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첫 번째 기둥은 KPI(핵심성과지표)와 MBO(목표관리) 기반의 성과관리제도다. 음저협은 올해 하반기부터 이 제도를 본격 운영 중이다. 기존의 정성적 평가 중심 방식으로는 직원이 자신의 평가 기준을 명확히 알기 어렵고, 조직도 요구하는 목표를 정확히 전달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새로운 시스템은 부서별 KPI를 개인별 MBO로 연결해 직원은 업무 우선순위를 미리 파악하고, 조직은 개인과 부서의 성과가 협회 전체 목표와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주목할 점은 객관성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징수액이나 달성률처럼 정량화할 수 있는 업무는 구체적인 산식을 적용하고, 기획·법무·경영지원 같은 정성적 성과가 중요한 분야는 행동기준평가척도(BARS)와 단계별 마일스톤을 활용한다. 평가 시점의 주관적 판단을 최소화하고, 업무를 시작할 때부터 구성원과 조직이 동일한 성과 기준을 공유하도록 한 것이다.
여기에 한 가지 중요한 요소가 더 있다. 신규 징수매체 개척, 업무 프로세스 혁신, 신규 수익원 발굴 등 새로운 도전 과제에는 별도의 가점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기존 업무를 안정적으로 수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시도와 성과도 평가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현재 역할에 충실하는 직원보다 새로운 과제를 자발적으로 발굴하고 도전하는 직원을 장려하는 보상 체계인 셈이다.
조직 혁신의 두 번째 축은 지식관리시스템(KMS)이다. 음저협은 지난 7월 협업 플랫폼 '컨플루언스(Confluence)'를 도입해 그간 부서와 직원들에게 흩어져 있던 업무 자료와 기록을 한곳에 모으고 있다. 개인의 노하우가 개인의 자산으로 머물렀던 관행을 조직 전체가 공유하는 자산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도다.
도입 약 2개월 만에 성과는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음저협 컨플루언스에는 부서·사업·프로젝트별로 228개의 스페이스와 2,412개의 콘텐츠가 축적됐다. 최근 하루 동안만 콘텐츠 조회가 730회, 신규 작성이 17건, 수정·보완이 56건 이뤄졌다. 단순히 자료를 저장하는 수준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필요한 정보를 직접 찾아보고, 기존 자료를 계속 보완하면서 살아있는 정보로 관리되고 있다는 증거다.
이를 통해 음저협은 담당자 변경에 따른 업무 공백을 줄이고, 부서 간 정보 공유를 활성화하며, 업무의 연속성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한 사람이 가지고 있던 정보가 조직 전체의 자산이 되면서 조직의 회복력이 강해진 것이다.
음저협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다음 단계는 AI 활용이다. 컨플루언스에 축적된 지식을 AI가 실제 업무에 활용하는 'AX(AI Transformation)' 환경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다. AI가 과거 사업 기록을 검색하고 정리·요약하거나, 기존 자료를 바탕으로 보고서 초안을 작성하는 방식으로 직원의 업무를 지원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단순히 데이터를 저장하는 DX(Digital Transformation) 단계를 넘어, 축적된 데이터를 AI가 실제 업무에 적극 활용하는 단계로 한발 더 나아가려는 것이다.
음저협은 KPI와 컨플루언스를 별개의 제도로 보지 않고 서로 맞물리는 하나의 조직 운영체계로 이해하고 있다. KPI로 조직이 달성해야 할 성과와 구성원의 역할을 명확히 하고, 업무 과정에서 쌓인 기록과 노하우는 컨플루언스에 축적해 다시 업무에 활용한다는 방식이다. 즉 '목표 설정→업무 수행→지식 축적→재활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조직의 역량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변화는 지난해 내부 비위 사태 이후 이어져온 조직 쇄신의 연장선이자, 이시하 회장이 후보 시절부터 내건 체계적 인사관리 시스템 구축 공약과도 맞닿아 있다. 음저협이 그리고 있는 것은 단순한 조직 개편을 넘어, 목표 중심의 명확한 성과관리와 축적된 지식의 재활용이라는 두 바퀴로 굴러가는 조직의 모습이다. 투명성과 효율성을 갖춘 그러한 조직이 만들어질 때, 회원들의 신뢰도 함께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에픽 이성수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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