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참여 낙서에 아티스트 선무의 작품 중첩
'시대의 여명'展, '찾아가는 마을 브랜딩 갤러리’ 일환...
디제네레이션스21, 탈북작가 선무와 개성공단, 해방촌 이야기 담아...
적색과 청색의 공존을 통해 이념과 냉전의 시대의 스토리텔링을 통해 회화와 설치 작품을 작업하는 탈북 아티스트 선무가 마을 브랜딩 및 마을 디지털화를 실현하는 플랫폼 디제네레이션스21과 함께 개성공단과 서울 해방촌의 이야기들을 담은 전시를 시작했다.
독립경영 플랫폼 ‘디제네레이션스21(DI:generations21)'이 오는 9월 7일까지 해방촌 신흥시장에서 전시회 '시대의 여명'展을 개최한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디제네레이션스21의 ‘찾아가는 마을 브랜딩 갤러리’ 프로젝트 일환으로 탈북작가 선무가 만난 개성공단, 해방촌 사람들에 대한 작품으로 구성된다.
북한에서 태어나 남한행을 선택한 선무 작가는 로스앤젤레스, 뮌헨, 베이징, 뒤셀도르프 등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며 2020년 ‘올해의 작가’로도 선정된 바 있다.
이번 전시에서 선무 작가는 시민들의 참여로 완성된 작품 ‘개성공단 사람들’, ‘개성공단의 여명’을 9월 5일(오후 3시) 전시회 현장에서 첫 공개했다.
이 작품은 2미터 50센티에 달하는 대형 크기로 ‘너에게 해방이란?’이란 주제 아래 시민들이 직접 그린 아날로그 방식의 낙서와 작가 선무의 작품을 중첩, 디지털화시킨 것이 특징이다.
특히, 해방촌의 시장을 비추듯 해방촌 곳곳을 직접 찾아가 중첩되는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낸 퍼포먼스 형태가 돋보인다.
또한 마을 신흥시장 상인들이 개성공단 사람들이 그려진 작품을 직접 들고 사진 촬영을 하고, 남과 북 해방촌의 유산과 역사, 시장, 산업, 자손들의 만남을 표현해냈다.
‘디제네레이션스21(digenerations21)'는 "지난 8월 15일부터 해방촌 신흥시장 상인들과 선무작가의 작품 속 개성공단 사람들이 그림을 통해 만나는 장면을 사진으로 남기는 작업을 진행중이다."며 "특히 20대의 힙스터 방문자가 많은 신흥시장 사람들과 해방촌 풍경 안에 9월 5일 공개하는 200호 크기의 작품 '개성공단의 여명'은 새로운 빛을 비추고 힘을 불어넣는 기원을 담아 구상한 기획으로 개성공단은 생산을 해나가는 상업지의 상징으로 20대 방문이 많은 신흥시장에서 경영과 독립된 SNS를 통해 마을 브랜딩을 해나가고 덧붙여 해방촌에 폴라로이드 대여 1호점 ‘polar’와 연계하여 신흥시장 및 해방촌 지도를 구축하여 방문자들과 시대의 풍경을 자연스럽게 기록으로 만드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이번 프로젝트를 설명했다.

선무의 작품이 해방촌 시민들과 만났다. 디제네레이션스21, 탈북 아티스트 선무 '시대의 여명' 전시회/ 선무, 행복한 가족 / 사진=디제네레이션스21, Courtesy of artist
이미지 확대보기■ 아티스트 선무(북한 출생)
아티스트 선무는 2006년부터새터민으로 서울에 거주하며 자신의 삶을 그림으로 그리고 있다. 북한의 현실과 대한민국의 생활을 한 화면에구성함으로써 분단이라는 모순된 현실을 작업으로 이야기하는 아티스트 선무의 작품들은 회화가 가진 사회적 힘을 보여주고 있다.
2009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과 졸업
2007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개인전
2020 '나의 평화를 말하다' CR콜렉티브, 서울
2020 '나의 평화를 말하다' ab갤러리, 서울
2019 'Look at Us' Kunstraum, 뮌헨
2009 'UPSIDE-DOWN PROPAGANDA' The Wende Museum. 로스앤젤레스
외 개인전 및 단체전 다수
■ '시대의 여명'展 작가노트
개성 공단의 형제들에게
안녕하신가
나의 형제들이여 !
그대들은 내가 누구인지 몰라도
나는 대강 알겠으리라...
그대들의 남쪽 친구를 통해 들어서
내가 알아 들었으리라...
그곳에 일하던 청춘들이여
현이요, 향이요, 금희요... 그리고 또 ...
내 별 볼일없는 손 재주를 가지고
이제 그대들을
캔버스에 그려보련다.
나와 그대들을 통해
남과 북의 형제들을
그려보련다...
그대들의 사연 깊은 이야기를
전해 들으면서 드는 생각은
내가 이곳 서울 홍익대학교에 다니면서
느낀 그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남쪽대학생들과 부딧치며 드는
나의 생각은
아~ 우리는 서로 다르지 않는
같은 사람이라는 사실과
더 중요한 것은 말이 통하는 사이라는 것을...
그대들도 느꼈으리라
남쪽의 사람들과 함게 일하며
서로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얼마전에
내가 스톡홀롬대학교에 가서 강연을 하는데
유럽의 한 청년이 손을 번쩍들고 나에게 하는 질문이
“당신은 북에서도 살아보았고 바깥에서도 살아보았으니
당신이 느낀 것이 무엇이요?“
하고 거침없이 조선말로 질문을 하더이다.
그 순간
그 유럽친구에게 내가 대답 한 말이
“ 그래 그대여
이곳 유럽의 친구들이여 잘들어라
주체사상을 가지고 나와서도 살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없이도 살수잇다.
이것이 바깥세상에 나와서
내가 느낀 것이다.“
공단의 형제들이여
듣기에 불편하겠지만
사람들이 사는 이세상은
다양한 생각들이 존재하고
서로 조화 또는 불화를 일으키며
죽고 살며 하면서 살아간다
그대들은 상상할수 없을수도 있으리라.
허나 분명한 것은
사람은 사람으로 살아 숨 쉬다가
이 세상 가는 것임을...
다시말하면
그대들은 각자
그대들의 멋 을가지고
이 세상 태여났으니
그것을 가지고 이 세상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몰라도 좋네
그냥 남북이 서로 함게 일하고
이 세상에
그 존재의 가치를 드 높인다는 것을...
이것은 소중한고 귀중한 것이라 생각이 드네...
개성공단의 력사를 함게 해온
아래 동네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남의 일 같지 않아 내 붓을 들어
나의 마음을 표현하기로 했다네
나의 작품이 잘 나왔던 못나왔던 지간에
그대들을 형상화한 작업을 내 놓으리라...
한 방울의 물방울이 굳은 바위 쪼갤수 없지만
천방울 만방울 그 이상이 모여 쪼아대면
결국에는 쪼개지고 말지니...
너와 나의
그리고 이곳 남쪽의 친구들의 마음이 모이면
아니 지구의 량심들도
함게 모이면
우리의 미래는 찬란하게 빛나지 않겠는가...
저 하늘의 구룸아 전해다오
자유로이 나는 새야
이 내 마음 전해다오
-중략-
2021년 8월8일
저녘 8시 38분
디포그 작업실에서
- 선무
이 전시를 기획한 김유나 디제네레이션스21 대표는 “탈북 후 한국에 정착해 서울을 비롯 세계 곳곳에서 작품 활동을 활발히 이어가는 선무 작가와 함께 개성공단과 해방촌이란 마을, 그리고 시장을 새롭게 재해석해냈다”며 “디제네레이션스21은 앞으로도 마을 브랜딩 및 마을 디지털화를 실현하고, 스타트업 실증사업 및 창업 마인드 실험공간 개설 등 창의적인 실험을 이어갈 것”이라고 이번 전시의 소감과 지향점을 전했다.
한편, 전시를 주최한 디제네레이션스21은 8월 15일을 기점으로 해방촌에 창립된 플랫폼으로 찾아가는 미래 경영, 마을 브랜딩 갤러리의 역할을 수행하며 관련 산업과 연계된 그린 미래경영학교 실현 등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해방촌 신흥시장 일대에서 볼 수 있다.
김창만 기자 cmy@globaledu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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