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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상륙작전 ⑮ 코스맥스] 오너 2세 형제 동반승진 … ‘대권’ 놓고 각축

본업 vs 미래사업 역할 분담 … 이경수 회장의 ‘후계자 실험’은 성공할까?

안재후 CP

2025-12-30 11:43:40

이병만 코스맥스 부회장, 이병주 코스맥스비티아이 부회장

이병만 코스맥스 부회장, 이병주 코스맥스비티아이 부회장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코스맥스그룹 이경수 회장의 장남 이병만(1978년생)과 차남 이병주(1979년생) 형제가 29일 정기 임원인사에서 나란히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지난 2023년 형제를 각자 대표로 임명했던 이경수 회장이 이번에는 동시에 부회장으로 승진시켜 후계 경쟁구도를 본격화한 것이다. 그룹내에서는 3년에 걸쳐 진행된 경영 실험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고 보고 각각의 역량을 인정하되, 경쟁과 협력이라는 긴장 관계를 유지하면서 미래 경영권 승계를 진행하겠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2023년 각자 대표로 임명 … 이번에는 부회장 동반 승진

이번 인사를 통해 코스맥스는 경영 역할을 명확히 이원화했다. 이병만 부회장은 코스맥스에서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 사업 전반을 총괄한다. 연구개발(R&D), 생산, 품질 관리, 글로벌 고객사 대응 등 회사의 '본업'을 전담하는 구조다.

이병만 부회장은 2005년 코스맥스 입사 이후 지난 20년간 회사의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확대와 기술 경쟁력 강화를 주도해왔다. '중국통'으로 알려진 그는 동남아시아와 중국 시장 진출을 선도했으며, 세계 1위 화장품 ODM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향후 그는 인디브랜드의 글로벌 화장품 시장 진출 기여, 차세대 화장품 기술 확보, 프리미엄·기능성 제품군 확대, 글로벌 핵심 고객사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에 집중하며 화장품 제조 경쟁력의 '최종 완성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반면 이병주 부회장은 지주사인 코스맥스비티아이 차원에서 그룹의 중장기 전략과 신사업을 총괄하며 '미래 성장 엔진'을 책임진다. 2008년 입사한 이병주 부회장은 경영지원본부 이사, 미국 법인 대표 등을 거치며 글로벌 경영 경험을 축적했다.

이병주 부회장이 향후 집중할 분야는 맞춤형 화장품 및 디바이스, 뷰티테크와 데이터 기반 개인화 솔루션, 미래 소비자 경험 중심의 신규 비즈니스 모델, 전략적 투자 및 인수합병(M&A) 등이다. 글로벌 뷰티 산업이 대량 생산에서 초개인화, 맞춤형 시대로 빠르게 이동하는 가운데 코스맥스그룹이 '맞춤형 뷰티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는 전략 전환의 중심축이 될 전망이다.

지속되는 형제 경쟁 구도 … '미완의 경영승계 실험'

흥미로운 대목은 경영승계와 관련 이경수 회장의 복심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두 형제를 동시에 부회장으로 승진시킨 것은 역설적으로 경쟁 구도를 심화시키겠다는 의중으로 읽혀진다.

2023년 각자대표 체제 도입 이후 이병만과 이병주는 지주사와 사업회사 대표직을 번갈아 맡으며 경쟁해왔다. 이병만은 2023년 코스맥스비티아이 대표로 옮겼다가 올해 3월 다시 코스맥스 대표로 돌아왔고, 이병주는 반대 방향의 이동을 경험했다. 이러한 직책 변경은 우연이 아니라 이경수 회장이 의도적으로 설계한 경영 방식이다.

두 형제가 보유한 지분도 주목할 만하다. 이병만은 코스맥스비티아이 지분 19.95%를 보유 중이며, 이병주는 코스맥스비티아이 10.52%와 자신이 최대주주인 코스엠앤엠의 9.43%를 합쳐 보유하고 있다.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대등한 수준의 지분 구조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를 "승계 구도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라고 분석한다. 이경수 회장이 실질적인 후계자 선정을 미루면서 형제 간의 경쟁을 통해 '최고 경영자의 자질'을 입증받고자 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 재벌의 경영권 세습 구도와는 다른, 일종의 '경쟁 기반 승계 모델'을 실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뷰티 시장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

이번 임원 인사가 단순한 세대 교체를 넘어 경영 전략의 재편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코스맥스는 부회장 승진 인사를 통해 '글로벌 화장품 ODM 사업의 본업 강화'와 '미래 사업 확장'의 전략적 재편을 명시했다.

K-뷰티 글로벌 확산에 힘입어 코스맥스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024년 연결 매출은 전년 대비 21.9% 증가한 2조 1,661억 원을 달성했고, 영업이익은 51.6% 증가한 1,754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한국 법인이 1조 3,577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28.4% 성장을 이룩했으며, 인도네시아는 설립 이후 처음으로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올해 코스맥스의 매출은 2조 5,000억 원대, 영업이익은 2,300억 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회사는 '2028년 연결 매출 3조 7,0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러한 고성장 기조 속에서 형제 체제 정착과 전문경영진 영입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구축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지주사 체제 강화와 미래 먹거리 발굴

코스맥스의 지주사 체제 재편은 글로벌 뷰티 산업의 변화 대응과도 직결된다. 각 계열사의 기술, 데이터, 제조 역량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미래 사업을 선제적으로 육성하는 구조를 갖추려는 것이다. 이는 안정적인 수익 구조(ODM)와 미래 성장 동력(신사업)을 동시에 확보하는 '양날개 전략'이다.

코스맥스그룹 관계자는 "현재 그룹은 향후 미래 10년의 먹거리를 준비하는 중요한 시점에 있다"며 "이번 인사를 통해 이병만, 이병주 부회장이 각각 안정적 수익구조와 미래 성장 동력의 확보라는 중차대한 과제 앞에서 각자의 장점을 살려 시너지를 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K-뷰티 글로벌 성공과 ODM 산업 확장

코스맥스의 부회장 동반 승진이 이뤄진 배경에는 K-뷰티의 글로벌 성공과 ODM 산업 확장이 있다. 인디브랜드의 글로벌 확산으로 인한 주문 증가, 동남아시아 시장의 성장, 데이터 기반 초개인화 화장품에 대한 수요 증가 등이 코스맥스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해 코스맥스는 5억 2,460만 개의 화장품을 생산했으며, 올해는 생산 능력(CAPA)을 33억 개로 확대했다. 국내 공장에서는 올해 생산라인 증설을 통해 CAPA를 전년 대비 30% 증가한 10억 개 이상으로 확장했을 정도로 수요가 폭발적이다.

‘내부 경쟁’으로 인한 혁신은 가능할까

이병만 부회장이 2005년 입사해 약 20년 경력을 쌓은 반면, 이병주 부회장은 2008년 입사로 약 17년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경력, 글로벌 경험, 사업 전문성 등에서 이병만 부회장이 우위를 점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경수 회장이 명확한 승계 구도를 제시하지 않은 것은 계산된 선택이다.

한국 기업 지배구조 연구자들은 이러한 구조를 ‘피할 수 없는 경쟁의 선택’으로 평가한다. 형제 간의 경쟁이 지속되는 동안 각자가 자신의 영역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도록 유도하고, 결국 그룹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다만 이러한 경영 방식이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경수 회장의 실제 후계자 선정은 여전히 '미완의 실험' 상태인 것이다. 최종적인 경영권 승계 시점이 다가올수록, 코스맥스 경영진과 시장의 관심은 더욱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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