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5.12.12(금)

한화그룹, 원-하청 성과급 동일하게 준다

한화오션 1만5000명 협력 근로자 혜택 … 대통령도 ‘칭찬’

안재후 CP

2025-12-12 10:23:22

경남 거제시에 위치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한화오션 제공

경남 거제시에 위치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한화오션 제공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원·하청 차별 없앤다" 한화오션 상생 경영, 이재명 대통령 "바람직한 기업문화"

한화오션이 조선업계에 새로운 상생 모델을 제시했다. 그동안 직영 직원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했던 협력사 성과급을 동일한 비율로 맞추기로 한 것이다. 이 결정으로 약 1만5000명에 달하는 협력사 근로자들이 본사 직원과 같은 수준의 성과 보상을 받게 됐다.

12일 한화오션에 따르면 2024년 기준으로 본사 직원들에게는 기본급의 150%가 성과급으로 지급됐으나, 협력사 근로자들은 그 절반인 약 75%만 받았다. 같은 조선소 현장에서 일하면서도 원청과 하청 간 성과급 격차가 컸던 셈이다. 한화오션은 이번 조치를 통해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하고 경영 성과를 원·하청이 차별 없이 함께 나누는 구조를 마련했다.

이재명 대통령 "동일노동 동일임금은 헌법적 원리"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한화오션의 결정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11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한화그룹의 협력사 동일 상여금 지급 사례를 직접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한화그룹이 하청 회사에도 똑같이 상여금을 주기로 했다고 하던데"라고 묻자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아마 오늘내일 보도가 될 것 같다"며 아직 대외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아, 그럼 오늘 이야기하면 다 새버렸네. 남의 영업 방해를 한 것인가"라며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그런 바람직한 기업 문화를 만드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평가하며 "동일 노동 동일 임금은 헌법적 원리"라고 강조했다. 임금 체계가 발주 회사 정규직, 비정규직, 하청 회사, 하청 회사 내 정규직과 비정규직 순으로 중층적인 구조를 이루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기업들의 상생 행보를 주문한 것이다.

숙련 인력 확보와 생산성 향상 기대

이번 조치는 단순한 처우 개선을 넘어 조선업계 전반의 인력 수급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조선업계에서는 협력사에 지급되는 성과급이 직영 근로자보다 적어 내국인 숙련공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현재 한화오션을 포함한 대형 조선소 협력업체의 외국인 근로자 비율은 전체의 20~30% 수준으로 1만 명 이상에 달한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처우 문제 때문에 그동안 내국인 숙련 근로자가 업계를 많이 떠나고 그 자리를 외국인 근로자들이 채워왔다"며 "성과급 현실화가 내국인 취업 선호를 높이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과급이 기본급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특성상 장기 근속할수록 보상 이익이 커지는 구조여서 숙련 인력의 이탈을 방지하고 내국인 숙련공 육성을 촉진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또한 원·하청 근로자들이 동등한 성과 보상을 받게 됨에 따라 안정적인 공정 관리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470억원 손배소 취하 … 연이은 상생 행보

한화오션은 최근 원·하청 갈등 완화를 위한 조치들을 연달아 내놓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2022년 거제조선소 파업과 관련해 하청지회를 상대로 제기했던 47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조건 없이 취하했다. 당시 옛 대우조선해양은 51일간 도크를 점거하며 파업한 협력업체 노동자 5명을 상대로 막대한 손해를 봤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한화그룹 인수 후 3년여 만에 상생을 위한 결단을 내린 것이다.

한화오션은 손배소 취하 당시 "단순히 민사소송을 취하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화오션과 우리나라 조선산업 미래를 위한 결단이며 새로운 출발"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에는 조선 하청지회의 96일간 고공농성 요구였던 상여금 50% 인상 등 격차 해소 방안도 협력업체와 협의해 수용한 바 있다.

이 밖에도 한화오션은 'TOP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내부 혁신 경험과 노하우를 외부 협력사와 공유하고 있다. 협력사 현장의 체질 개선과 운영 시스템 혁신에 중점을 둔 이 프로그램은 한화오션만 성장하는 방식으로는 글로벌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판단에서 시작됐다.

한화그룹 전반으로 확산되는 상생 경영

한화오션의 상생 행보는 한화그룹 차원의 협력사 동반성장 기조와 맥을 같이한다. 한화 건설부문은 동반성장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9년 연속 '우수' 등급을 획득했다. 공정거래 문화 정착, 협력사 역량 강화, 현장 중심 소통을 3대 핵심 과제로 삼고 동반성장 자금 직접 대여와 펀드 조성을 통한 금융 지원, 경영닥터제를 통한 맞춤형 컨설팅 등 전방위적인 상생 인프라를 구축해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처음으로 협력사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 '상생 스텝'을 실시했다. 100여 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원가관리, 설계분석, 원가 혁신 등 3단계에 걸친 교육을 진행하고, 그동안 사내 임직원 대상으로만 진행했던 글로벌 방산 트렌드 특강도 협력사 임직원들에게 개방했다.

한화시스템 역시 상생펀드를 조성해 협력사에 지원하고 상생협력아카데미를 운영하는 등 동반성장 문화 확산에 힘쓰고 있다. 스마트국방, 항공우주, AI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 첨단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을 발굴·육성하기 위한 '자상한기업'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회사의 경영 성과를 원·하청이 차별 없이 함께 공유하게 됐다"며 "조선업계에 새로운 상생 모델을 마련한 것으로, 협력사의 역량이 곧 한화오션의 경쟁력이라는 인식 아래 앞으로도 실질적인 상생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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