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가계부채와 고물가, 경기부진 그리고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리스크, 미국 금리 등 인하·인상 요인이 엇갈리면서 일단 지켜보자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이날 오전 9시 열린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연 3.50%)를 동결했다.
앞서 2020년 3월 16일 금통위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p 낮추는 이른바 '빅컷'(1.25→0.75%)에 나섰고, 같은 해 5월 28일 추가 인하(0.75→0.50%)를 통해 2개월 만에 0.75%p나 금리를 빠르게 내렸다.
그 뒤로 기준금리는 같은 해 11월, 2022년 1·4·5·7·8·10·11월과 2023년 1월까지 0.25%p씩 여덟 차례, 0.50%p 두 차례 등 모두 3.00%p 높아졌다.
하지만 금리 인상 기조는 지난해 2월 동결로 마무리되고 3.5% 기준금리가 이날까지 약 1년째 유지되고 있다.
한은이 8연속 동결을 결정한 것은 한마디로 부동산PF·물가·경제성장·가계부채 등 상충적 요소들의 복합 위기에 대응해야 하는 딜레마 상황 때문이다.
한은(2.1%)과 정부(2.2%)는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를 웃돌 것으로 보고 있지만, LG경영연구원(1.8%)·신한금융지주(1;7%)·KB금융지주(1.8%) 등은 고금리·물가에 따른 소비 부진 등을 근거로 지난해(한은·정부 1.4% 추정)에 이어 올해 2년 연속 1%대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체 은행권 가계대출도 작년 4월 이후 12월까지 9개월 연속 늘었다. 지난달에만 전체 가계대출이 3조1천억원, 주택담보대출도 5조2천억원 또 불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대체로 동결 행진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피벗(통화정책 전환)과 함께 하반기부터 비로소 한은의 금리 인하도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미국(5.25∼5.50%)과의 기준금리 역전 폭은 2%p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7월 첫 인하를 예상하며 "소비가 하반기로 갈수록 부진할 가능성이 큰 데다, 이때쯤 서비스 중심으로 물가 상승률 하락도 뚜렷해지면서 한은의 정책 대응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성수 글로벌에픽 기자 lss@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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