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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삼성전자 AI칩 판매가 전쟁공포 넘어섰다

해외언론이 본 역대급 실적 … 중국은 ‘담담’ 일본은 ‘긴장’

안재후 CP

2026-04-08 10:25:59

[심층분석] 삼성전자 AI칩 판매가 전쟁공포 넘어섰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2026년 4월 7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숫자 하나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다. 1분기 영업이익 57조2천억원. 한국 기업이 단 한 번도 도달한 적 없는 분기 실적이다. 2018년 연간 최대 영업이익 58조8,900억원에 한 분기 만에 육박했다. 해외 주요 언론은 이 숫자를 단순한 '어닝 서프라이즈'가 아니라, 인공지능이 반도체 산업의 판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신호로 읽었다.

역대 최대 분기 실적, 시장 예상을 압도하다
삼성전자는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33조원, 영업이익 57조2천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8.1%, 영업이익은 755% 증가한 수치다. 시장의 예측은 이에 한참 못 미쳤다. 블룸버그 집계 애널리스트 평균 전망치는 39조3천억원, 로이터가 인용한 LSEG SmartEstimate 합의치는 40조6천억원, 국내 증권사 1개월 컨센서스도 43조7천억원 수준이었다. 삼성이 제시한 실제 수치는 이 모든 전망을 크게 상회했다. 이 1분기 영업이익만으로 삼성의 2025년 전체 영업이익 43조6,011억원을 이미 넘어섰다는 사실도 시장에 충격을 줬다.

해외 언론은 이를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가 만든 구조적 변화의 신호로 해석했다. 블룸버그는 "AI 칩 판매가 전쟁의 공포를 넘어섰다(AI Chip Sales Defy War Fears)"라는 제목으로, 미국-이란 분쟁에 시장이 요동치는 와중에도 AI 메모리 수요가 삼성의 실적을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로이터 역시 AI 서버 수요가 HBM과 기타 메모리 칩 주문을 견인했다고 보도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 폭도 놀라웠다. 트렌드포스는 1분기 범용 DRAM 계약 가격이 전 분기 대비 90~95% 급등할 것으로 전망을 상향했다. 당초 55~60% 상승 예측을 크게 뛰어넘는 수치였다.

메모리 초호황을 이끈 AI 데이터센터의 '무한 수요'
기록적 실적의 근본 원인은 AI 서버와 데이터센터의 폭발적 수요 증가였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DS) 부문이 52조~53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한다. 이 중 메모리 부문에서만 약 54조원의 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보이며, 파운드리·시스템LSI의 약 1조~2조원 적자를 차감하면 메모리가 삼성 전체 영업이익의 약 90%를 차지한 셈이다. CLSA증권의 산지브 라나 리서치 헤드도 "메모리의 기여가 전체 영업이익의 90%에 가까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과거 비수기로 불렸던 1분기에 이런 실적이 나왔다는 것은, AI 인프라 투자가 계절성을 무력화할 만큼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유럽 언론의 시각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로이터를 통해 보도된 기사들은 삼성의 실적을 일회성 서프라이즈가 아니라, 데이터센터·클라우드 투자 확대가 메모리 업황을 되살리는 구조적 신호로 읽었다. HBM과 범용 DRAM 가격 동반 상승을 함께 언급하며, 실적 개선의 배경이 얼마나 견고한지를 강조했다.

씨티그룹의 분석은 이 흐름을 숫자로 뒷받침했다. 전 분기 대비 DRAM 평균 판매가(ASP)가 64%, NAND ASP가 63% 급등했다는 것이다. 씨티는 강한 AI 추론 수요가 가격 상승을 계속 지탱할 것으로 전망하며, 삼성의 2026년 연간 영업이익을 310조원으로 내다봤다. 단순한 공급 부족이 아니라, 수요 측면의 근본적 변화가 장기 호황을 이끌고 있다는 판단이었다.

HBM4 양산과 GTC 2026이 열어젖힌 기술 경쟁 새 국면
삼성의 반도체 경쟁력 복귀는 HBM 시장에서의 기술 진전과 맞물려 있었다. 삼성은 올해 2월 세계 최초로 차세대 HBM4 상용 양산에 돌입해 고객 배송을 시작했다. 자격취득 지연으로 경쟁사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빼앗겼던 상황을 기술적으로 역전시킨 성과였다. 3월 16일 산호세에서 열린 엔비디아 GTC 2026에서는 차세대 HBM4E를 공개하며, 16Gbps의 데이터 전송 속도를 시연했다.
같은 무대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삼성 파운드리의 역할을 직접 언급했다. "삼성이 우리를 위해 Groq LP30 칩을 제조하고 있으며, 전력을 다해 생산 중"이라는 발언이었다. 이 Groq 3 LPU(Language Processing Unit)는 삼성 4나노 공정으로 제조되는 AI 추론 전용 칩으로, 엔비디아가 200억 달러를 투자해 인수한 Groq 기술의 첫 번째 상용 제품이다.

블룸버그와 국제 금융 매체들은 이를 삼성이 AI 메모리의 중심에 다시 선 것으로 해석했다. 가격 상승에 힘입은 실적이 아니라, 차세대 제품 공급이라는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한 성과라는 의미였다. 삼성의 HBM 매출은 1분기 약 3조원 수준으로 추정되지만, 2분기 이후 분기당 10조원대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성장성이 가장 큰 영역에서 삼성이 다시 주도권을 쥐었다는 점이 핵심이다.

아시아 언론들의 반응은 서양 매체와 결이 달랐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삼성이 1분기 영업이익 57조2천억원, 매출 133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는 사실을 간결하게 전달했다. 증가율을 나란히 배치해 수치 자체를 부각했을 뿐, 해석이나 전망은 절제했다.

일본 경제지들의 시각은 경쟁 구도에 쏠려 있었다. 삼성의 실적이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일본 소재·장비 업체에 어떤 파장을 주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AI 메모리 시장에서 삼성의 부활이 글로벌 가격 강세와 공급 부족의 신호로 읽힐 수 있다는 점에서, "AI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중심에 선 삼성"이라는 프레임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AI 반도체 회사'로서의 삼성, 증권가가 그리는 청사진
해외 언론이 주목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삼성이 분기 신기록을 세운 것 자체가 아니라,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는 사실이었다. 모건스탠리는 "삼성은 급격한 이익 회복 사이클의 한가운데에 있다"며 "전례 없는 공급 제약 시기의 이익 성장을 반영하면 상당한 추가 상승 여력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증권사와 국내 증권사의 연간 전망도 궤를 같이했다. 씨티그룹이 310조원을 제시한 데 이어, 한국투자증권은 302조원, KB증권은 327조원으로 삼성의 2026년 연간 영업이익을 전망했다. 모두 300조원을 상회하는 수치다. KB증권의 김동원 리서치본부장은 "AI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삼성의 DRAM과 NAND 출하량의 약 60%를 흡수하고 있다"며, 글로벌 빅테크의 AI 인프라 확대가 장기 수요를 견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1분기 DRAM에서만 4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과거 스마트폰이나 가전으로만 인식되던 삼성의 이미지는 이 1분기 실적 공시를 기점으로 전환기를 맞이했다.

남은 변수들, 그리고 지속성의 질문
다만 해외 분석가들은 향후 리스크도 짚었다. 가장 가까운 위협은 미국-이란 분쟁에서 비롯된 소재 공급 차질이다. 뉴욕타임스와 로이터는 3월 말, 이란전쟁으로 글로벌 헬륨 공급의 3분의 1이 차단됐으며 반도체 생산에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에너지 비용 상승이 AI 데이터센터 수요를 둔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기술적 변수도 존재한다. 구글이 3월 24일 공개한 AI 모델 압축 알고리즘 '터보퀀트(TurboQuant)'는 대규모 언어모델의 키-밸류 캐시 메모리 사용량을 6배 줄이고 처리 속도를 최대 8배 높일 수 있다고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이 기술이 메모리 수요 전망을 제약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다만 시장의 반응은 차분했다. 오르투스 어드바이저스의 앤드류 잭슨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은 구글 압축 기술의 위협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AI 시대의 선택받은 기업'으로의 재탄생
결국 삼성전자의 1분기 57조원 영업이익은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었다. 해외 주요 언론이 공통으로 읽어낸 것은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메모리 시장을 구조적으로 변모시키고 있으며, 그 중심에 삼성이 다시 섰다는 현실이었다. 미국 언론은 AI 인프라 투자와 가격 상승의 인과관계에, 유럽 언론은 반도체 업황 회복의 구조적 배경에, 아시아 언론은 글로벌 경쟁 구도의 변화에 각각 초점을 맞췄지만, 결론은 하나로 수렴했다.

HBM4 세계 최초 양산이라는 기술적 성과와 메모리 가격 급등이라는 시장 호황이 겹치면서, 삼성은 '스마트폰 회사'에서 'AI 시대의 핵심 반도체 회사'로 탈바꿈했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HBM 매출 비중의 빠른 확대, 2분기 이후 메모리 가격 추이, 파운드리 사업의 흑자 전환, 그리고 미국-이란 분쟁발 소재 공급 리스크다. 그러나 적어도 이 1분기만큼은, AI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수혜자로서 삼성의 위상을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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