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전일 공시를 통해 SK실트론 인수와 관련하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는 첨단 소재 및 반도체 분야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인수 대상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지분 29.4%를 제외한 70.6%로 예상된다.
공시 직후 두산 주가는 급락세를 보였다. 여러 언론이 SK실트론의 기업 가치를 4조~5조원 수준으로 추정하면서, 3분기말 기준 두산의 현금성 자산 1조2,171억원과의 괴리가 크다는 점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유상증자나 자사주 기반 교환사채(EB) 발행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됐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이러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주형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언론이 제시한 SK실트론의 기업 가치 상단 수준인 5조원에 30% 수준의 통상적인 경영권 프리미엄을 가정하더라도, 3분기 말 기준 SK실트론이 보유하고 있는 순차입금 2조4,611억원을 제외한다면 실제 두산이 추가로 확보해야 할 재원은 1조원 초반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재무 부담에 대한 우려도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SK실트론의 최근 6년 평균 EBITDA(세전이익에 이자·세금·감가상각비를 더한 값)는 연간 6,715억원 수준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1조원 이상의 조달을 통한 인수가 현실화되더라도 이번 인수 건이 두산 재무구조의 부담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히려 두산의 사업 전망은 밝다는 분석이다. 전자BG(비즈니스그룹)는 기존에 진행 중인 투자를 통해 내년 4분기부터 순차적으로 하이엔드 CCL(동박적층판) 생산 역량 확대가 예상된다. 특히 올해 4분기 중 서버 ODM 업체들의 GB200/GB300 랙서버 출하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애널리스트는 "금번 인수 건과 관련된 급락은 저가 매수의 기회"라고 강조하며, 과도한 우려로 인한 주가 하락을 투자 기회로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한편 SK실트론은 SK가 5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키스아이비제십육차(19.4%), 워머신제육차(11.5%) 등 여러 주주가 나눠 가지고 있다. 최근 실적을 보면 2023년 매출액 2조원을 넘어서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영업이익률도 개선되는 추세다.
두산의 이번 SK실트론 인수는 반도체 소재 분야 경쟁력 강화라는 전략적 의미와 함께, 실제 재무 부담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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