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지난해 10월 22일 경기 용인시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열린 '이프 카카오(if kakao) AI 2024'에서 카카오의 인공지능(AI) 통합 브랜드 '카나나(Kanana)'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자료 카카오〉
4296억원 규모 대규모 지분 매각
카카오의 투자 전문 자회사인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11일 SK스퀘어 지분 248만6612주를 4296억8655만3600원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주당 매각 금액은 전날 SK스퀘어 종가인 18만3600원에 할인율을 적용한 17만2800원으로 책정됐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이번 매각의 목적을 "인공지능(AI) 등 미래 투자 재원 확보"라고 설명했다. 전날 증권가에서 카카오의 SK스퀘어 지분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추진 소식이 전해진 후, 이날 공시를 통해 최종 확인된 것이다.
이번 지분 매각은 카카오와 SK그룹 간의 전략적 제휴 관계에 중요한 변화를 시사한다. SK텔레콤과 카카오는 2019년 10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3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했다. 당시 양사는 통신과 커머스, 디지털 콘텐츠, 미래 ICT의 4가지 축에서 협력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올해 4월 SK텔레콤이 4133억원 규모 카카오 지분 전량을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이어 카카오도 SK스퀘어 지분 매각에 나서면서 양사 간의 전략적 제휴 관계가 사실상 종료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AI 투자 경쟁 가속화
카카오가 확보한 4296억원의 현금은 AI 투자 등 미래 사업 재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최근 생성형 AI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국내 대기업들이 AI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카카오도 대규모 자금을 확보해 AI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일부 협력 관계는 유지
그러나 카카오와 SK그룹 간의 모든 관계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카카오는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SK텔레콤 지분 1.79%는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 지분의 가치는 지난해 말 기준 2123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SK텔레콤과는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지속적으로 협력 관계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 관계자도 "카카오와 클라우드 사업 협력, 공동 펀드 운영 등을 진행하는 등 양사 간 긴밀한 협력은 변함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지분 매각은 양사가 각각의 핵심 사업에 집중하면서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카카오는 AI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한편,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 완전 자회사화 등 통신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들 간의 전략적 제휴 관계가 변화하는 가운데, 각사가 AI 시대에 맞는 새로운 성장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의 이번 지분 매각이 향후 AI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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