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6(월)
[글로벌에픽 장주원 객원기자]
본 기사는 환경부에서 주최하고, 국가환경교육센터, 인하대 문화예술교육원, 글로벌에픽이 공동으로 주관한 ‘2022 환경작가 리더양성 교육과정’에서 나온 시민 환경작가의 기사입니다.

올해 4월에 있었던 식용유 파동은 우크라이나사태로 말미암은 공급 부족으로 인도네시아의 팜유 가격이 급등하고 수출을 금지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팜유는 가정용으로 쓰이지는 않지만 라면, 과자, 아이스크림, 화장품, 바이오 에너지 등 우리 생활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식품의 생산에 있어서도 많은 영향을 미치는 필수자원 중의 하나이다.

팜유의 최대 생산지인 인도네시아는 전체농지의 40%가 팜 농지이다. 이는 우리나라 국토면적의 1.4배에 해당하는 면적이며 세계 팜유의 85%가 동남아인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 생산 수출되고 있다.

그런데 왜 팜유일까? 지구상에서 생산되는 식물성 기름은 팜유만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한 대답은 간단하고 명료하다. 같은 식물성 기름을 재배하는 면적당 무려 생산량의 10배 차이를 보이며 유통 중 쉽게 변질되지 않기 때문이다. 가히 인간사회의 식량에 대한 축복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처럼 값싸고 좋은 기름을 생산하기 위한 열대우림의 산림파괴(deforestation)는 인간사회의 또 다른 불행이다.

인도네시아는 열대기후에 적합한 지속적인 팜유의 생산과 농장의 대규모로 인해 많은 경제적 이익을 가져왔지만 팜유 농장 면적의 4분의 3이 멸종 위기 동물이나 식물이 서식하던 숲을 없앤 후 만들었다. 그 대가로 약 10만 마리의 오랑우탄이 사라졌고 수마트라 코끼리 서식지의 69%가 사라지는 열대우림 파괴라는 피해를 가져왔다. 산림파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환경부×시민기자단] 열대우림의 눈물


하나의 작물만을 지나치게 재배하는 모노컬처(monoculture)의 특성상 작물의 병충해나 토질의 악화를 유발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으며 생태계에 대한 생물 다양성에 대해 서도 우려스럽고 특히 열대우림의 상당 부분이 유기물 퇴적지인 이탄지대(peatlands)로, 화재 발생 시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영국 BBC 뉴스는 파푸아 섬에 고의로 불을 낸 정황을 보도한 바 있다. 팜유의 나무를 심기 위한 빠른 농지 개간을 위해 열대우림에 불을 지르는 것이다. 화재를 이용한 팜유 농장의 확대는 산불 위험과 공기의 오염 및 온실가스를 발생시키는 최악의 방식이다. 이런 방법으로 파푸아 섬의 토지와 희귀 동식물의 서식지를 파괴하며 원주민의 삶의 터전에 갈등을 유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불법행위의 당사자가 우리나라의 기업이라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고 경제적 이득을 위해 파푸아 섬의 농지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우리는 열대우림의 환경파괴라는 측면에서 어떻게 생각을 해야 할까? 마땅히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팜유의 생산으로 인한 열대우림의 환경파괴를 막을 방법은 없는 것일까? 팜유의 생산이 지구환경을 파괴한다면 사용을 제한하고 대체재를 사용하면 되지 않을까? 아쉽지만 현재로서는 근본적인 해답을 찾을 수 없다.

세계자연보전연맹은 “전 세계 많은 인구가 식품에 사용된 팜유를 먹고 있으며, 식물성 기름 생산에 사용되는 토지 면적 등을 고려할 때 팜유를 대체할 적절한 오일이 현재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일한 해결책은 삼림 벌채가 없는 팜유 사용을 위해 노력하고, 정부와 생산자 및 관계자가 지속가능성을 약속한 팜유를 생산하도록 협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파괴가 이어지자 국제사회는 생산과 사용에 대한 팜유의 인증제 실시와 온실가스를 감소시키기 위한‘친환경 팜유 정책’을 도입했고 관련된 기업들도 ‘팜사업 환경 정책’을 선언하며 환경파괴에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들이 열대우림의 환경파괴에 효과적인 대응인지는 분명치 않다. 인증을 거친 생산된 팜유라 할지라도 열대우림이 파괴되고 생산에 따른 탄소배출이 이루어진 상태에서의 팜유를 친환경이라 부를 수 있을까? 나아가 팜유의 지속 가능한 생산을 지향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가시지 않는다.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팜유가 인간사회에 대한 필수 요소이며 열대우림 환경파괴의 주범이고 명확한 대안이 없다고 한들 우리는 팩트에 대한 진실을 알아야 한다. 그 진실이 관심이 되고 그 관심이 목소리가 되어야만 진정한 지속 가능한 열대우림의 환경을 보전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엘리자베스는 파푸아 섬의 원주민이다. 파괴된 열대우림을 되돌릴 수 없을까 봐 두렵다. "조상들의 숲이 모두 사라지고, 쓰러진 나무들을 보면 가슴이 아파요. 다음 세대가 물려받았어야 했는데… (팜유) 플랜테이션을 걸으며 울어요, 스스로 묻죠. 숲이 완전히 파괴됐는데 조상들의 혼은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제 눈앞에서 일어났어요."

엘리자베스의 눈물은 ‘열대우림의 눈물’을 대신하여 흘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환경부×시민기자단] 열대우림의 눈물


장주원 글로벌에픽 객원기자 epi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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