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면서 부모들은 수많은 당혹스러운 순간들을 경험한다. 옆집 아이와 장난감을 두고 심하게 다툴 때, 동생은 필요 없다며 화를 낼 때, 발로 차고 때리는 폭력적인 행동을 보일 때, 욕설이나 거짓말을 할 때, 혼냈더니 “엄마, 싫어!”라고 소리칠 때, 남자아이인데 여자아이 옷을 입고 싶어 할 때. 흔히 부모들은 이런 상황을 맞이하게 되면 어쩔 줄 몰라 당황하거나,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줘야 한다는 의무감에 아이를 혼내고 무조건 문제 행동을 금지시키는 경향을 보인다. 내 아이가 올바르게 행동해서 다른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기를 원하는 것은 부모로서 가지는 당연한 욕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아이의 행동이 야단 혹은 칭찬으로 교정되는 것일까? 설사 그렇다 한들 그것이 아이를 위한 최선의 선택일까? 과연 내 아이에게 정말 문제가 있기는 한 것일까? 헤더 슈메이커는 말썽을 부리고 자신의 욕심만 채우려는 것처럼 보이는 아이의 문제 행동이 사실은 ‘아이답게 자라려는 자연스러운 욕구’에서 비롯되며, 따라서 우리는 이를 금지하기보다는 아이의 욕구가 채워지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 아이를 아이답게, 하지만 올바르게 키우는 법
40년 전통의 SYC(School for Young Children) 유치원이 내세우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모든 것은 놀이에서 나온다’는 교육 철학이 깔려 있다. SYC 유치원에서는 아이들의 ‘놀 권리’를 보장한다. 이에 따르면 아이들은 장난감을 공유하지 않아도 되며, 놀다가 다른 아이에게 상처를 입혔을 때 굳이 “미안해”라고 사과하지 않아도 된다. 아이들이 몸싸움을 벌이면 싸움을 뜯어말리는 대신 아이들에게 레슬링 매트를 깔아주고, 아이들이 조용히 앉아 공작 활동을 하기보다는 자신의 몸에 물감을 칠하고 놀기를 장려한다. 사실 이 철학에 따르면, ‘다른 사람이나 남의 물건에 상처를 입히지 않는다면 뭐든지 괜찮다’는 것이다.
‘놀이 학교 철학’이 이렇게 우리의 상식을 완전히 뛰어넘는 일들을 조언하는 이유는 아이들의 발달 상태를 볼 때 세 살에서 일곱 살까지는 원하는 만큼 자유롭게 놀면서 다른 아이들과 하고 싶은 대로 상호작용을 할 때에 사회성 기술과 감정적 인지력,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 융통성 및 충동 조절 능력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헤더 슈메이커는 가정에서 아이들의 행동을 통제하기에 앞서 아이들의 권리부터 보장해주자고 주장한다. 그녀가 말하는 아이들의 권리에는 ‘틀에 짜이지 않은 자유 놀이를 할 권리, 자신의 놀이 친구는 자기가 선택할 권리, 소도구를 활용하고 자신의 놀이 주제를 정할 권리, 안전감을 느낄 권리, 놀이 시간에 놀이에 방해받지 않을 권리, 질문을 하고 알 권리, 다른 아이와 물건을 공유하지 않을 권리, 자신의 몸을 활기차게 움직이고 사용할 권리, 어른으로부터 경청되고 존중받으며 자신의 권리를 지속적으로 지지받을 권리, 자연스러운 발달 단계에 따라 자신만의 고유한 속도로 성장할 권리’ 등 우리가 잊고 있었던 우리의 어린 시절 욕구들을 일깨워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이러한 권리들을 보장하는 방법은 ‘손으로 치고 발로 차도 괜찮다’, ‘장난감을 독차지하게 놔두어라’, ‘폭탄과 총, 악당을 허락하라’, ‘공허한 칭찬은 하지 마라’ 등 우리의 상식을 뛰어넘는 법칙들이 있다.
# “아이가 저한테 집중을 안 해요” 신체 활동형 학습자들은 몸을 시종일관 움직이며 배운다. 아이가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면, 움직이고 싶어 하는 아이의 욕구를 받아들여라. 많은 남자아이들이 신체 활동형 학습자에 해당되는데, 이런 유형의 아이들은 자신의 몸을 움직이고 있을 때 더 잘 집중할 수 있다. 우리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아이들에게 가만히 앉아 있기를 요구한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마음껏 움직이고 소리치고 날쌔게 뛰어다녀도 무방한 환경으로 바꾸어라. 아이의 잘못된 행동 대부분은 어른의 잘못된 기대치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음을 기억하라.
# 아이들을 칭찬하지 않고 배기기란 참 힘든 일이다. 아이들은 너무도 사랑스럽다. 아이들은 참 열심히 노력한다. 우리는 아이들이 스스로에게 만족을 느꼈으면 한다. 하루 종일 아이들에게 칭찬 스티커와 장하다는 칭찬의 말로 보상해주고 싶은 마음도 불쑥불쑥 생긴다. 하지만 끈기와 내면의 만족감을 발달시키는 일은 칭찬보다 더 중요하다. 칭찬을 찾는 습관은 해가 될 수도 있다. 반면 평생을 이끌어갈 자신감과 끈기를 형성하는 것은 아이를 성공으로 이끈다. 여러분의 아이에게 “사랑해”라는 말은 많이 하되, 칭찬은 조금 줄여라. 내면의 동기 부여가 곁들여진 자신감을 가질 때, 아이들은 계속해서 여러 가지 시련을 잘 이겨낼 것이다.
# 교사와 부모들은 자주 아이에게 “마리아가 장난감을 정리하는 모습이 참 마음에 드는구나”와 같은 말을 함으로써 잘못된 칭찬을 교묘하게 활용한다. 이때 마리아는 실제로 칭찬을 받는 것이 아니라 도구로 사용된다. 어른들이 ‘착한’ 아이를 지목할 때 여러분은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 기억하는가? 어쨌든 그 칭찬이 아이의 사회적 평판을 향상시키지 않는 것만은 분명하다. SYC 유치원의 교사인 얀 워터스는 “그것은 비겁하고 정직하지 못한 처사죠”라고 말한다. “마리아가 정리하는 모습이 참 마음에 든다는 표현은 다른 사람이 하는 모습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죠. 그냥 솔직하게 말하세요” 이렇게 말하는 것이 훨씬 낫다. “바닥에 장난감이 아직 있구나. 이제 치울 시간이야”
# 일단 문제를 유발한 아이가 어떤 상황이 발생했는지 완전히 이해했다면, 이제 조치를 취할 때이다. “너랑 부딪힌 세라가 아직도 슬픈가 봐. 세라한테 티슈를 가져다줄래?” 보통 아이들은 유효한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을 고마워한다. ‘구조 임무야! 세라의 다리를 아프지 않게 할 수는 없지만, 조금 덜 아프게 도와줄 수는 있어.’ 어린아이들은 어떤 조치를 취하는 행동을 잘하는데, 수건, 티슈, 얼음찜질 팩, 곰 인형을 가져오거나 누군가의 엄마나 아빠를 데려오기 위해 달려가는 일을 기쁜 마음으로 한다.
# 아주 흔한 ‘거짓말’의 사례를 살펴보자. 한창 배변 훈련 중인 아이와 나누는 대화이다.
“방금 응가 했니?” 아빠가 묻는다.
“아니, 안 했어요!” 세 살 된 아이가 말한다.
“응가 냄새가 스멀스멀 나는 걸” 아빠가 말한다. “기저귀를 갈아야겠어”
“아니, 안 했어요!”라는 말은 아이의 바람이다. 여러분의 아이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 ‘응가를 하면 안 돼. 그래야 놀이를 멈추지 않고 계속할 수 있어’
이런 일이 발생하면 아이의 바람이 다른 말로 전달되게끔 시도하라. 아이 내면의 바람을 실질적인 의미를 담아 말로 표현할 수 있게 하라. 이를테면 이렇다. “노는 것을 그만두고 싶지 않구나, 그렇지? 응가를 안 했으면 하고 바랬는데, 응가를 해버렸어. 그런데 우리는 잠깐 멈췄다가 놀이를 금방 다시 시작할 수 있어”
우리는 모두 아이가 ‘잘 자라주기’를 바란다. 건강하고 똑똑하고 자신감 있는 아이, 그렇지만 다른 사람도 배려할 줄 아는 아이로 자라서 평생 사랑받고 인정받는 인생을 살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러려면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아이에게 과도한 학습이나 감정 능력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아이는 아이답게 자랄 시간이 필요하며, 이러한 시간이 바로 몸도 마음도 건강한 사람이 되는 밑바탕이 된다.
자료: It's Ok Not to Share and Other Renegade Rules for Raising Competent and Compassionate Kids, 헤더 슈메이커
박주하 기자 news@kids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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