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9(월)
취약가정 아동 41%, 개인용 학습기기 없이 온라인 수업한다
[글로벌에픽 차진희기자]
취약 계층 아동 10명 중 4명은 개인용 디지털 학습기기 없이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공교육 온라인 수업 전환 추세에서 교육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희망친구 기아대책은 지난 4월 서울대학교 아동가족학 박사진과 함께 전국 취약 계층 학생 877명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진행했다. 취약 계층 아동의 41.1%는 온라인 수업·학습을 위한 개인용 디지털 기기가 없다고 답했다.

이들 중 31.8%는 형제, 자매 등 가족 구성원과 디지털 기기를 함께 사용하고 있었다. 기기가 전혀 없다고 답한 응답자도 9.2%나 됐다.

취약 계층 아동들은 가정 내 학습 환경도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아동의 대부분(88.7%)은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는 공간이 '집(거주지)'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학습을 위한 개인 공간, 책상·의자가 없다'는 응답이 26.3%를 차지했다.

온라인 수업 전환 이후 혼자 학습하는 비중도 늘었다. 응답자의 절반가량은 지난 학기에 '온라인 학습에 도움을 준 사람이 없다'고 답했다. 4명 중 1명은 '혼자 해결'(16.3%)하거나 '해결하지 못한다'(7.9%)고 밝혔다.

이와 같은 열악한 학습 환경은 성적 하락으로 이어졌다. 응답 아동 5명 중 1명은 2019년보다 2020년 성적이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성적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코로나19에 따른 온라인 수업 시행'(55.8%)을 꼽았다.
아동들은 대면 수업이 재개되길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88.6%가 '대면 수업을 희망'하고 있으며 '대면 수업이 학습에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75.4%에 달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코로나19 시기 온라인 학습 환경과 사회적 관계에 대한 실태 파악을 목적으로 8세에서 19세 사이의 전국 기아대책 결연 아동 및 지역아동센터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연구를 주도한 권순범 서울대학교 아동가족학 박사는 "이번 조사는 취약계층 아동이 직접 설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설계해 아동의 실제 상태와 인식 변화를 더욱 정확히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유원식 기아대책 회장은 "아동·청소년들이 코로나19로 학습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전문기관 및 전국 지역아동센터와 연계해 효과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차진희 글로벌에픽 기자 epic@globalepic.co.kr
<저작권자 ©GLOBALEPIC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항목 현재가 전일대비
코스피 2,656.33 ▲27.71
코스닥 856.82 ▲3.56
코스피200 361.02 ▲4.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