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09.29(화)

퇴직공직자 대기업 재취업, 삼성·한화 쏠림 심화

리더스인덱스 조사, 대기업 비중 이전 정부 대비 1.6%p↓

안재후 CP

2026-09-29 11:46:23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대기업으로 재취업하는 퇴직공직자는 줄어들었지만 일부 대형그룹으로의 쏠림 현상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인사혁신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현 정부 출범 이후 퇴직공직자의 대기업행 비중은 이전 정부 대비 1.6%포인트 낮아졌지만 삼성, 한화, LIG 등 특정 대기업 비중은 높아진 것으로 밝혀졌다.

퇴직공직자의 규모와 승인 현황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퇴직공직자 취업심사를 받은 인원은 1375명이다. 이 중 1223명(88.9%)이 취업 승인 또는 취업 가능 판정을 받았다. 절대 다수의 퇴직공직자가 재취업 승인을 얻었다는 의미다. 이는 정부가 통상적으로 퇴직공직자의 재취업을 제한적으로 심사한다는 통념과는 다르다. 승인된 퇴직공직자들이 어디로 향하는지가 정책의 실질적 효과를 보여준다.

대기업행의 '양적 감소, 질적 집중'
승인을 받은 1223명 가운데 대기업집단 계열사를 취업 예정지로 신고한 인원은 218명(17.8%)이었다. 이는 이전 정부 기간(2022년 5월~2025년 5월) 기록한 19.4%보다 1.6%포인트 낮은 수치다. 퇴직공직자의 대기업 취업 비중이 전반적으로 내려갔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정부가 의도한 통제 효과가 나타났다는 신호다.

그러나 이 숫자는 전체 흐름만 보여줄 뿐이다. 개별 그룹으로 눈을 돌리면 현상은 역전된다. 대기업집단 전체로는 줄어들었지만, 특정 그룹으로의 집중도는 오히려 심해진 것이다.

삼성, 8.9%에서 16.5%로 늘어나
삼성으로의 취업 비중이 가장 눈에 띈다. 이전 정부 8.9%에서 현 정부 들어 16.5%로 7.6%포인트나 급상승했다. 한화도 11.6%에서 14.2%로 2.6%포인트 올랐다. LIG는 더 가파르다. 4.5%에서 10.1%로 5.6%포인트 뛰어올랐다.

이 경향은 올해 들어 더욱 뚜렷해졌다. 2025년 1월부터 8월까지 대기업집단 취업 예정자는 99명인데, 이 중 삼성이 20명(20.2%), 한화가 16명(16.2%)을 차지했다. 두 그룹만으로 36.4%를 기록한 것이다. 대기업 취업 퇴직공직자의 3분 1 이상이 삼성과 한화로 몰리고 있다는 뜻이다.

조사 범위를 2022년부터 2025년 8월까지로 확대하면, 대기업집단 취업 예정자의 비율은 19.3%로 집계된다. 현 정부만의 17.8%보다 높은 수치다. 그러나 같은 기간 그룹별 영입 규모를 보면, 한화가 95명(11.8%)으로 가장 많다. 다음이 삼성 85명(10.6%), 현대자동차 57명(7.1%), LIG 45명(5.6%), SK 40명(5.0%) 순이다.
한화의 높은 비중은 그 사업 특성을 반영한다. 한화 취업 예정자 95명 가운데 국방부 출신이 39명(41.1%)에 달한다. 방산 계열사를 다수 보유한 한화로 국방 경력 공직자들이 자연스럽게 모인 형태다.

퇴직공직자 대기업 재취업, 삼성·한화 쏠림 심화

퇴직 당시 원소속 기관의 분포
퇴직공직자들이 어느 정부부처에서 나왔는지를 분석하면 전체 구조가 더 선명 해진다. 국방부 출신이 566명(13.6%)으로 압도적 다수다. 이어 경찰청 477명(11.4%), 검찰청 219명(5.3%), 금융감독원 205명(4.9%), 국세청 192명(4.6%)이 뒤를 이었다. 국방부 출신이 전체 퇴직공직자 4000명 중 14% 가량을 차지한다는 의미다.

이는 한화의 높은 비중을 설명하는 핵심 요소다. 국방부에서 나온 인원들이 국방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한화로 취업하는 것은 경력의 연속성 측면에서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국방 전문성을 가진 퇴직공직자가 방산업체로의 취업을 통해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라는 점에서 정책 차원의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정부 정책과 현실의 불일치
현 정부는 퇴직공직자의 대기업 취업을 엄격히 심사하겠다는 기본 방침을 세웠다. 이전 정부에 비해 전체 대기업행 비중이 1.6%포인트 낮아진 것은 이 같은 정책이 일정 정도 작동했음을 의미한다. 88.9%의 높은 승인율은, 퇴직공직자의 재취업 자체는 제한하지 않지만 취업처는 더 엄격히 가려낸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하지만 퇴직공직자들이 대기업 취업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그들은 전체 대기업 취업 비중이 낮아지는 와중에도, 특정 그룹, 특히 삼성, 한화, LIG로 집중해서 진출했다. 이는 두 가지 가능성을 시사한다. 첫째, 퇴직공직자들이 경력을 살릴 수 있는 특정 그룹을 목표로 취업 전략을 수정했거나, 둘째, 일부 대형 그룹이 퇴직공직자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섰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국방, 금융감독, 세무 등 민감한 부서의 퇴직공직자들이 대기업으로 대거 재취업하는 것을 놓고 공공성과 기업의 사익이 충돌하지 않는지를 면밀히 들여다봐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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