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법률사무소 새율 윤준기 대표변호사
음주운전 차량에 탔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처벌되지는 않는다. 도로교통법은 음주운전을 한 운전자를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므로 단순 동승은 원칙적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다. 다만 운전자가 술에 취한 사실을 알면서 차량이나 열쇠를 건네거나 운전을 권유·독려했다면 형법 제32조의 방조범(종범)으로 처벌될 수 있다. 함께 술을 마신 뒤 운전을 사실상 방치·용인한 경우도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방조로 평가될 수 있다. 방조범은 정범보다 감경된 형으로 처벌하지만, 기준이 되는 음주운전의 법정형 자체가 무겁다.
정범인 운전자의 처벌 수위는 혈중알코올농도에 따라 나뉜다. 도로교통법상 0.03% 이상 0.08% 미만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0.08% 이상 0.2% 미만은 1년 이상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1000만원 이하의 벌금, 0.2% 이상은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앞선 사례처럼 사람을 다치게 하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이 적용돼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 수위가 크게 높아진다.
운전자 바꿔치기는 음주운전 방조와 별개의 범죄다. 동승자가 자신이 운전했다고 허위로 진술하면 범인도피죄(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가 따로 성립할 수 있고, 이를 받아들인 운전자도 처벌 대상이 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올해 6월 18일, 음주 사고를 낸 전직 경찰관이 자신이 운전한 것으로 하겠다는 동승자의 제안을 받아들여 자리를 바꾼 사건에서 범인도피방조죄를 인정한 기존 판례를 대법관 다수의견으로 유지했다.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도 확정했다. 사고 직후의 잘못된 판단이 운전자와 동승자 모두의 처벌을 키울 수 있다.
방조 혐의를 받는 동승자는 몇 가지 기준으로 혐의 성립 여부를 판단한다. 운전자의 음주 사실을 알지 못했는지, 운전을 만류하거나 대리운전을 권했는지, 강요나 위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동승했는지 등이 방조의 고의 판단에 영향을 준다. 조수석인지 뒷좌석인지 같은 좌석 위치 자체는 결정적인 기준이 아니다. 블랙박스 영상과 통화 기록, 대리운전 호출 내역, 목격자 진술처럼 당시 상황을 보여주는 객관적 자료는 초기에 확보해 두어야 한다.
음주 사고 수사에서는 실제 운전자가 주로 객관적 자료로 특정된다. 사고 지점 주변 CCTV와 블랙박스 영상, 차량 탑승·하차 장면, 술자리 전후의 동선을 종합하면 운전자와 동승자의 역할이 상당 부분 확인된다. 동승자의 방조 고의도 진술보다 대리운전 호출 여부, 운전을 만류한 정황, 차량 열쇠를 건넨 경위 같은 구체적 사실을 바탕으로 판단한다.
경찰 출석 요구를 받았다면 첫 진술부터 신중해야 한다. 진술이 번복되면 신빙성이 떨어지고 추가 혐의로 이어질 수 있다. 사고가 났다면 형사책임과 별개로 민법상 공동불법행위자로서 피해자에 대한 연대 손해배상 책임이 문제 될 수도 있다. 사건 초기에 확보한 자료와 첫 진술이 이후 혐의 판단에 직접 영향을 주는 만큼, 조사에 앞서 사실관계를 정리해 두어야 한다.
글 : 법률사무소 새율 윤준기 대표변호사
[글로벌에픽 김동원 CP / epi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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