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공채 유지
삼성이 현재의 채용 원칙을 수립한 시점은 1990년대 초반이다. 1957년 국내 최초로 신입사원 공채를 도입한 이후 고도의 성장기를 거친 삼성은 인사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했다. 학력·국적·성별·나이·연고 제한을 전면 폐지하고 인재의 능력을 순수하게 평가하는 체계로 전환한 것이다. 이후 70년간 공채 제도를 이어온 삼성은 현재 4대 그룹(삼성·SK·현대차·LG) 가운데 정기 공채를 유일하게 유지하고 있는 기업이 되었다.
1970년대 오일쇼크와 2000년대 금융위기 같은 경제 위기 속에서도 삼성은 공채를 멈추지 않았다. 최근 5년간 공채 전형에 지원한 고졸·전문대 출신 인원만 수천 명에 달한다.
핵심 사업 최전선에 선 고졸 인재들
이는 채용 문호 개방이 단순히 기회 확대의 차원을 넘어,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실질적 전략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채용을 넘어 조직 문화를 바꾸다
삼성의 인사 혁신은 채용에만 그치지 않았다. 1993년 대졸 여성 신입사원 공채를 신설하며 성별에 따른 장벽을 허물었다. 인성과 직무 적성을 체계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는 이후 다른 대기업들의 모범 사례가 되었다. 두산(DCAT·2005년), 현대차(HMAT·2007년), LG(2010년), 롯데(L-tab·2011년) 등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자체 인적성검사를 도입한 것이다.
직급 통폐합을 통한 수평적 조직문화 확산과 직급별 체류 연한 폐지는 일하는 방식 자체를 변화시켰다. 이러한 제도 개선들은 학벌이 아닌 능력으로 평가받는 직원 성장의 토대를 만들었다.
'학벌보다 능력'이 문화가 되다
'학벌보다 능력'이라는 원칙이 국내 기업 문화에 뿌리내리는 데는 삼성의 30년 실험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SK하이닉스의 최근 선언이 화제가 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삼성이 이미 실행하고 성과로 증명한 경로를 다른 대기업이 공식적으로 수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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