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과 전략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받아온 여 부회장은 향후 한화그룹의 경영 전략 수립과 신사업 발굴에 핵심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산업계에 따르면 여 부회장은 이르면 다음달 초 한화그룹으로 이동하며, 김동관 부회장, 김창범 부회장과 함께 그룹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는 여 부회장이 1985년 한화그룹 계열사인 경인에너지에 입사한 지 40년 만에 그룹 최고 경영진으로 승격하는 의미 있는 순간이다.
서강대 수학과 출신, 금융전문 40년 한화맨
초기 경력은 대한생명보험(현 한화생명)에서 쌓았다. 재정팀장과 전략기획실장을 맡으며 코스피 상장 실무를 총괄하는 등 금융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이 시기에 축적한 재무 관리와 전략 기획 능력은 이후 그의 경력 전반에 걸쳐 핵심 자산이 되었다.
삼성 '빅딜' 주도한 M&A 전문가
여승주 부회장을 한화그룹 내 손꼽히는 인수합병(M&A) 전문가로 만든 것은 2014년의 대형 딜이었다. 당시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전략팀장으로 재직하던 그는 삼성그룹의 방위산업·화학 계열사 인수 작업을 실무에서 총괄했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등 삼성그룹의 핵심 계열사들을 한화그룹으로 편입시킨 이 '빅딜'은 한국 재계사에 길이 남을 대형 M&A로 평가받는다. 더욱 주목할 점은 당시 인수한 방산 회사들이 현재 한화그룹의 핵심 성장 동력을 담당하는 계열사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이는 여 부회장의 뛰어난 안목과 전략적 판단력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여승주 부회장의 경영 능력은 위기 상황에서 더욱 돋보였다. 2016년 한화투자증권 대표로 임명된 그는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여파로 적자에 시달리던 회사를 단기간에 흑자로 전환시키며 경영 정상화의 기반을 마련했다.
한화생명 혁신 주도, 보험업계 판도 변화 이끌어
2017년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금융팀장(사장)을 거쳐 2018년 한화생명 사업총괄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여 부회장은 2019년 한화생명 대표로 취임했다. 이후 두 차례 연임에 성공하며 2025년 3월까지 임기를 연장했다.
한화생명 대표 재임 기간 중 그의 가장 큰 성과는 혁신적인 보험 판매 채널 구축이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출범시키며 기존 보험업계의 관행을 깨뜨린 새로운 판매 방식을 도입했다. 이는 업계 전체의 판도를 바꾸는 계기가 되었으며, 한화생명의 경쟁력 강화에도 크게 기여했다.
특히 보장성 보험을 중심으로 한 한화생명의 체질 개선과 디지털 분야 시스템 구축을 통해 회사의 지속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3년에는 한화생명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그의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차세대 경영진 멘토 역할 기대
여승주 부회장의 한화그룹 부회장 내정에는 차세대 경영진의 성장과 경영권 승계를 지원하는 역할에 대한 기대가 크다. 특히 그는 김동관 부회장의 동생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의 경영 멘토로 알려져 있어, 차세대 경영진의 역량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여 부회장은 40년간 한화그룹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그룹의 DNA를 가장 잘 이해하는 인물 중 하나"라며 "금융과 전략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차세대 경영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화그룹의 미래 전략 설계자로
앞으로 여승주 부회장은 한화그룹의 경영 전략 수립과 신사업 발굴에 핵심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축적한 M&A 경험과 금융 전문성, 그리고 위기 대응 능력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 한화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최근 한화그룹이 방산, 에너지, 금융 등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 부회장의 전략적 사고와 실행력이 그룹의 도약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여 부회장은 그룹의 성장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인물"이라며 "앞으로도 그룹의 장기적 발전을 위한 전략 수립과 실행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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