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2(목)

"체코·폴란드·오스트리아 국경 검문 재도입"…슬로바키아 반발


시리아 내전 격화와 맞물린 2015년 유럽 난민사태(사진=연합)
시리아 내전 격화와 맞물린 2015년 유럽 난민사태(사진=연합)
지난 주말 슬로바키아 총선에서 '반(反)이민주의'를 주장해온 사회민주당이 승리함에 따라 불법 이민자 유입 증가를 우려한 슬로바키아 이웃 국가들이 일제히 국경 통제 강화 조치를 취하고 나섰다.

로이터·AP 통신 등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슬로바키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체코, 폴란드, 오스트리아 등은 그동안 EU 회원국 간 자유통행 원칙에 따라 폐지했던 국경 검문검색 재도입 방침을 발표했다.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는 이날 "비공식적인 이주 증가에 대응해 슬로바키아와의 국경을따라 검문검색을 재도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250km의 양국 국경을 넘는 사람들이 무작위로 검문검색을 받게 되는 새로운 조치가 4일 새벽부터 시행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비트 라쿠산 체코 내무장관도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통해 "국경 전체를 따라 무작위 검문검색이 실시될 것"이라면서 "이번 조치가 밀수자·불법 이민자들과 효과적으로 싸우는 데도움이 될 것"이라고 국경 통제 조치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체코 경찰은 국경검문소 등을 포함한 국경 전역에 130명의 경찰관을 배치해 불법 이민자 단속에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폴란드도 역시 이날 불법 이주민들이 세르비아에서 헝가리, 슬로바키아를 거쳐 독일 등의 서유럽 국가로이어지는 이른바 '발칸 경로'를 통해 유럽연합(EU) 영토에 도달하고 있다며 슬로바키아와의 국경을 따라 더 엄격한 통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뒤이어 오스트리아 내무장관 게르하르트 카너도 성명을 통해 이민자 통제에 나선 체코 등의 조치에 대응해 슬로바키아와의 국경에 대한 통제를 도입할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단 향후 열흘간 한시적으로 시행될 이번 조치가 밀수업자들이 대체 경로를 이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접국들의 잇단 국경 통제 조치에 슬로바키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루도비트 오도어 슬로바키아 총리 대행은 "이주민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유럽 전체 차원에서찾아야 한다"면서 체코 등의 국경 통제에 대한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슬로바키아는 그동안 독일 등 서유럽으로 향하는 불법 이민자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주로 중동과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젊은 남성들로 이루어진 불법 이민자들이 세르비아와 헝가리를 거쳐 자국으로 몰려 들어와 독일 등으로 이주를시도했기 때문이다.

슬로바키아 주변국들은 지난달 30일 슬로바키아 총선에서 이민자 수용에 반대해온 사회민주당이 23%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하면서 이 당이 주도할 연정이 반이민정책을 노골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슬로바키아 사회민주당은 당명에 담긴 이데올로기에 배치되는 보수적이고 민족주의적인 강령을 추구해 왔다.

성소수자, 무슬림, 이민자 등에 대한 공격을 주장하고,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도 반대해 왔다.(연합=자료)

이성수 글로벌에픽 기자 epi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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