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10.12(월)

해외에서 받아 국내로 보냈다면...마약류 수입의 책임 범위

김동원 CP

2026-10-12 09:47:49

사진=로엘 법무법인 주혜진 대표변호사

사진=로엘 법무법인 주혜진 대표변호사

[글로벌에픽 김동원 CP] 마약류를 해외에서 국내로 들여온 사건에서는 흔히 실제 운반자가 누구인지부터 이야기한다. 그러나 재판에서 수입죄의 성립을 판단할 때는 물건을 누가 들고 있었는지만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수입의 의미에는 마약류를 국내로 반입하기 위한 일련의 행위가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제 운반에 나선 사람뿐 아니라 반입을 계획하고 자금을 마련하거나 운반 방법을 정하는 등 범행을 함께 실행한 사람이 있다면 그 역할과 책임을 따져야 한다.

중요한 것은 범행에 대한 인식이다. 마약류가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는 수입죄의 고의를 판단하는 중요한 쟁점이 된다. '몰랐다'는 진술만으로 고의가 부정되지는 않는다. 법원은 물건을 전달받은 경위, 포장이나 내용물의 상태, 운반을 부탁받은 과정, 지급받은 대가, 관련자와 주고받은 연락 등 여러 정황을 종합해 당시 인식을 판단한다. 피고인이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는 사후의 해명보다 범행 당시 형성된 객관적인 정황 속에서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마약류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해서 모든 관련자의 책임이 동일하게 인정되는 것도 아니다. 여러 사람이 관여한 사건에서는 누가 범행을 제안했는지, 누가 마약류를 확보했는지, 운반을 지시하거나 대금을 마련했는지, 국내에서 이를 전달받기로 했는지 등에 따라 가담 형태가 달라진다. 공동정범이 인정되려면 단순히 다른 사람의 범행을 알고 있었다는 정도를 넘어 공동으로 범행을 실행하려는 의사와 그 실행에 대한 실질적인 기여가 인정돼야 한다.

형량을 결정하는 단계에서는 또 다른 요소들이 작용한다. 마약류의 종류와 양, 수입 횟수, 범행의 목적과 규모, 국내 유통으로 이어졌는지, 범행에서 차지한 역할과 범죄전력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같은 마약류 수입 혐의라도 수입을 주도한 경우와 제한적인 역할에 그친 경우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고, 취급한 마약류의 종류와 양에 따라서도 법정형과 선고형에 상당한 차이가 날 수 있다. 실제 판결에서도 가담 정도와 범행 규모, 전력 및 범행 후 정황 등에 따라 집행유예가 선고된 사례와 실형이 선고된 사례가 나뉜다.
마약류 수입은 단순 소지나 투약과 비교해 법정형이 무겁다. 마약을 수입한 경우 마약류관리법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한다. 그래서 사건에서는 수사기관이 어떤 사실을 근거로 수입 범행의 고의와 공동가공의 의사(함께 범행을 꾸미고 실행하려는 의사)를 인정하는지가 쟁점이 된다.

마약류 사건에서는 해외에 있는 관련자와의 메시지, 송금 내역, 항공권이나 배송 정보, 휴대전화에 남은 자료 등 여러 증거가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진술을 펼칠 때에는 이러한 증거와 진술 내용이 상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단순히 대화 하나의 의미만을 설명하기보다 사건이 시작된 시점부터 물건을 전달받고 국내로 반입한 과정까지 사실관계를 시간 축으로 정리해야 한다.

글 : 로엘 법무법인 주혜진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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