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7(토)

"디지털 이미지의 인격·정체성은 어디에서 오는가?"...미술 혁신 이끈 '영혼은 없고 껍데기만' 전시

승인 2024-05-16 15:16:10

서울시립박물관, 네덜란드 반아베미술관 소장품 재구성해 전시

[글로벌에픽 에픽라이프]
1990년대 대표적 프로젝트 <영혼은 없고 껍데기만(No Ghost Just a Shell)>을 재조명하는 전시가 8월 4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

영혼은 없고 껍데기만(No Ghost Just a Shell)>은 동시대 미술의 의미와 미술관의 역할을 혁신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네덜란드 반아베미술관과 연결돼 있는 전시이다. 반아베 미술관 소장품을 중심으로 재구성한 이번 전시는 작가 14팀 작품 23점을 선보인다.

〈영혼은 없고 껍데기만〉 포스터 / 이미지 출처 : 서울시립박물관
〈영혼은 없고 껍데기만〉 포스터 / 이미지 출처 : 서울시립박물관
<영혼은 없고 껍데기만>은 1999년, 프랑스 작가 피에르 위그와 필립 파레노가 공동으로 시작한 프로젝트다. 2002년까지 20여 명의 작가들이 하나의 캐릭터인 ‘앤리(Annlee)’를 두고 30여 개의 작품을 제작한 멀티미디어 다중 저자 프로젝트다. 해당 작품들은 반아베 미술관이 전체 인수해 소장했다.

앤리의 대형 초상화인 이 작품은 필립 파레노의 비디오 애니메이션 〈세상 밖 어디든〉의 스틸컷 이미지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화면 속에서 앤리가 일본 애니메이션 회사 케이웍스 카탈로그에 있던 자신의 사진을 내밀며 스스로를 소개하는 장면을 그린 것이다. / 출처 : 서울시립박물관
앤리의 대형 초상화인 이 작품은 필립 파레노의 비디오 애니메이션 〈세상 밖 어디든〉의 스틸컷 이미지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화면 속에서 앤리가 일본 애니메이션 회사 케이웍스 카탈로그에 있던 자신의 사진을 내밀며 스스로를 소개하는 장면을 그린 것이다. / 출처 : 서울시립박물관
작품의 주인공인 앤리는 일본 애니메이션 회사로부터 저렴하게 구매한 단역 캐릭터다. 위그와 파레노는 이 캐릭터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작가들에게 이미지를 제공했다. 작가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앤리에게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했다.

이 전시를 통해 현재 포스트 디지털 시대의 복제와 재생산 문화, 새로운 형태의 예술 창작 방식에 대해 흥미롭게 논의할 수 있다. 또한 저작권, 인격권, 배포권 등의 문제와 관련하여 미술관의 제도적 개방성과 변화의 필요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윤리적인 시각에서 동물, 사물을 넘어 인공지능에까지 이른 정체성과 주체성의 개념을 살펴볼 수 있다.

프랑수아 퀴를레는 신문에 구인 광고를 내고 〈영혼은 없고 껍데기만〉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넉 달 동안 가상의 인물인 ‘앤리’로 살면서 매일 일기를 써 줄 여성을 모집하였다. 마리-피에르 자모라는 이름의 여성이 이에 응해 앤리로 살아가기로 한다. 그는 별것 아닌 일을 의뢰한 작가를 매우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직장에 나가지 않고 머릿속에 담긴 소설을 쓸 수 있는 시간이 드디어 생겼다고 기뻐했다. 앤리가 되는 것에는 두 가지 규칙이 있다. 첫째는 친구들과의 연락이 금지된다. 두 번째는 글을 쓰는 것이다. / 출처 : 서울시립박물관
프랑수아 퀴를레는 신문에 구인 광고를 내고 〈영혼은 없고 껍데기만〉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넉 달 동안 가상의 인물인 ‘앤리’로 살면서 매일 일기를 써 줄 여성을 모집하였다. 마리-피에르 자모라는 이름의 여성이 이에 응해 앤리로 살아가기로 한다. 그는 별것 아닌 일을 의뢰한 작가를 매우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직장에 나가지 않고 머릿속에 담긴 소설을 쓸 수 있는 시간이 드디어 생겼다고 기뻐했다. 앤리가 되는 것에는 두 가지 규칙이 있다. 첫째는 친구들과의 연락이 금지된다. 두 번째는 글을 쓰는 것이다. / 출처 : 서울시립박물관
서울시립미술관장은 “고정되지 않은 생성형 가상 존재의 진화를 따라 가며, 개별 작품들이 아닌 하나의 전체 프로젝트에 담긴 세계관을 다루는 이번 전시는 1990년대를 대표하는 프로젝트의 미술사적 정의를 상기한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의 문맥에 맞게 다시 소개함으로써 동시대적 의의를 높이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1층, 전시실 1과 프로젝트갤러리 1에서 진행한다.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주말 및 공휴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오하은 에디터 / 글로벌에픽 에픽라이프팀 epi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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