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대 금투협회장에 도전하는 KB자산운용 이현승 전 대표.
제7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이현승 전 KB자산운용 대표다. 16년간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대표를 역임하며 '장수 CEO'로 평가받는 그는 특히 KB자산운용을 '대체투자 명가'로 우뚝 세우며 업계 판도를 바꾼 인물로 기억된다.
1966년 서울에서 태어난 이현승은 서울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거쳐 1988년 제32회 행정고시에 합격하며 금융 전문가로서의 첫 발을 내딛었다. 재정경제부 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한 그는 1991년 서울대에서 행정학 석사를, 1998년에는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의 이력에서 주목할 점은 외환위기 당시 재정경제부 서기관으로 장관을 보좌하며 경제위기 최전선에서 활약했다는 것이다. 이 경험은 이후 그가 자본시장에서 펼쳐나갈 혜안의 밑바탕이 됐다.
2002년 메릴린치 서울지사 IB부문 이사를 거쳐 2006년 GE 에너지코리아 사장, 2008년 SK증권 사장을 역임하며 민간 금융의 세계로 본격 진출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2015년 코람코자산운용 사장, 2017년 현대자산운용 사장을 거쳐 2018년 KB자산운용 사장에 취임했으며, 2023년 말까지 5년 넘게 CEO직을 수행했다.
대체투자로 업계 지형도를 바꾸다
이현승 대표의 가장 큰 업적은 단연 KB자산운용을 '대체투자 명가'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2017년 현대자산운용 대표 시절부터 이미 대체투자를 주력 사업으로 내세우며 국내 인프라에 편중됐던 포트폴리오를 개편하기 시작했다.
2018년 KB자산운용 대체투자부문 사장으로 합류한 뒤에는 해외부동산운용본부를 신설하고 투자처를 적극 발굴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2018년 말 5,600억원 수준이었던 해외부동산펀드 규모가 2019년 말 1조원을 돌파했고, 2021년 10월 기준 2조2,800억원까지 성장했다. 2022년 상반기에는 대체투자부문 수탁고가 20조5,000억원 규모까지 늘어나며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성장세는 멈추지 않았다. 2024년 말 기준 대체투자 수탁고는 32조원을 넘어서며 전년 대비 76%나 증가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KB자산운용이 대체투자 분야에서 확고한 1위 자리를 굳힌 것은 전적으로 그의 안목과 추진력 덕분이었다.
이 대표는 업계에서 'Mr. 디테일'로 불린다. 2021년 새해 첫날, 주요 증권사와 은행의 상품 담당 실무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어 화제가 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형 운용사 CEO가 실무자까지 직접 챙기는 일은 드물다"며 "10년 넘게 CEO로 활동한 내공이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그의 꼼꼼한 리더십은 ETF 시장에서도 빛을 발했다. KB자산운용은 그의 리더십 아래 ETF 자산가치 점유율에서 2024년 말 기준 8.2%를 차지하며 업계 3위에 올랐다. 특히 채권 ETF를 무기로 시장점유율 20%대의 '3강 구도'를 구축하며, 오랜 양강 체제를 깨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로 새 출발
2023년 말 KB자산운용 대표직을 내려놓은 지 1년 만인 2025년 1월, 이현승 대표는 LHS자산운용을 설립하며 대체투자업계에 복귀했다. 초기 자본금 16억원 규모로 시작한 LHS자산운용은 이 대표가 51%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SK증권과 교보증권 등이 나머지 지분에 투자했다.
이 대표는 "고령화 시대에 어떻게 하면 부의 증진과 사회적 해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까 고민 끝에 대체전문 운용사를 설립했다"며 데이터센터, 오피스, PF대출 등 다양한 부동산 딜을 담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령화와 연금 문제에 대한 그의 관심이 새로운 사업 방향으로 구체화된 셈이다.
2025년 10월, 이현승 대표는 제7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 공식 출마했다. 그는 "자본시장 활성화를 통해 국민이 자본시장에서 얻는 수익이 '제2의 월급통장'이 되도록 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가 내세운 핵심 공약은 국민의 안정적 노후 보장, 연기금 수익률 제고, 혁신기업의 자본조달 촉진이다. 특히 경직된 규제환경 개선, 배당소득 분리과세 확대, 디지털자산시장 활성화 등을 주요 과제로 내세우며, 16년간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대표를 역임한 자본시장 전문가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금융투자업계의 성장과 혁신을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외환위기 극복 경험에서 시작해 대체투자로 업계 판도를 바꾼 이력, 그리고 고령화 시대 연금 문제에 대한 깊은 고민까지. 자본시장 전문가이자 '장수 CEO'로 평가받는 이현승 전 KB자산운용 대표는 이제 새로운 무대에서 한국 자본시장과 국민 연금의 미래를 그려가고 있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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