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코-코차로 결승선 들어오는 제주마 경주
한국전쟁 당시 미군부대에서 활약하며 탄약 등의 물자는 물론 부상병을 실어 나르는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 미 대통령 표창을 받고 해병대 하사로 은퇴한 명마 ‘레클리스’ 또한 제주마 출신이다.
다만 전통적으로 경마에 출전하는 경주마는 17세기 영국에서 유래한 더러브렛종(Thorough bred)만을 활용하는데, 제주특별자치도에 위치한 렛츠런파크 제주에서는 제주마 보호 및 육성을 목적으로 오로지 제주마로만 경마를 시행한다.
발굽에서 등성마루까지의 높이를 재는 체고가 더러브렛은 160~170cm인데 비해, 제주마는 120~130cm 정도이기 때문에 경주 장면을 보면 다소 “올망졸망”하지만 그들 나름대로는 숨막히는 한판 승부를 펼친다.
□ 이름 따라 간다더니... ‘빈체로카발로’ 한국경마 최초 스프린터시리즈 삼관 달성! (5월 18일 서울8경주, 제33회 서울마주협회장배)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 속 아리아 ‘네순 도르마’의 마지막 가사인 ‘빈체로’는 이탈리아어로 ‘승리’를 의미한다. 말이라는 뜻을 가진 ‘카발로’와 더해지며 승리하는 말이라는 웅장한 마명을 지니게 된 서울경마장 소속의 ‘빈체로카발로’(한국, 수, 4세, 밤색, 마주 : 김인규, 조교사 : 서인석)
김인규 마주가 공들여 지은 이름에 걸맞게 역대 최초로 스프린터 시리즈 삼관을 달성한 ‘빈체로카발로’는 3월 부산일보배, 4월 SBS 스포츠 스프린트를 연거푸 제패한 후 대망의 마지막 관문인 서울마주협회장배까지 우승하며 단거리 최강자로 등극했다.
경주마의 일반적인 출전주기가 약 4~5주인 것을 감안할 때 대상(大賞)경주에 세 번 연속 출전하는 것 자체가 강행군을 소화해 내는 체력과 지구력을 증명해 보이는 일이다. 게다가 삼관을 달성한다는 것은 적수가 없는 경지에 이르렀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비교적 저렴한 3천만원이라는 가격에 낙찰 되었던 작은 체구의 경주마는 제19대 KBS 사장을 역임한 마주 김인규씨로부터 ‘빈체로카발로’라는 이름을 얻은 후 33조 서인석 조교사의 트레이닝과 보살핌 속에서 성장을 거듭했고 올해 드디어 응축해온 잠재력을 터트리며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조 기수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는 빈체로카발로를 두고 내가 이 말을 감당할 수 있을까 고민한 적도 있다”며 “말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특히 어느 한순간조차 의심하지 않고 말을 믿고 경주를 전개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며 겸손한 소회를 밝힌 바 있다.
오는 9월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펼쳐질 ‘코리아스프린트(G1)’를 통해 국내를 넘어 해외로 이름을 알릴 준비를 차근차근 해 나갈 ‘빈체로카발로’. 해외 명마들과의 대결에서도 그 이름 그대로 ‘승리하는 말’로 거듭날 수 있기를 희망하는 팬들의 응원이 모아지고 있다.

삼관과 마번 3번을 의미하는 세리모니 펼치는 조재로 기수_서울마주협회장배

코가 가장 먼저 닿은 6번 탐라후예가 1위를 차지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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