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치는 사람은 ‘누구’인가?
진정한 인간의 행동이 그렇듯이 가르치는 행위도 인간의 내면에서 흘러나오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무엇을’ ‘어떻게’ ‘왜’ 가르칠 것인가만 이야기하고 그것을 가르치는 ‘누구’는 건드리지 않은 채 지나왔다. 파머는 ‘교사의 자아의식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끈질기게 파고들었다. 왜냐하면 그것이 교육과 교육자에게 던질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이기 때문이다.
훌륭한 가르침은 교사의 자아정체성에서 나온다
객관성이라는 허울 뒤에 숨은 공포에서 벗어나라
훌륭한 가르침의 핵심은 상호연결성이다. 그러나 타자(他者)와 정면으로 부딪히기를 두려워하는 마음속의 공포가 나타나 우리를 방해한다. 교육현장에서 교사가 만나는 타자는 학생, 동료교사, 자신이 가르치는 학과, 내면에서 충돌을 일으키는 여러 가지 생각들이다. 학생은 교사를 두려워하며 노트와 침묵 뒤로 숨고, 교사는 학생을 두려워하며 자신의 교단, 경력, 권위 뒤로 몸을 가린다. 또한 동료 교사와의 만남을 두려워하여 자신의 전공 분야 뒤로 숨고, 객관성이라는 허울을 쓰고 체화되지 않은 죽은 지식이나 사실만을 앵무새처럼 전달한다. 머리와 가슴, 사실과 느낌, 이론과 실천, 가르침과 배움을 분리하는 이분법적 교육을 넘어 학생들에게 세상을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가르쳐야 한다.
주제를 중심에 두고 가르쳐라
전통적인 교육은 엄격한 기강을 강조하는 교사 중심의 교실을 선호한다. 이런 교실에서 교사는 주고 학생은 받으며, 교사가 기준을 제시하면 학생은 거기에 따를 뿐이다. 반면 학생 중심의 교실은 교사를 촉진자, 공동학습자, 심지어는 필요악으로 규정하여 학생들로 하여금 이것도 옳고 저것도 옳다는 상대론이나 다수결의 함정에 빠지게 한다. 파머는 새로운 교실 모델로 ‘위대한 사물’을 중심에 둔 교실을 제시한다. 위대한 사물은 영구불변한 주제를 가리키는데, 주제를 중심에 둔 교실은 학생들에게 자신의 경험이나 자아보다 더 큰 세상을 보여주고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며 삶의 진실을 일깨워주는 타자성과 만나게 한다. 또한 교사는 학생, 학과, 자신의 자아와의 연결성을 회복하여 온전한 교사로 우뚝 서게 된다.
동료 교사들과 대화하라
현대의 교육 문화는 교사와 학생들 사이의 벽보다 더 높은 벽을 교사들 사이에 세워놓고 있다. 교직은 모든 공적 직업 중에서 가장 개별화된 직업이다. 교사들은 동료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혼자 수업을 한다. 교실에 들어가는 순간 동료들에게 문을 닫으며, 교실에서 나오면 그 안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자신의 경험을 얘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을 가리켜 극복대상인 소외주의라고 하지 않고 오히려 학문의 자유라고 치켜세운다. 나의 교실은 나의 성이요, 다른 성의 영주는 이곳에서 환영받지 못한다는 태도를 취하는 것이다. 교사들은 서로의 수업을 참관하고 평가하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이 작성한 설문지에 의해서 평가되며, 다른 전문직종에 비해 변화에 둔감하고 따라서 성장도 느리며 전반적인 교육능력이 저하된다는 것이다.
이제 분열된 삶은 더 이상 살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라
파머는 교육을 교사 개인의 문제로만 국한시키지는 않는다. 교사의 자아의식이라는 문제에서 출발하여 교육개혁이라는 대규모 프로젝트로까지 시선을 확대한다. 교사들이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교육보다는 사업에 더 관심이 많은 학장이나 교장, 너무나 부담이 과중하여 학습의 질을 보장할 수 없는 강의시간 수, 강의를 중시한다고 해놓고서 간행물이 많은 교수만 평가하는 포상제도, 강의시간보다는 행정, 연구, 건물공사에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예산 등의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진정한 교육이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더 이상 분열된 삶을 살지 않겠다는 교사 개인의 용기, 즉 진정한 가르침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결심이다.
자료: (The)courage to teach : exploring the inner landscape of a teacher's life (저자 파커 J. 파머)
김태운 기자 news@kids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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