부터 정범과의 진술 충돌 가능성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실행자가 형량을 낮추기 위해 상급자의 지시를 과장할 위험이 높은 구조인 만큼, 구체적 대화 내용과 직후 맥락을 입증할 부대 일지, 메시지 기록 등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필수다.
글 : 로엘 법무법인 권상진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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