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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c Why] OK금융은 왜 예별손보 구원투수로 ‘재무·계리통’을 내세웠나

영업보다 자본확충이 우선…인수단장에 ‘숫자통’ 송윤상 배치

성기환 CP

2026-10-26 09:20:54

송윤상 예별손해보험 인수단장. [사진=흥국화재]

송윤상 예별손해보험 인수단장. [사진=흥국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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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성기환 CP] OK금융그룹이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예별손해보험(옛 MG손해보험) 인수단장에 영업 현장 출신이 아닌 재무·계리 전문가 송윤상 전 흥국화재 대표를 전면에 배치했다. 금융권은 첫 보험사 인수를 앞둔 OK금융이 '영업통' 대신 '숫자통'을 적임자로 세운 것으로 해석한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OK금융은 최근 송 전 대표를 예별손보 인수단장으로 선임했다. 인수 주체인 오케이넥스트가 이달 초(7일) 예금보험공사와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은 뒤, 거래 종결에 앞서 인수 이후를 준비할 총괄 책임자부터 기용한 것이라고 시장은 평가한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보험사 경쟁력의 핵심은 영업인데, 신규 영업이 사실상 멈춘 회사를 영업 경험이 부족한 인물이 되살릴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OK금융이 송윤상 카드를 꺼낸 배경에는 예별손보가 처한 재무적 상황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금 예별손보에 필요한 것은 '일단 팔고 보자'식 외형 확대가 아니라 정밀한 셈법으로 자본 확충부터 서두르는 작업이라는 판단에서다.
'완전자본잠식' 예별손보…외형 확장보다 '자본 설계'가 먼저

보험업계는 OK금융이 재무·리스크 전문가를 앞세운 이유를 예별손보의 재무 지표에서 찾는다. 예별손보는 올해 상반기 말 자본총계 마이너스(-) 5천702억원을 기록해 부채가 자산(3조3천562억원)을 웃도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경과조치 적용 후 지급여력(K-ICS·킥스)비율도 -41.8%에 그쳐 금융당국 권고치(130%)를 크게 밑돌았다.

특히 손실 폭은 2분기 들어 커졌다. 1분기 45억원 흑자였던 보험손익은 상반기 누적 1천18억원 적자로 돌아섰고, 2분기에만 약 1천63억원의 보험손실이 쌓였다.

이에 따라 OK금융의 자본 확충 계획에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다. IB업계에 따르면 OK금융은 예보에 1조1천억원대 지원금을 요청하는 한편, 예보 지원과 별도로 인수 후 3년간 4천억원을 출자하는 로드맵을 세웠다.

하지만 상반기 실적 악화로 1천100억원 이상이 더 필요해지자, OK금융이 증자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설명이다. 다만 OK금융은 추가 투입 규모를 아직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이 회사 관계자는 "내부 실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은 송 단장의 이력이 이런 과제와 맞닿아 있다고 본다. 서울대 수학과에서 학·석사를 마친 그는 1993년 대신생명에 입사한 뒤 현대해상과 삼성생명에서 상품개발·경영기획·리스크관리 업무를 맡았다.
이어 2014년 KB생명 부사장으로 옮겨 리스크관리본부장과 경영기획본부장을 지냈고, KB금융지주에서는 보험총괄로서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업무를 지휘했다.

이 때문에 송 단장의 경력이 예별손보의 보험계약부채 점검과 킥스 관리에 곧바로 쓰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약 122만건에 이르는 보유계약의 손익 구조를 다시 따지고, 자본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작업을 정상화의 출발점으로 보기 때문이다.

보험계리 업계에서도 이 같은 이력에 높은 점수를 준다. 한 회계법인 보험계리 담당 임원은 "송 대표는 재무나 계리 쪽에서는 '탑 오브 탑'인 만큼 그 부분에서는 충분히 인정받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신계약이 멈춘 상황인 만큼 보유계약 관리에 무게를 둔 인선이라는 해석도 내놓는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금 예별손보에는 영업보다는 관리형 리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업은 누가?' 우려엔 순서론…흥국화재 CSM 확대 경험도 주목

영업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를 두고 보험업계에서는 '역할 분담과 순서의 문제'라는 반론이 나온다. 자본이 바닥난 상태에서 판매부터 늘리면 오히려 자본 소진이 빨라질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로 보험업계 계리 전문가들은 장기 보장성보험의 경우 신계약 초기에 사업비와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부담이 몰린다고 설명한다. 새 계약에서 확보한 보험계약마진(CSM) 역시 보장 기간에 걸쳐 나눠 이익으로 인식하는 만큼, 판매를 늘려도 기존 계약의 손실을 곧바로 메우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시장은 송 단장의 역할을 영업 현장 독려보다 수익성 높은 상품 구조를 설계하고 자본 여력을 확보하는 데서 찾는다. 영업 조직이 판매에 집중할 수 있는 기반부터 다지는 투트랙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보험업계는 '영업 약점' 우려를 덜어줄 근거로 송 단장의 흥국화재 시절 성과에 주목한다. 그는 2024년 3월 흥국화재 대표에 오른 뒤 건강보험 등 장기 보장성 상품 확대에 힘을 실었다. 그 결과 취임 첫해인 2024년 흥국화재의 수입보험료는 3조2천12억원으로 전년보다 1.4% 늘었다. 이어 2025년 상반기 신계약 CSM은 2천354억원으로 전년 동기(1천157억원)의 두 배를 넘어섰다.

이를 두고 송 단장이 '탁상형 재무통'에 머물지 않고, 판매 현장의 수익 구조까지 이해하는 '실전형 계리 전문가'라는 점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업 공백은 별도 인력으로 메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일단 인수한 뒤 재무적인 안정부터 가져가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며 "매출은 별도 인력을 충원해 맡길 것"이라고 점쳤다.

실제로 보험업계에 따르면 OK금융은 현장 인력 보강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현재 약 260명인 예별손보 인력을 500~600명 수준으로 늘리는 방안으로, 경영진과 영업, 위험관리 부문을 충원 대상으로 꼽았다.

다만 OK금융은 아직 본격적인 충원에 나설 시점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아직 그 단계까지는 아니다"라며 "인수가 완전히 끝난 게 아니고 대주주 적격성 심사도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보험업계 안팎에서는 OK금융이 옛 MG손보 출신 인력부터 접촉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과거 MG손보 퇴직자들을 중심으로 재입사 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대표 선임 후 '투톱 체제' 관측…원점서 출발하는 조직·전산 재건

금융권은 OK금융의 이번 인사를 인수 이후 대표 선임까지 내다본 포석으로 해석한다. 인수 과정에서 회사의 재무 상황과 현안을 파악한 인수단장이 거래 종결 후 대표를 맡으면, 경영권 이전 초기의 혼선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나아가 시장 일각에서는 송 단장이 대표에 오를 경우 재무·리스크와 영업을 각각 다른 대표가 맡는 '투톱' 체제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앞서 우리금융도 2024년 9월 성대규 전 신한라이프 대표를 보험사 인수단장으로 영입해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를 맡겼고, 성 대표는 2025년 7월 동양생명 대표에 올랐다.

다만 보험업계는 송 단장 앞에 놓인 과제가 우리금융 사례와 성격이 다르다고 지적한다. 기존 보험사를 그룹에 편입하는 작업이 아니라, 완전자본잠식 회사의 재무구조와 영업 기반을 새로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OK금융에는 보험 계열사가 없어, 내부 조직과 업무 체계를 사실상 처음부터 갖춰야 한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기에 손보업계는 전산 시스템 재구축도 넘어야 할 과제로 지목한다. 이 때문에 예별손보 경영을 이끌 인물에게 필요한 역량을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한 손해보험사 고위 관계자는 "전산 시스템 전체를 새로 개발해야 하는 만큼 개인적으로는 차세대 시스템 구축 경험이 있고 판매채널 개발을 잘하는 사람이 맞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판매채널 복원은 인력 충원과 별개의 과제로 남는다는 관측이다. MG손보의 지난해 상반기 말 전속 설계사는 284명에 그쳤고, 이 가운데 일부는 가교보험사 전환 전후 다른 보험사나 법인보험대리점(GA)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예별손보가 설계사 조직을 새로 꾸리거나 GA와의 제휴를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장이 투톱 체제를 점치는 배경도 이 같은 과제와 맞닿아 있다. 앞서 송 단장의 계리 역량을 높이 평가한 회계법인 임원도 투톱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예전 MG손보도 재무와 영업을 나눠 맡는 투톱 체제로 간 적이 있다"며 "인수단은 지금처럼 가더라도 향후 정식 대표를 맡을 때는 영업을 총괄할 대표를 따로 두는 투톱 형태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당국 승인 관문 남아…정상화 속도가 첫 보험업 진출 성패 좌우

시장은 예별손보 인수의 남은 관문으로 금융당국 승인을 꼽는다. 거래를 마무리하려면 대주주 변경승인을 받아야 하고, 금융감독원은 심사 과정에서 OK금융이 추진 중인 인수 건 전반을 고려해 그룹의 자금 여력을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OK금융도 심사 통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문제가 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송 단장의 대표 선임 여부도 아직 확정 전이다. 하지만 보험업계에서는 인수단장을 거쳐 대표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회사 측은 예별손보의 안정적인 정상화와 통합에 역량을 모으고, 킥스를 감독당국 권고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과거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해 업계 2위 수준으로 키운 경험을 이번 인수의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보험업계는 송 단장 기용을 OK금융이 예별손보에서 외형 성장보다 탄탄한 재무 구조를 앞세워 '질적 성장'을 꾀하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다만 인수 직후의 '허니문' 기간이 지난 뒤가 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그룹 차원에서 외형 확대를 서두를 경우, 원칙을 중시하는 송 단장의 경영 스타일과 조율하는 과정이 과제로 떠오를 수 있다고 본다.

결국 예별손보 정상화의 관건은 자본 보강에 그치지 않고, 기존 계약의 손실을 줄이면서 신규 영업으로 이익 기반을 얼마나 빨리 쌓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금융권은 송 단장의 재무·계리 전문성이 OK금융의 정상화 경험과 맞물려 영업 우려를 불식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에픽 성기환 CP / keehwan.s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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