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27년까지 두 자릿수 이익 증분 속도, 한국 밸류체인의 전략적 중요도 확대, 주식시장 활성화 정책이 강세장을 뒷받침할 것"이라며 "핵심 변수는 환율"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의 국내 주식시장을 보는 시각이 달라지면서 실적에 더 집중하기 시작했다. 과거 한국을 신흥국 주식시장 일원으로 여겼던 외국인은 이제 한국을 미국 중심 공급망 재편 과정의 핵심 플레이어로 인식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반도체 등 수출주의 원화 환산 이익을 키우고, 시차를 두고 마진 개선으로도 이어진다. 환율과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증분 간 시차를 고려하면 2026년 말까지 이익 모멘텀은 우상향하는 구조다.
AI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로 HDD, SSD 등 스토리지 수요가 급증하면서 메모리 반도체가 전례 없는 강세 사이클에 진입했다. 2023년 Training(연산) 중심이었던 AI 투자가 Inference(추론)로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최신 동향은 오히려 데이터센터 중심 하드웨어 사이클 지속으로 집중됐다.
글로벌에서 생성되고 소비된 데이터 규모는 2010년 2제타바이트에서 2025년 181제타바이트로 지수함수 형태를 보이고 있다. 스토리지 시장 규모는 2025년 71억달러에서 2034년 2,090억달러로 연평균 12.6% 증가할 전망이다.
국내 대형 반도체 실적 컨센서스는 아직 보수적이다. 반도체 이익수정비율은 과거 호경기 고점 구간의 50% 내외에 비해 아직 낮은 수준이어서, 앞으로 실적 예상을 업데이트할 애널리스트들이 이익 추정치를 계속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2026년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신한투자증권은 IT, 산업재 등 수출 주도주 구도가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원/달러 환율과 EPS 증가율 간 상관계수를 보면 IT가 0.7로 가장 높고, 민감도는 5.3으로 환율이 1%p 상승 시 EPS 증가율이 5.3%p 상승하는 구조다.
다만 2026년 중요 변곡점으로 미국 정치 리스크를 꼽았다. 2026년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동력이 약화될 때는 포트폴리오 구성을 달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의 머니 무브(Money Move) 정책도 주목할 대목이다. 비생산적 자본을 모험자본과 금융자산으로 이전시키려는 정책으로, 국민성장펀드·BDC 운용, 증권사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 정책이 이를 촉진한다. 모험자본 촉진은 벤처캐피탈과 더불어 코스닥 수급을 개선시킨다.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코스닥 키맞추기 과정에서 바이오텍의 순환적 강세가 기대된다.
또한 부실기업 적시퇴출과 자사주 의무소각은 지수를 리레이팅시킬 변수다. 연말연초 국회 처리가 기대되는 3차 상법 개정안(자사주 의무소각)은 전체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지수를 3% 내외 상승시킬 수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EPS 예상을 고려한 2026년 지수 전망을 3,700~5,000포인트로 제시했다. 낙관 시나리오에서는 EPS 450포인트, PER 13배를 적용해 5,850포인트까지 전망했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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