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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美 AI 데이터센터 칠러 공장 신설

1500억원 투자. 글로벌 냉각솔루션 시장 선점

안재후 CP

2026-10-01 14:44:28

LG전자의 칠러 등 냉각 솔루션이 적용된 가상 AI데이터센터. (이미지=LG전자)

LG전자의 칠러 등 냉각 솔루션이 적용된 가상 AI데이터센터. (이미지=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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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안재후 CP] LG전자가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시장의 급속한 성장에 본격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미국 버지니아에 칠러 공장을 신설하고 국내 평택·창원 공장의 생산라인을 동시에 확대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공급 체계를 재편하는 것이다. 여기에 투입되는 자금은 1500억원이다. 엔비디아 공식 파트너로 선정된 LG전자가 차세대 AI 인프라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北美에 AI 데이터센터 절반 몰려있어
LG전자가 미국 투자를 감행하는 배경에는 북미 시장의 절대적 규모가 있다. 글로벌 AI 데이터센터의 절반 이상이 북미에 집중돼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전망도 명확하다. 전 세계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 용량은 올해 226기가와트(GW)에서 2030년 420기가와트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중 60%가 북미에 집중될 전망이다.

이는 AI 인프라 시장의 성장이 곧 북미 시장의 성장을 의미한다는 뜻이다. 더욱이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고성능 반도체가 발산하는 열을 식혀야 데이터센터의 안정적 운영이 가능한데, 이것이 냉각 솔루션의 공급 병목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버지니아를 '냉각 허브'로 만드는 전략
LG전자는 내년 상반기 생산을 목표로 미국 버지니아주 윈저에 칠러 공장을 구축한다. 연면적 3만2000㎡, 부지면적 17만㎡ 규모의 이 공장은 AI 데이터센터에 주로 공급하는 공랭식 칠러 생산을 전담한다. 칠러는 차가운 물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냉각기로, 데이터센터의 공기 냉각부터 직접 액체 냉각까지 전 과정에 활용되는 핵심 설비다.

버지니아주 선택은 전략적 결정이다. 버지니아는 '데이터센터 밸리'라 불릴 정도로 빅테크 기업들의 거대 데이터센터가 밀집해 있다. 이곳에 공장을 지으면 안정적이고 신속한 공급 체계를 갖출 수 있다. LG전자는 이를 통해 북미 데이터센터 시장의 교두보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글로벌 냉각 솔루션 시장의 중심을 확보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국내 이중 투자로 '양날 전략' 구사
미국 진출은 국내 생산라인 확충과 병행된다. LG전자는 평택과 창원 공장에 공랭식 칠러 생산라인을 신규 구축하고, 생산설비를 고도화한다. 첫 공정부터 마지막 공정까지 하나의 컨베이어에서 진행하는 흐름라인 생산설비를 새롭게 도입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방식이다. 올해 말까지 평택과 창원 공장 내에 단계적으로 라인을 확대하면, 여러 개의 생산라인을 동시에 운영할 수 있는 체제가 갖춰진다.

이는 단순한 수급 대응을 넘어선다. 미국에서 북미 시장을 담당하고, 국내에서 아시아와 글로벌 공급 네트워크를 뒷받침하는 이중 생산 체계를 의도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LG전자는 지역별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면서도 공급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게 된다.

"칩 투 칠러"의 완성, 엔비디아와의 동행
LG전자가 주목할 만한 이유는 제품 포트폴리오의 완성도다. 칠러부터 냉각수분배장치(CDU), 칩의 열을 직접 흡수하는 콜드 플레이트(Cold Plate)까지, AI 데이터센터 열관리의 전 과정을 담당하는 '칩 투 칠러(Chip to Chiller)' 솔루션을 모두 갖추고 있다.
지난달 말 LG전자가 엔비디아 파트너 네트워크의 '파워 앤 쿨링(Power and Cooling)' 분야 공식 파트너로 등재된 것은 이러한 포트폴리오의 완성도를 인정받은 결과다. 이제 엔비디아 기술을 기반으로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글로벌 고객들은 프로젝트 설계 초기 단계부터 LG전자의 냉각 솔루션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프로젝트 수주의 진입장벽이 낮아진 셈이다.

LG전자는 추가로 소프트웨어(SW) 및 전력 인프라 솔루션도 강화하고 있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면 그만큼 데이터 처리량을 늘릴 수 있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도 LG전자의 통합 솔루션 가치는 커진다.


아시아까지 확대되는 '원(One) LG' 전략
흥미로운 점은 LG전자가 지역별 전략을 차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미에서 '칩 투 칠러' 냉각 솔루션의 중심이 되고 있다면, 아시아에서는 '원(One) LG' 기반 통합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대기업 시나르마스 그룹이 자카르타에 구축 중인 초거대 AI 데이터센터가 그 사례다. LG전자는 이 프로젝트에 냉난방공조 기술력은 물론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솔루션, LG CNS의 데이터센터 설계·구축·운영(DBO) 역량까지 통합해 제안하고 있다. 칠러 공급 이상의 데이터센터 전체 솔루션 제공자로 포지셔닝하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은 아시아 지역의 성장 잠재력을 선점하면서도, LG 계열사들의 역량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전략이기도 하다. 아시아에서의 경험과 레퍼런스는 다시 글로벌 프로젝트 수주로 이어질 수 있다.

AI 인프라 시장 재편의 신호

LG전자의 1500억원 투자는 단순한 생산설비 확충을 넘어선다.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시장이 차세대 전략산업으로 부상했음을 암시하고 있다. 엔비디아와의 파트너십, 버지니아 공장 신설, 국내 생산라인 확대라는 일련의 움직임은 LG전자가 AI 인프라 시장의 성장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은 "AI 데이터센터 핵심 인프라인 냉각 솔루션 분야에서 안정적인 공급 능력을 지속 강화해 급증하는 시장수요를 적극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AI 시대의 인프라 시장에서 LG전자가 어느 위치까지 올라갈지 주목해볼 시점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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