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4(화)
10대들의 마약 온상이 된 SNS
[글로벌에픽 황성수 기자]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마약 청정국이라 불리던 우리나라는 이제 10대 청소년들도 손쉽게 마약을 구매해 투약할 수 있는 ‘마약 주의국’이 돼 버렸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 해 검거된 마약사범의 수는 1만8,395명으로 전년 대비 13.9% 증가했다. 특이한 점은 마약 투약 혐의로 붙잡히는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으며 해외에서 국내로 마약을 몰래 들여오는 일명 ‘밀수범’ 또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약 밀수 혐의로 검거된 인원은 총 1,392명인데 이는 1년 전에 비해 무려 72.5%나 증가한 수준이다.

과거에 마약은 직거래로 이뤄졌다. 신뢰를 기반으로 아는 사람에게만 판매했지만, 요즘에는 인터넷 상거래의 발달로 신분을 노출하지 않고도 비대면 거래가 가능해졌다. 특히 팬데믹 시기 다양해진 비대면 거래 방식은 마약 판매에도 영향을 미쳤고, 이는 판매량 증가로 이어졌다. 국제 택배를 통해서 마약을 전달받는 방법은 물론이고, SNS 가짜계정을 통해 접촉한 뒤 주택가의 소화전이나 에어컨 실외기 등에 몰래 숨겨두는 등 비대면 마약 거래는 점차 지능적으로 변해갔다.

이런 상황에서 SNS 사용이 활발한 청소년들은 호기심에 마약을 접하게 되었고, 결국 중독으로 가는 안타까운 사례가 늘어난 것이다.

10대 때부터 해외에서 대마를 접한 A씨는 텔레그램으로 마약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되면서 자신의 삶도 더 마약에 종속됐다고 했다. 딜러들은 끊임없이 구매자에게 또 다른 마약을 권하는데, A씨 역시 딜러가 권한 필로폰에 빠지게 됐다. 그는 “딜러가 새로운 마약을 권하기도 하고, 한 번 해보라고 주기도 한다. 그렇게 마약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조장한다”며 “그때부터 다른 마약에도 점점 더 손을 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청소년들이 마약에 대한 경각심이 없다는 것도 중독에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도 있다. 최근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마약에 대한 노출이 심해진 것은 물론이고, 연예인들이 마약을 했음에도 몇 년 지나고 나서 아무렇지 않게 활동을 하는 것을 보며 큰 경각심을 갖지 않게 된 것이다.

마약범죄가 위험한 이유는 단순히 소지, 투약에 그치지 않고 마약류를 유통, 판매하며 범죄자를 양산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마약류 수요가 증가하면서 마약 판매 조직은 ‘고수익 보장’을 미끼로 10~20대를 모집해 마약류 운반과 거래에 이용하는 한편, 투약자들에게 약물을 제공하며 이들을 범죄에 활용하기도 한다.

마약류 유통은 마약류 투약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죄질이 중한 범죄로, 이러한 혐의에 연루된다면 아무리 10대 청소년, 미성년자라 하더라도 선처를 구하기 힘들어 깊고 깊은 죄의 수렁에 빠져들게 된다. 예를 들어 펜타닐이나 헤로인, 코카인과 같은 마약은 사용 시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나 매매, 매매알선 등 행위를 했다면 5년 이상의 징역이나 심지어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다.

마약 범죄에 연루되었을 때 본인도 마약류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투약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무혐의를 받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또한 마약범죄는 사건의 특성상 사전에 혐의를 입증할 증거나 증인을 확보한 후 검거에 나서게 되기 때문에 돌이킬 수 없는 행동으로 마약 사건에 연루되었다면 사건 초기부터 마약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움말 법무법인오현 양제민 마약전문변호사

황성수 글로벌에픽 기자 epi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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