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의 주식 평가액은 6월 말 59조 1800억원에서 9월 말 45조 9900억원으로 13조 1900억원(22.3%)이 줄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2분기 10조 8300억원이던 주식 재산이 7조 6400억원으로 3조 1900억원(29.4%)이 감소했으며, 정의선 회장도 같은 기간 7조 7600억원에서 6조 5800억원으로 1조 1800억원(15.2%)이 줄어들었다.
한국CXO연구소가 6일 발표한 '2026년 3분기 주요 그룹 총수 주식 평가액 변동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1000억원 이상 자산 그룹 총수 48명의 주식 평가액은 6월 말 134조 2000억원에서 9월 말 115조 4400억원으로 18조 5800억원(13.9%) 감소했다.
48명 중 25명 증가, 23명 감소…'양극화' 심화
조사 결과는 그룹 총수들의 자산이 단순히 하락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명확한 분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48개 그룹 총수 중 25명은 주식 평가액이 증가했으나 23명은 감소했다. 증가한 25명의 상승분은 3조 4300억원에 불과한 반면, 감소한 23명의 하락분은 22조원을 넘었다.
주식 가치 하락이 특히 심각한 총수도 있었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주식 평가액은 3개월 새 6500억원에서 2500억원으로 61.2% 줄어들었으며,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도 주식 재산이 32.4% 줄어들었다. 최태원 회장 외에도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25.5%↓),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25.2%↓)도 3개월 새 주식 재산이 25% 이상 감소했다.
반면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으로, 6월 말 4100억원대에서 9월 말 6400억원대로 3개월 새 53.6% 올라 가장 큰 규모로 증가했다. 방준혁 넷마블·코웨이 이사회 의장(41.3%),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37.3%)도 30% 이상 상승률을 기록했다.
증가액 기준으로는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1조 300억원 상승으로 최고치를 나타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구광모 LG 회장, 방준혁 넷마블 의장도 각각 3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산업별 주가 흐름 엇갈려…반도체 약세 최대 악재
그룹 총수들의 자산 변동은 해당 계열사의 주가 움직임을 그대로 반영했다. 3분기 내수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와중에도 특정 업종은 선전한 반면 다른 업종은 고전했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3분기에는 지주사 종목을 비롯해 보험사·석유화학 업종의 일부 종목들은 약세장에서도 선전했지만 반도체를 포함해 자동차·유통상사·식품 업종 등은 주식시장에서 다소 고전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약세는 이재용 회장의 22% 손실로 직결됐다. 현대차·기아차 지분을 중심으로 보유한 정의선 회장도 자동차 산업의 구조적 약세 속에 15% 이상 손실을 입었다. 반면 금융·보험·에너지 계열사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운영하는 총수들은 비교적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적을 유지했다.
'1조원 클럽' 17명…이재용의 압도적 지배력
9월 말 기준 1조원 이상의 주식 재산을 보유한 총수는 17명으로, 6월 말 대비 1명 증가했다. 이재용 회장이 45조 9900억원으로 여전히 압도적인 1위를 점하고 있다.
순위를 보면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12조 9300억원), 최태원 회장(7조 6400억원), 정의선 회장(6조 5800억원),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4조 800억원), 정몽준 HD현대 아산재단 이사장(3조 6900억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3조 5400억원), 구광모 LG 회장(2조 8500억원), 이동채 에코프로 창업주(2조 6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3분기에 새로 1조 클럽에 가입한 인물은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이다.
다만 공정위 지정 대기업 집단 총수가 아닌 주요 주주들 중에는 주식 재산 10조원을 넘긴 인물들도 있다. 홍라희 리움 명예관장(19조 5900억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18조 600억원),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16조 8900억원),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12조 3400억원)이 이에 해당한다.
4분기 향방 불확실…시장 변동성 가중
업계 관계자들은 4분기에도 그룹 총수의 주식 평가액이 달라지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현재의 시장 구조—지주사·금융·에너지는 선전, 반도체·자동차·유통은 약세—가 지속되면 총수들의 자산 분화 추세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반도체 업계의 회복 속도와 자동차 산업의 수급 개선이 주요 변수다. 이들 업종의 주가 반등은 이재용·정의선 회장의 자산 회복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금융·보험 부문의 약세가 심화되면 현재의 상승 추세를 누리던 총수들의 상황이 뒤바뀔 수도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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