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에서 강 행장은 고객신뢰 및 동반성장, 원리원칙 재정립 및 내부통제 혁신, 디지털 리딩뱅크 도약, 미래금융 선도 등을 핵심 경영방향으로 제시했다. 특히 "금융은 목적이 될 수 없으며, 오직 고객 성장의 수단으로서만 의미가 있다"며 고객 중심의 경영철학을 강조했다.
1966년생인 강 행장은 경남 대아고등학교와 건국대학교를 졸업한 후 1991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하며 금융인으로서의 첫발을 내딛었다.
강 행장의 경력은 여신 업무에서의 전문성과 조직 운영 능력을 두루 갖춘 것이 특징이다.
2018년은 강 행장의 커리어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농협은행의 올원뱅크사업부장으로 부임하며 은행의 핵심 디지털 업무를 총괄하게 된 것이다.
올원뱅크는 농협은행이 2016년 출시한 종합 모바일 플랫폼으로, 은행·증권·카드·보험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와 생활형 비금융 서비스를 하나의 앱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후 2019년 디지털전략부장, 2023년 농협은행 DT(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을 거쳐 2024년에는 NH농협캐피탈 부사장으로 선출되며 디지털 금융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NH농협금융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강 행장을 현장 경험과 디지털 금융 이해도를 동시에 갖춘 '육각형 인재'로 평가했다.
강 행장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디지털 혁신과 내부통제 강화다.
내부통제 강화도 시급한 과제다. 지난해 농협은행은 450억원 규모의 금융사고를 기록하며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큰 규모의 사고를 냈다. 이에 강 행장은 취임과 동시에 '금융사고 제로화'를 선언하고, 준법감시인력을 122명으로 확대하고 내부통제 팀을 10개로 늘리는 등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또한 'NH윤리인증제도'를 도입하고 레그테크 도입을 통한 상시감시시스템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중앙회장 최측근 꼬리표 양날의 칼
한편, 강 행장은 농협은행의 정체성 강화도 강조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반세기가 넘는 시간동안 농업인과 농촌, 그리고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한 민족은행"이라며 "지역경제 활성화와 농촌복지 증진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강 행장이 디지털 전환과 내부통제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평가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NH농협은행의 신용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다른 시중은행과 비슷한 수준이었음에도 성장이 부진했던 것은 자체 모바일 앱 편의성이 떨어지거나 외부 제휴 판매 채널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최측근이라는 점은 강 행장에게 조직 내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극복해야 할 과제로 여겨지고 있으며, 향후 농협 내부에서 중앙회의 영향력이 어떻게 작용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안재후 글로벌에픽 기자/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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