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3(월)

경기대응완충자본 등 활용 검토…美 SVB 사태 등 높아진 불확실성 배경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이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실무작업반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이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실무작업반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글로벌에픽 박현 기자]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미국 지역은행들의 연이은 파산 여파에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위기 대응능력 강화 주문에 나섰다.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돈줄 죄기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국내 금융권에도 예기치 못한 큰 충격이 몰아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제3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실무작업반 회의를 갖고 “은행권이 향후 불확실성에 대비해 충분한 손실흡수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위한 건전성 제도 정비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우선 자기자본 확대를 통한 은행의 손실흡수 능력 강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 2016년 제도 도입만 한 채 실제 활용은 하지 않고 있는 경기대응완충자본의 활용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경기대응완충자본은 신용팽창 시기에 추가 자본을 적립하도록 해 과도한 신용 확대를 억제하고, 신용 축소 또는 경색 시 적립된 자본을 해소해 신용공급을 원활하게 하는 제도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은행권 보통주 자본비율은 12.26%로 EU(14.74%), 영국(15.65%), 미국(12.37%) 등 주요 선진국 은행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나아가 배당 확대 움직임으로 자본비율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급증한 여신의 향후 부실화 가능성에 대비, 오는 2~3분기 중 현재 0%인 경기대응완충자본에 추가 적립의무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한 해외사례를 고려해 경기 흐름과 무관하게 예상치 못한 외부 충격에 대비해 상시적으로 자본 완충분을 유지하도록 하는 경기중립완충자본을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은행별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에 따라 추가자본 적립 의무를 부과하는 스트레스완충자본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스트레스테스트의 신뢰성도 제고하는 제도 정비도 병행하기로 했다.

이밖에 자기자본 확대 방안뿐만 아니라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 도입 등 기존에 발표한 충당금 제도 정비 방안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김 부위원장은 “최근 미국의 실리콘밸리은행에 이어 시그니처 은행까지 폐쇄됐지만,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상황”이라면서도 “향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높은 경각심을 갖고 관계기관과 함께 시장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등 금융안정 유지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 글로벌에픽 기자 neoforum@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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