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보증권이 9일 발표한 기업 탐방 보고서에 따르면, 덕산테코피아는 기존 반도체 전구체 사업의 안정적 기반 위에 이차전지 전해액과 의약품 중간체라는 두 가지 신사업을 본격화하며 2026년 하반기부터 영업이익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됐다.
덕산테코피아는 2분기 매출액 290억원(전년동기대비 23% 증가), 영업손실 87억원을 기록했다. 전방 시장 수요가 회복세를 보였음에도 신사업 투자 확대로 인한 적자가 지속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이는 미래 성장을 위한 필수적 투자로 해석된다. 특히 2분기에는 의약품 중간체 부문에서 첫 양산 매출 20억원이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는 덕산테코피아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을 의미하는 신호다.
회사는 디스플레이 유기재료 및 반도체 전구체 전문업체로 시작해, 현재 반도체 증착 공정에 사용되는 전구체를 주로 삼성전자에 납품하고 있다. 특히 동사의 HCDS(Hexachlorodisilane) 제품은 삼성전자 내 시장점유율 60%로 1위를 차지하고 있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갖추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미국 현지 생산체계 확보를 통한 규제 대응력이다. 덕산테코피아는 싱가포르 비저너리에너지 및 국내 업체로부터 전해액 핵심 원재료인 리튬염을 조달한다. 이 구조는 미국 금지외국인 단체(PFE) 규제에 해당하지 않으며 AMPC(첨단제조업 생산세액공제) 적용 요건을 충족한다.
회사는 2025년 전해액 매출액 169억원, 2026년 1,050억원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AMPC를 고려한 전해액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 번째 성장 동력인 의약품 중간체 사업도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덕산테코피아는 올해 6월 GMP 2공장 신축을 위한 260억원 투자를 공시했으며, 2026년 12월 준공 예정이다. 1~2공장을 합친 전체 생산능력은 1,600억원 규모로, 주요 생산 제품은 아미노산 유도체, 펩타이드 중간체 등이다. CDMO(위탁개발생산)를 통해 확보된 최종 고객사의 적응증은 당뇨 및 대사질환 치료제, 폐암 치료제,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등으로 파악된다.
안정적인 수주 기반을 바탕으로 의약품 중간체 사업의 영업이익률도 높은 수준이 기대된다. 특히 의약품 중간체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수익성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사업 부문의 성장과 함께 기존 사업 영역에서도 긍정적 변화가 예상된다. 디스플레이 유기재료 부문에서는 1차 벤더 추가 확보가 진행 중이며, 반도체 전구체 부문에서는 천안 3공장 준공 후 DRAM, 파운드리향 신규 아이템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천안 1~3공장의 전구체 생산능력은 900억원 규모로 파악되며, 삼성전자와의 안정적 거래관계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덕산테코피아의 투자 매력은 기존 사업의 안정성과 신사업의 성장성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 전구체 사업에서 삼성전자와의 견고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안정적 수익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전해액과 의약품 중간체라는 고성장 사업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특히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정책 기조 하에서 북미 현지 생산을 통한 전해액 사업은 정책적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의약품 중간체 사업 역시 고령화 사회 진입과 함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다.
다만 투자 확대에 따른 단기적 수익성 악화와 신사업 사업화 일정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리스크 요인으로 남아있다. 또한 전해액 시장의 경쟁 심화와 의약품 중간체 사업의 규제 변화 가능성도 지켜봐야 할 요소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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