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법무법인 대세 박천사 변호사
공무원 행동강령은 직무권한이나 사실상의 영향력을 이용해 직무 범위를 벗어난 부당한 요구를 하거나 상대방의 권리를 제한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갑질은 직무와 무관한 일을 지시한 경우에만 성립하는 것이 아니다. 직무 범위 내에 있고 업무상 필요성이 있더라도 전달 방식이 과도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보고서에 통계 출처가 빠져 있거나 예산 집행 근거가 부족한 경우 자료 보완과 재검토를 요구하는 것, 업무가 지연됐을 때 원인을 확인하고 완료 기한을 정하는 것은 통상적인 감독 범위에 해당한다. 담당자가 이러한 지시를 부담스럽게 느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갑질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같은 상황에서도 여러 직원 앞에서 반복적으로 면박을 주거나 업무상 실수를 개인의 능력이나 인성 문제로 확대해 비난한다면 평가는 달라진다. 담당자의 설명을 듣지 않고 고성이나 모욕적인 표현으로 장시간 압박하거나 이미 보완한 문제를 반복적으로 질책하는 행위는 정당한 지도·감독의 범위를 벗어날 수 있다. 인사상 불이익을 암시하는 언행도 문제가 된다. 구체적인 업무상 문제를 지적하는 수준을 넘어 승진 가능성을 거론하며 심리적으로 압박했다면 부당한 영향력 행사로 판단될 수 있다.
갑질 신고를 받은 공무원은 자신의 지시가 직무 범위 내에 있었는지, 어떤 업무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는지, 시정 요구가 필요했던 이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 신고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면 어느 부분이 다른지도 항목별로 정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업무분장표·관련 규정·보고·결재 기록·이메일·메신저·업무자료 등을 미리 확보해야 한다. 문제가 된 발언의 전후 맥락과 장소, 참석자, 대화가 이뤄진 시간과 횟수도 정리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갑질 여부는 '업무에 관한 지시였는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지시할 권한과 필요성이 있었는지뿐 아니라 그 권한을 적절한 방식으로 행사했는지를 함께 판단해야 한다.
글 : 법무법인 대세 박천사 변호사
[글로벌에픽 김동원 CP / epi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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