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8(토)

17척 수주 본계약…반년치 일감에 올해 목표 초과 달성 한·카타르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 체결…가스 넘어 신산업 협력확대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174K LNG 운반선(HD한국조선해양 제공)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174K LNG 운반선(HD한국조선해양 제공)
윤석열 대통령의 카타르 국빈 방문을 계기로 HD현대중공업[329180]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7척, 액수로는 5조원에 달하는 대형 수주 계약을 따냈다.

역대 최대 규모 수주로, 한중 간 치열한 경합이 펼쳐지고 있는 세계 LNG 운반선 시장에서 한국의 압도적 우위를 보여줬다.

또 한국과 카타르는 양국은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를 체결했다. 가스 거래 중심이던 기존의 양국 경재협력의 틀을 디지털, 그린, 바이오, 제조 등 영역으로 확대해 양국 간 협력을 고도화하는 기반을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LNG 선박 '큰손' 카타르…조선업계 추가 수주 기대감

25일(현지시간) 카타르도하에서 열린 한·카타르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뤄진 양국 기업 간 계약 및 업무협약(MOU) 가운데 가장 주목받은 것은 단연 HD현대중공업의 LNG 운반선 대규모 수주였다.

HD현대중공업은 이날 카타르에너지와 LNG 운반선 17척의 신규 수주 본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액은 39억달러, 한화로 5조2천억원에 달한다.
카타르에너지는 2020년 6월 HD현대중공업과 조선소 독을 선점하는 계약인 DoA(The Deed Of Agreement)을 체결했다가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본계약이 이뤄졌다.

이번 계약으로 HD현대중공업은 단숨에 반년치 일감을 확보하고 올해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HD현대중공업의 올해 수주 목표는 118억달러였다. 새 계약액을 더하면 총수주액이 125억달러로 목표의 106%에 달하게 된다.

윤석열 대통령, 정기선 HD현대 사장과 악수(사진=연합)
윤석열 대통령, 정기선 HD현대 사장과 악수(사진=연합)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리야드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한·사우디 투자포럼에서 정기선 HD현대 사장과 악수하고 있다.

이번 대형 수주 성사로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 운반선 시장에서 한국 업계가 중국 업계를 압도하게됐다.

올해 세계 LNG 운반선 시장 수주 규모는 총 60척으로, 한국이 82%인 49척을가져갔고, 나머지 11척(18%)만중국 조선업체들에 돌아갔다.

업계에서는 한국과 카타르의 협력 기반이 강화되는 추세 속에서 LNG 운반선 '수주 잭폿'이 이번에 그치지 않고 당분간 이어질 수 있을 수 있다는기대감도 적지 않다.

세계 최대 LNG 수출국인 카타르는 자국 앞바다에서 대규모 천연가스전이 새로 발견됨에 따라 LNG 수송선단 확충을 대규모로 추진 중이다.

카타르에너지는 2020년 국내 3대 조선사와 100척이 넘는 LNG 운반선 건조 슬롯 계약(독 선점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해말부터 실제 발주를 이어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카타르는 현재 연간 7천700만t 수준인 LNG 생산량을 2027년까지 1억2천600만t으로 늘릴 계획"이라며 "LNG 운반선 같은 고부가가치 선박 수요가 많아질 전망으로, 우리조선업계의 수주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 한·카타르 경협, 가스 넘어 산업 전반 확대

한·카타르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TIPF를 체결했다. 방문규 산업부 장관과 하마다 빈 알타니 카타르 통상산업부 장관이 TIPF에서명했다.

한국과 카타르는 이전까지 양국 장관이 이끄는 고위급 전략협의회를 통해 경협 이슈를 관리해왔는데, TIPF 체결을통해 기존의 전통적 에너지 협력에서 석유·가스·광물 등 공급망전반, 디지털, 그린, 바이오, 중소기업 등 신통상 분야 협력을 아우르는 쪽으로 협력 기반을 고도화하기로 했다.

카타르 에너지 담당 국무장관 만난 방문규 장관(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카타르 에너지 담당 국무장관 만난 방문규 장관(산업통상자원부 제공)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5일(현지시간) 카타르에너지공사 본사에서 사드 셰리다 알 카비 카타르 에너지담당 국무장관 겸 카타르에너지공사 CEO와 만나 면담하고 있다.

정부는 단기간에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까지 나아가기는 어렵지만, 한국 기업의 진출 확대 등으로 전략적 협력이 필요한 국가와 무역·투자·공급망·에너지를 아우르는 포괄적 협력 체계인 TIPF를 체결하는 통상 전략을 펴고 있다.

한·카타르 양국이 공통으로 발전시켜나가고자 하는 경협 범위를 구체화하고 당국 간 대화 채널을 상시화함으로써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어려움을 겪을 때 당국 간 신속한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기가 쉬워진다는 장점이 있다.

정부는 핵심 광물 확보, 공급망 다변화 등으로 기업들의 투자 지역이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대되는만큼 기동성 있는 통상 협력의 틀인 TIPF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발판으로 양국 간 경협 발전 단계가 성숙하면 공급망 등 신(新)통상 분야 협력 내용을 더한 자유무역협정(FTA)인 경제동반자협정(EPA) 형태로 전환하는 단계적 통상 전략을 펴나간다는 구상이다.

한·카타르 TIPF에도 신속한 기업 지원을 위해 정부간 '핫라인'을 가동하는 내용이 담겼다.

양국은 정부 간 신속 협의 창구를 지정해 원활한 정책 소통 및 협력 사업 관리 창구로 활용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카타르개발은행과 금융 협력 MOU를 체결했다.

양 기관은 카타르 정부가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농림수산업, 보건, 문화·스포츠 등 신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양국 기업 간 비즈니스를위한 금융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방문규 산업부 장관은 "이번 정상 경제외교 성과를 토대로 그간 LNG 중심의 한·카타르 간 경제 협력이 향후 신통상, 스마트시티, 스마트팜, 재생에너지, 의료, 교육 등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도록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연합=자료)

이성수 글로벌에픽 기자 lss@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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