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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s Speech] 삼성전자 전영현 부회장 "오늘 호황이 내일 보장하지 않아"

역대 최대 실적 쓴 반도체 수장 … 창립 57주년 기념사서 겸손, 기술력 강조

안재후 CP

2026-10-30 10:55:57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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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삼성전자가 역대 최대 실적을 쏟아 내고 있지만,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전영현 부회장은 자축을 거부했다. 그는 창립 57주년 기념사에서 "오늘의 호황이 내일의 경쟁력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며 "호황일수록 더욱 겸손해야 한다"고 임직원에게 당부했다. 내년 영업이익이 75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그는 실적보다 경쟁력의 기반을 묻고 있다.

최대 실적 뒤에 놓은 경고
전 부회장은 30일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구성원에게 공유된 기념사에서 AI 시장 성장과 반도체 수요 확대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것에 감사를 전했다. 다만 지금은 AI 성장이라는 시황에 힘입은 성과를 자축할 때가 아니라, 현실과 경쟁력을 냉정하게 돌아보고 미래를 준비할 때라고 강조했다. 시장의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고 외부의 도전도 거세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증권가의 시선은 이와 대비된다. AI 수요 확대와 메모리 공급 부족을 반영해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치는 높아지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내년 영업이익을 749조 7000억원으로 예상했고, 메리츠증권과 하나증권은 각각 654조원, 624조원을 제시했다.

시황에 흔들리지 않는 사업 체계
전 부회장이 첫 번째 과제로 꼽은 것은 사업 체계다. 그는 AI를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 기회가 열리고 있지만 글로벌 경제와 산업 환경의 불확실성도 여전히 높다고 짚었다. 수요와 공급, 투자 환경의 변화를 면밀히 살피고 어떤 상황에서도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단기 시황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자는 취지다.

초격차는 구호가 아니라 기술로 증명해야
전 부회장은 기술 경쟁력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평가했다. 그는 "최근 실적은 개선됐지만 우리의 기술 경쟁력이 충분히 회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차세대 컴퓨팅 아키텍처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기술과 제품을 준비하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반도체 사업의 기본으로 차세대 기술 확보, 제조 효율 고도화, 품질 확보와 수율 향상을 꼽았다. 그러면서 "초격차는 선언이나 구호가 아니라,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고객이 인정하는 기술 경쟁력과 품질로 증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황일수록 낮춰야 할 고객 앞의 자세
기념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고객을 향한 당부다. 전 부회장은 AI 반도체 시장의 성장과 새로운 기회는 고객이 만들어 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호황을 이유로 고객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우월적 지위를 내세우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고 못 박았다.

그는 호황은 일시적이고 시황은 언제든 바뀔 수 있지만, 고객의 신뢰는 어떤 환경에서도 지켜야 할 지속 가능한 경쟁력의 기반이라고 덧붙였다. 실적이 좋을수록 고객과의 관계를 먼저 돌아보라는 뜻으로 읽힌다.
경계를 넘는 조직문화와 인재 육성
일하는 방식의 변화도 주문했다. 전 부회장은 고객, 기술, 협업, 실행, 윤리를 DS부문이 지향할 다섯 가지 가치로 제시했다. 조직의 경계를 넘어 토론하고 데이터와 사실에 근거해 결정하며, 문제를 감추지 않고 투명하게 드러내 해결하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젊은 인재가 꿈을 실현하고 세계 최고의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는 약속도 담았다. 협력사와 기술적 난제를 함께 풀고, 사업 성과가 협력사와 지역사회의 기회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메시지도 함께 전했다. 윤리와 준법을 기본 가치로 삼아야 한다는 당부도 빠지지 않았다.


부문별로 나뉜 메시지와 달라진 기념 방식
이번 기념사는 달라진 방식으로도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창립기념사를 부문별로 나눠 전달하고 있다. 기존에는 DX와 DS 부문 대표이사 공동 명의로 기념사를 냈지만, 올해는 각 부문장이 별도 메시지를 배포했다. 올해 1월에도 신년 하례식 없이 부문별 신년 메시지를 전달한 바 있다.

올해 창립기념식은 따로 열리지 않는다. 앞으로는 60주년과 70주년 등 10년 주기로 기념식을 열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 메시지의 무게는 행사보다 실행에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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