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삼성 피벗(전환점)" 평가 잇따라
국내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을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의 구조적 전환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이번 계약을 "삼성 피벗(전환점)"이라 명명하며, "꺼져가던 파운드리 불씨가 되살아난 것"에 비유했다. 그는 "삼성 파운드리의 적자 기조를 반전시키는 중장기 부활 신호탄"이라고 강조했다.
대신증권 박강호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테슬라의 인공지능 반도체(AI6) 공급 계약으로 인해 삼성전기의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사업까지 주목받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테슬라와 협력하여 향후 AI·자율주행 분야 공급 확대와 더불어 삼성전기 등 계열사의 성장 동력도 확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 투자기관들의 상향 조정 러시
해외 주요 증권사들도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 의견을 연이어 상향 조정하고 있다. 맥쿼리는 삼성전자 주식 등급을 '중립'에서 '아웃퍼폼'으로 상향하고 목표가를 95,000원으로 인상했으며, 이는 37%의 총 주주 수익률(TSR)을 의미한다고 발표했다.
맥쿼리의 다니엘 김 애널리스트는 "테슬라 파운드리 계약을 다시 따낸 것은 공장 가동률을 높일 뿐만 아니라 향후 더 큰 프로젝트를 위한 레퍼런스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 주문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부문이 더 큰 모바일 칩 회사들(퀄컴이나 AMD)을 위한 좋은 레퍼런스를 구축하고 2나노 GAA와 BS-PDN을 포함한 첨단 기하학적 노드에서의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은 파운드리 사업의 2㎚(나노미터·10억분의 1m) 세대 생산이 회복됐음을 의미한다"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매출이 2033년까지 연간 10%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현지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계약의 지정학적 의미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가 2나노 이하 첨단 공정 수율 안정성을 확보하여 대형 고객사 테슬라 수주에 성공한 것은 파운드리 경쟁력 회복의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미국 텍사스 테일러 공장 등 현지 생산 인프라 확대가 미래 AI 반도체 패권 경쟁 및 미국 산업·정책 차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계약을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이자, "대형 고객사 유치로 시장 신뢰도가 크게 회복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 퀄컴, 테슬라 등 신규거래선 확보 전략의 결정적 성공 사례라고 언급했다.
미국 주요 투자기관들은 블룸버그·WSJ 등의 분석을 통해 "삼성전자의 장기적 매출 및 수익성 개선, 미국 내 반도체 공급망 강화에 직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테슬라에 AI칩 공급 확대 가능성이 TSMC와의 기술·시장점유율 격차를 빠르게 축소할 수 있는 계기"라고 평가했다.
계약 규모 확대 가능성과 미래 전망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165억달러라는 수치는 정말 최소치일 뿐"이라며 "실제 생산 규모는 이보다 몇 배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혀 추가 계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2026년 말 출시할 자체 AI 반도체 '도조3' 제작에도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전자는 내년 가동 예정인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에서 이르면 2027년 하반기부터 향후 8년여간 테슬라 전용 인공지능칩(AI6) 최대 8250만개를 찍어내 공급할 것으로 추산된다.
TSMC 경쟁의 새로운 전기 될 것
이번 대규모 수주 성공 소식에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83% 오른 7만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7만원대를 돌파한 것은 지난해 9월 초 이후 약 11개월 만이다.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이종환 교수는 "고객 확보를 위한 노력과 삼성의 2나노 공정의 신뢰감이 만들어낸 수주가 아니겠느냐. 추후에 다른 미국 빅테크 기업으로부터 추가적인 수주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 게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국내외 증권사와 애널리스트들의 평가를 종합하면, 이번 삼성전자-테슬라 계약은 단순한 수주를 넘어 삼성 파운드리 사업의 구조적 전환점이자,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삼성전자의 위상 강화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2나노 첨단 공정 기술력 입증과 대형 고객사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것으로 평가받으며, 향후 TSMC와의 경쟁에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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