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투자증권 노동길 애널리스트는 28일 발간한 리포트에서 "국내 주식시장 강세는 올해 중순 유동성 장세에서 시작했으나, 이제 역대급 실적 상향을 장착하고 있다"며 "유동성 증가 기대와 실적 상향 기대가 동시에 맞물린 강세장"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코스피는 4천 포인트를 넘어섰지만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아직 12배에 도달하지 않았다. 9월 이후 코스피 실적이 급격히 상향 조정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실적 개선의 온기가 모든 종목으로 확산되는 상황은 아니다. 주당순이익(EPS)은 9월 들어 전례없는 속도로 상승 중이나, 올해 및 내년 이익수정비율은 오히려 주춤한 모습이다. 올해 이익수정비율은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고, 내년 비율도 제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는 실적 상향의 온기가 반도체 등 일부 대형주에 국한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메모리 호황, 과거와 다른 양상... 추가 이익 증분 기대"
노동길 애널리스트는 "지금은 다르다"며 "EPS 상향과 PER 상승이 동반하는 몇 안되는 구간 중 하나를 통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메모리 반도체 호황에서 커머디티 성격이 약화됐고, 제작 주문에 가까운 형태이기 때문에 인위적 공급 확대로 사이클을 종료시키기 어렵다는 인식이 반영됐다"며 "핵심은 세계 데이터 성장 규모를 고려했을 때 추가 이익 증분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밸류에이션 부담도 앞으로 크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말 코스피 12개월 선행 EPS는 351포인트로 추정된다. 8월까지만 해도 315포인트를 예상했으나 기존 경로를 크게 뛰어넘는 반전을 보이고 있다. 연말 EPS로 추산한 현재 PER은 11.5배로 올해 9월 이후 평균 수준이다.
만약 코스피가 12배 PER에 도달한다면 올해 말 종가는 4,200포인트, 내년 말에는 4,700포인트가 된다. 여기에 과거 반도체 강세장에서 EPS가 추가로 15% 상향 조정됐던 점을 고려하면, 내년 말 EPS를 450포인트까지 상정할 수 있어 현재 4천 포인트를 PER 9배 수준으로 봐도 무리가 없다는 분석이다.
노 애널리스트는 "한국 증시 현재 강세는 지난 2년 반 동안 소외됐던 갭을 축소하는 과정"이라며 "국내 시장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특별한 위치를 고려하면, 과거 관념에서 점차 벗어나야 할 구간"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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