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400대 1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된 영화 ‘마녀(魔女) Part2. The Other One’(이하 마녀2)에서 빛나는 존재감을 보여준 신시아는 지난 18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운 전공의생활’(이하 '언슬전')을 선택하며 변화를 꾀했다.
영화 ‘마녀2’로 화려하게 데뷔했던 그는 이후 차기작이 밀리며 긴 기다림의 시간을 맞이했다. 뒤이어 잡았던 ‘언슬전’ 촬영도 방송 편성이 밀리며 또 다른 기다림이 시작됐고, 그렇게 흘러간 시간은 어느덧 3년이 됐다. 그는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캐릭터를 멋지게 소화하며 다시 한번 자신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 성공했다.
“‘마녀2’ 이후 1년 여의 시간이 기다림을 배우는 계기가 됐어요. 물론 스스로를 자책했던 적도 있었지만, 그래서는 안 되겠다는 결론과 함께 스스로 ‘리본 프로젝트’라 이름 붙인 습관들을 하기 시작했어요. 책을 읽으면서 다시 태어나야 할 수 있을 만한 것들을 직접 하고, 이를 통해 감사함도 알게 되고 스스로 사랑하는 법을 알게 됐어요. 그러한 결과가 지금의 ‘언슬전’이예요. 긍정적이면서도 유연해진 지금이 좋아요.”
“신원호 감독님 작품을 보면서 자란 세대예요. ‘응답하라’ 시리즈부터 너무 재밌게 봤어요. 처음에는 내가 재밌게 봐 온 작품을 한 감독님, 작가님과 일하게 됐다는 사실이 꿈 같아서 실감이 잘 안 났던 것 같아요. 주로 작업은 이민수 감독님과 했고, 신원호 감독님은 현장에 오셔서 아버지처럼 응원하시는 담당이었어요. 늘 든든한 버팀목처럼 계셔주셨던 것 같아요.”
극 중 신시아는 산부인과 레지던트 1년 차 표남경으로 분했다. 재수 끝에 의대에 입학, 병원에서 묵묵히 자기 몫을 하는 인물로서의 기본 서사와 함께 환자 염미소나 동료 김사비, 후배 탁기온 등 병원 식구들은 물론 전 남친 홍기동, 엄마까지 여러 인간 접점 속에서 다양한 감정들을 겪으며 인간으로서 성숙해지는 모습을 담백하고도 씩씩하게 표현해 시청자들에게 호감을 얻었다.
”표남경은 똑부러지려고 하지만 알고 보면 허당이고 정 많은 인물이라는 점이 저와 닮아있는 노력하는 평범한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 물론 그 노력은 단순한 몰입보다는 삶과 인생에 대한 열정이라고 생각했죠. 이를 염두에 두면서 실제 병원을 참관하고 1년 차 전공의 선생님들과 질의응답을 통해 많은 정보를 얻었어요. 또한 의대 다니는 친한 친구에게 자문하며, 스타일링이나 행동, 용어 등을 현실감 있게 표현하려고 했어요. 신원호 감독님께서는 '제가 하는 것이 곧 남경'이라며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해주셨어요. 다만 자칫 얄미워 보일 수 있는 남경의 모습을 조금 입체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해주셨어요.“
특히 환자 염미소와의 에피소드에서 느껴지는 인간적인 정서나 엄마와의 현실적인 감정교감 등을 토대로 펼쳐진 현실적인 눈물연기는 실제 신시아의 모습과도 닮아있는 듯한 모습으로 크게 관심을 얻었다.
”저도 실제 엄마와 사이가 각별해서 몰입하기 쉬웠어요. 물론 그 마음을 다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남경을 연기하면서 그 마음을 좀 더 알게 된 것 같아요. 그와 함께 '남경이 마지막에 울 때 엄마의 마음을 다 이해하지 못하고 우는 것 같아서 좋았다'는 댓글을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았어요.“
신시아는 올해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언슬전’ 방영에 앞서 지난 2월에는 tvN 예능프로그램 ‘에드워드리의 컨츄리쿡’에 출연했다. 털털하고 러블리한 모습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먹는 것에 진심인 태도로 '먹시아'라는 별명도 얻었다.
”정말로 먹는 걸 좋아하고 잘 먹어요. 그걸 좋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앞으로도 열심히 먹을 예정이에요. 원래도 음식을 좋아했는데 예능 하면서 관심도가 더 높아졌어요. 요리도 셰프님이랑 같이하다 보니 나름의 프로 의식이 생겼어요. 셰프님도 제자로 인정해 주셨어요.“
지난달 개봉한 영화 ‘파과’에서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극 중 어린 조각 역을 맡아 열연했다. 류(김무열)을 향한 사랑의 감정, 치열한 액션 연기까지 소화했다.
”‘마녀2’ 때는 타격 액션보다는 초능력으로 멀리서 하는 게 있었어요. 반면 ‘파과’는 근거리 타격 액션이 많았어요. 합을 많이 맞췄죠. 액션의 맛을 알게 됐어요. 짜릿하고 재밌었어요. 액션이 이렇게 재밌는 거구나, 욕심이 많이 생겼어요. ‘파과’ 촬영 끝나고 1년 정도 됐는데 지금 복싱도 배우고 체력도 기르고 있어요. 액션을 더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현장에서 느끼는 분위기가 그의 연기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현장에 있을 때가 제일 행복하다는 여배우다. 때문에 드라마 ‘언슬전’은 신시아에게 특별한 경험이었다. 강유석(엄재일 역), 고윤정(오이영 역), 김예지(김사비 역) 등 동료들과 운명공동체라는 생각을 한 듯했다. 촬영장에서 느낀 그 묘한 호흡을 잊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강)유석 오빠는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현장 분위기를 항상 좋게 만들어줬어요. (고)윤정 언니는 연기적으로는 물론 인간적으로도 너무 든든하고 멋진 사람이었어요. 주변을 잘 챙기는 모습과 함께 연기 디테일을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가는 재미를 알게 해줬어요. (김)예지 배우와는 드라마를 처음 시작하는 동기로서, 함께 성장해온 친구처럼 편안하게 호흡할 수 있었어요. 실제 사비와의 유치한 다툼 신은 그러한 호흡 속에서 애드리브로 만들어졌어요. 전반적으로 OBGY 팀뿐만 아니라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이 정말 친하게 지냈어요. 신원호 감독님의 리더십 덕분이 아닐까도 싶어요.“
신시아는 조정석, 전미도, 정경호, 유연석, 김대명 등 ‘슬의생’ 배우들이 카메오로 출연하는 것을 보면서 자신이 ‘슬의생’ 세계관에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조정석 선배님과 이봉련, 전미도 선배님이 붙는 신을 너무 보고 싶었어요. 촬영 이후에도 (고)윤정 언니와 함께 조정석 선배의 연기를 계속 지켜봤어요. TV를 보는 듯한 비현실적인 느낌 가운데서, 유연하게 즐기면서 시청자들을 재미있게 해주는 그의 연기를 보며 ‘닮고 싶은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어요.“
기존에 쌓아왔던 이미지에서 한 발 내딛어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배우들은 안다. 다음 작품을 통해 우리는 신시아의 어떤 모습을 보게 될까. 거듭날 그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언슬전’ 매 에피소드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성장하는 것을 느끼며 성취감을 느꼈어요. 앞으로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어요. 최근 촬영과 함께 공개된 단편영화를 통해 확인한 초심과 함께,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더 좋은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또한 체력을 키우고 드라마 속 위로 메시지를 품은 OST ‘달리기’를 비롯, '노래 좋아하는 토끼'로서 꾸준히 연습하면서 뮤지컬 무대에 서보고 싶어요.”
[사진 제공 = 앤드마크]
[글로벌에픽 유병철 기자 personchosen@hanmail.net / ybc@globalepic.co.kr]
<저작권자 ©GLOBALEPIC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