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2(일)

임용 포기하는 인턴·전임의들까지, 의료 공백으로 환자 불편 커져…

5일 오전 강원 춘천시 강원대학교 의과대학 앞에서 의대 교수들이 대학 측의 증원 방침에 반발하며 삭발하고 있다.(사진=연합)
5일 오전 강원 춘천시 강원대학교 의과대학 앞에서 의대 교수들이 대학 측의 증원 방침에 반발하며 삭발하고 있다.(사진=연합)
정부가 전국 40개 대학을 대상으로 시행한 의대 정원 수요조사 마감 다음 날인 5일 의과대학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거나 삭발식을 여는 등 반발하고 있다.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가 보름째 계속되는 가운데, 현장에 남은 의료진이 업무 과중으로 인한 피로를호소하거나 환자 불편이 이어지는 등 의료공백이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이틀째 수련병원 현장점검을 이어가고 있는 정부는 전공의 7천여 명에 대한 미 복귀 증거를 확보했다며, 이들에 대한 행정·사법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국 40개 의대가 3천401명 증원을 신청한 가운데 의과대학 교수들은 대학 본부의 증원 방침에 반발하고 있다.

이날 오전 강원대 의대 앞에서 이 대학 교수 10여 명을 중심으로 진행된 삭발식에서 류세민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장과 유윤종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부학·원장은 대학 측의 증원 규모 결정을 비판하며 머리를 밀었다.

강원대 의대 교수들은 현재 49명인 정원을 최대 100명까지만 늘릴 수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강원대는 전날 140명까지 증원이 가능하다는 신청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교수들은 "강원대가 의과대학 교수 의견과 달리 일방적인 140명 증원을 신청함으로써 학생들이 학교에 돌아올 통로를 막았다"며 삭발식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승준 강원대 의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난주 진행한 교수 회의에서 77%가 의대 증원 신청을 거부한다는 의견을 표명했지만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고 항의했다.

일부 교수들은 SNS를 통해 사직 의사를 밝히거나 실제 사직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류학장은 "40개 의과대학이 제출한 수요조사의 총합은 정부의 2000명 증원의 주요 근거로 둔갑해 비 민주적인 정책 결정 과정에 항의해 학교와 병원을 떠나 학생과 전공의들을 압박하는 정치적인 무기로 사용되고 있다"며 이에 대해 학생단은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대병원 심장내과 A교수는 이날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병원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 교수는 전날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정부의 의사 면허 정지 방침과 충북대 의대 정원확대 규모 등을 언급하며 "같이 일하던 동료들이 다시 들어올 길이 요원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그들과 같이 일할 수 없다면 병원에 남을 이유가 없어 사직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경북대병원에서도 한 외과교수가 전날 소셜미디어(SNS)에 "우는 아이한테 뺨 때리는 격으로 정부는 협박만 하고 있다"며 사직의뜻을 밝혔다.

충남대 의대·충남대병원·세종충남대병원 교수 370명으로 구성된 충남대병원 비대위는 전날 학무회의 결정을 앞두고 대학본부에 의대 학생 정원 동결을 요청하는의견서를 내기도 했다.

의대 증원 신청 규모가 공개되고 전공의들에 대한 행정·사법 처리가 가시화되자 전국 의대와 대학병원은교수들의 집단행동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이종민 글로벌에픽 기자 go7659@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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