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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c Why]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는 왜 새끼 손가락이 없을까

보스턴다이나믹스, 4손가락 로봇 핸드 공개 … 비용·정비 절감 효과 커

안재후 CP

2026-10-02 13:31:19

[Epic Why]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는 왜 새끼 손가락이 없을까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보스턴다이나믹스가 로봇 손에서 새끼손가락을 뺐다. 손가락 4개에 13자유도(DOF)를 구현한 차세대 로봇 핸드를 1일(현지시간) 공개하고, 이를 장착한 휴머노이드 '아틀라스'가 전동 드릴로 나무에 구멍을 뚫고 작은 너트를 손끝으로 조이는 영상을 내놨다. 휴머노이드 경쟁의 무게중심이 걷고 뛰는 이동 능력에서 '손'으로 옮겨가고 있다.

드릴로 구멍 뚫고 너트 조인 아틀라스
영상 속 아틀라스는 드릴 비트를 집어 전동 드릴에 끼운 뒤 손잡이를 쥐고 버튼을 눌러 나무에 구멍을 뚫었다. 공구를 안정적으로 쥐면서 버튼까지 눌러야 하는 만큼 손가락별로 힘과 위치를 달리 제어해야 하는 작업이다.

작은 너트를 손끝으로 돌려 볼트에 체결하는 장면도 이어졌다. 아틀라스는 드럼 스틱을 손 안에서 회전시키고 골프공 두 개를 동시에 움직이기도 했다. 크기와 표면 마찰이 다른 물체에 맞춰 파지력과 손가락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조절하는 기술을 보여준 시연이다.

로봇 핸드가 주목받는 이유는 휴머노이드의 활용 방식에 있다. 휴머노이드는 사람을 위해 설계된 작업 공간과 공구를 그대로 쓰며 다양한 일을 해내야 한다. 범용 작업 능력을 좌우하는 요소가 손이다. 이번 영상에서 아틀라스는 단순 이동을 넘어 실제 현장에서 요구되는 연속적이고 복합적인 작업을 수행했다.


엄지에 4개, 세 손가락에 3개씩 … 13자유도
새 로봇 핸드의 핵심은 13자유도다. 이전 세대의 7자유도에서 조작 범위를 대폭 넓혔다. 엄지손가락에 4개, 나머지 세 손가락에 각각 3개의 자유도를 적용했다. 물체를 집는 데 그치지 않고 손 안에서 위치와 방향을 바꾸는 정밀 조작이 가능하다.

크기는 사람 손과 비슷하게 맞췄다. 휴머노이드 전용 공구를 따로 만들지 않고 사람이 쓰는 드릴과 각종 작업 도구를 그대로 사용하기 위한 설계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산업 현장의 반복적인 충격과 작업 환경을 견딜 강도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사람과 달리 손가락이 5개가 아니라 4개라는 점이 눈에 띈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산업용 로봇의 적용 사례를 비교·분석한 끝에 손가락을 하나 더 넣어 얻는 조작 성능보다 설계 복잡도와 전력 소비, 부품 수 증가에 따른 비용과 정비 부담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아틀라스의 행동 조작 기술 개발을 총괄하는 알베르토 로드리게즈는 "엄지손가락을 몇 개 둘지부터 새끼손가락이 필요한지까지 다양한 디자인을 검토했다"고 말했다. 개발진은 시뮬레이션과 3D 프린팅 목업 외에 새끼손가락을 고정한 채 하루 동안 생활해 보는 실험까지 거쳤다. 로드리게즈는 "추가적인 자유도와 복잡성을 감수하면서까지 새끼손가락을 넣을 필요는 없다고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다.

[Epic Why]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는 왜 새끼 손가락이 없을까
촉각 센서와 '심투리얼'로 정밀도 확보
촉각 기능도 강화했다. 손끝과 손바닥에 압력 기반 촉각 센서를 촘촘하게 배치해 물체와 접촉할 때 생기는 작은 힘의 변화까지 감지한다. 물체를 쥐었는지 여부뿐 아니라 어느 부위에 어느 정도의 힘이 가해지는지 파악해 정교한 제어에 활용한다.

학습에는 가상환경에서 로봇을 먼저 훈련한 뒤 실제 로봇에 적용하는 '심투리얼(Sim-to-Real)' 방식을 개발 초기부터 도입했다. 실제 하드웨어의 구동 특성과 마찰을 시뮬레이션에 정밀하게 반영해 가상과 현실의 차이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모터 토크와 마찰, 물체 형상, 작업 중 발생하는 외부 간섭을 바꿔 가며 강화학습을 진행해, 실제 환경의 다양한 조건에 대응하는 조작 능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연구용 시제품 넘어 양산 겨냥
개발 방향은 연구용 시제품이 아니라 양산이다. 구조를 단순화하고 주요 부품을 모듈화해 고장이 나도 쉽게 수리할 수 있고 대규모 생산에도 적합하도록 설계했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로봇 핸드를 하나의 소형 로봇에 가까운 시스템으로 보고, 성능뿐 아니라 비용과 내구성, 정비성을 함께 맞추겠다는 전략이다.

실증 거점도 가동에 들어갔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최근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안에 '로보틱스 메타플랜트 응용 센터(RMAC)'를 열었다. 현대차그룹의 제조 환경을 모사한 이곳에서 아틀라스가 작업 데이터를 수집하고 학습·검증한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데이터 수집, 학습, 현장 적용, 피드백과 재학습으로 이어지는 '데이터 플라이휠' 구축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새 핸드가 더해지면서 아틀라스의 학습 범위도 이동에서 정밀 조립과 공구 사용으로 넓어질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미국 생산시설에 아틀라스를 배치하고,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보틱스 생산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손가락 하나를 덜어내 비용과 정비 부담을 낮춘 이번 설계가 양산 단계에서 어떤 결과를 낼지가 아틀라스의 제조 현장 투입 시점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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