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의 14년 연속 DC형 1위 수성 전략과 하나은행의 4년 연속 적립금 증가 1위 공격 전략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가운데, KB의 케이봇 쌤 AI와 하나의 로보어드바이저 등 기술 경쟁도 본격화되면서 이 박빙의 경쟁이 곧 가입자들의 수익률 혜택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러한 접전은 올 1분기 적립금 증가액에서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하나은행은 2025년 말 대비 1분기에 9천224억원 증가한 반면, KB국민은행은 8천972억원 증가했다. 절대 규모에서는 KB가 앞서 있지만, 증가 속도만 놓고 보면 하나은행이 더 가파른 모양새다.
KB국민은행은 2010년부터 DC형 적립금 규모에서 전체 퇴직연금사업자 중 1위 자리를 16년간 지켜오고 있다. 고객이 직접 가입하고 운용하는 DC형 시장에서 오랫동안 고객의 신뢰를 확보해온 결과다. 특히 1분기 말 IRP 적립금이 20조4천53억원으로 전체 적립금의 41%를 차지하며 개인 고객 기반의 연금 자산관리 역량이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비되는 전략…'안정성' vs '기술 혁신'
두 은행의 전략은 명확하게 대비된다. KB국민은행은 기존 고객을 지키는 '방어 전략'으로, 하나은행은 신규 고객 확보에 주력하는 '공격 전략'으로 각각 대응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강점은 수익률과 안정성의 조화다. IRP 1년 원리금비보장상품 수익률은 22.11%를 기록했다. DC형과 개인형IRP의 원리금비보장상품 최근 1년 수익률이 각각 3.57%와 4.01%를 기록하며 시중은행 중 1위이자 전체 은행 및 증권사를 포함해도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기대수익률이 높은 상품 대신 디폴트옵션과 TDF(타깃데이트펀드) 등 자산배분전략 상품 중심으로 운용하면서 변동성을 낮추고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하나은행은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DC형 최근 1년 수익률이 18.48%를 기록했으며, 3년(15.8%), 5년(6.51%), 7년(7.6%), 10년(5.21%) 구간에서 5대 은행 중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DB형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에서도 18조3천101억원으로 5대 은행 중 최대 규모를 기록하며 기업 고객 기반도 함께 확보하고 있다.
기술 혁신 측면에서도 차이가 드러난다. KB국민은행은 '케이봇 쌤'이라는 AI 알고리즘을 통해 시장 상황에 맞춘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있으며, 채권형 ETF, 글로벌 테마 ETF, 배당주 ETF 등 다양한 상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또한 지난 2020년 시중은행 최초로 설립한 'KB골든라이프 연금센터'를 전국 13곳에서 운영하며 전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비대면으로는 모바일 앱 '하나원큐', 카카오톡 기반 '하나 MP구독 서비스', 'AI 연금투자 인출기 솔루션' 등을 제공하고, 대면으로는 '연금 더드림 라운지'(전국 8개소)와 '움직이는 연금 더드림 라운지', '하나 무빙클래스' 등 전문 상담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새 도전 실물이전에 정 반대 대응
지난 2024년 10월 31일부터 시행된 '실물이전 제도'는 은행권에 새로운 도전과제를 안겨줬다는 분석이다. 가입자가 보유한 상품을 매도하지 않고 금융사만 변경할 수 있는 제도로, 수익률을 기준으로 사업자를 선택하는 '머니무브' 현상을 촉발했기 때문이다. 5대 시중은행에서만 실물이전 도입 1년간 1조5천210억원이 증권사와 보험사 등으로 빠져나갔다.
이는 은행권 퇴직연금의 구조적 약점을 노출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DC와 IRP 적립금이 2025년 기준 각각 25% 이상 성장해 전체 적립금 104조원 중 약 74조원을 차지하면서, 가입자가 직접 운용하는 상품의 비중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전통적으로 원리금보장형 상품 중심의 보수적 운용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변동성을 낮추는 장점이 있지만 수익률 측면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약점이 있다.
실물이전 제도는 가입자들이 수익률을 기준으로 금융사를 바꿀 수 있도록 했으므로, 은행권의 이 같은 약점이 고객 이탈로 직결될 위험에 처하게 됐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이 위기에 정반대로 대응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기 위해 수수료 인하와 안정적 자산배분 서비스를 강화하는 '수성 전략'을 펼치고 있다. 반면 하나은행은 실물이전으로 인한 '머니무브'를 기회로 삼아 로보어드바이저 등 혁신 기술과 차별화된 서비스로 타행 고객을 적극 유인하는 '공략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하나은행이 2023년, 2024년 2년 연속 퇴직연금 증가액 1위를 기록하고, 올해 1분기에도 증가액 1위를 유지한 것은 이 같은 전략의 효과로 분석되고 다.
수수료 인하, 수익률 경쟁에 가입자 이득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2위 경쟁이 가입자들에게 실질적인 이득을 가져다주고 있다는 평가다. 두 은행이 고객 확보를 위해 수수료 인하, 수익률 제고, 서비스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이 DC형 1위 지위를 지키기 위해 안정적인 자산배분 전략과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반면, 하나은행은 로보어드바이저, 모바일 앱, AI 연금투자 솔루션 등 혁신 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입자들은 더 나은 수익률과 편리한 서비스 중 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실물이전 제도로 인한 '연금무브'가 본격화되면서 가입자들의 선택권이 극대화되고 있다. 수익률이 낮으면 다른 은행으로 자유롭게 옮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은행들이 이러한 현실을 외면할 수 없어 경쟁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그 결과가 KB와 하나의 473억원 차이라는 극박빙 상황으로 나타난 것이다.
현재 사적연금의 소득대체율이 약 5%(퇴직연금 2.1%·개인형 연금 3.12%) 수준에 불과한 상황에서, 이 같은 경쟁은 가입자들의 노후 자산 형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두 은행이 경쟁을 통해 수익률을 제고하고 서비스를 개선할수록, 가입자들의 최종 연금 자산은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473억원 경쟁…누가 2위를 차지할 것인가
473억원의 차이는 은행권 퇴직연금 시장에서 미미한 수준이다. 향후 몇 개월의 영업 성과에 따라 순위가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KB국민은행의 14년 연속 DC형 1위와 하나은행의 4년 연속 적립금 증가 1위라는 기록은 각각 안정성과 공격성의 증거다. KB국민은행의 과제는 기존 고객의 신뢰를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것이고, 하나은행의 과제는 실물이전 제도로 인한 '연금무브' 기회를 활용하면서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수익률을 개선하는 것이다.
격차가 723억원에서 473억원으로 좁혀지는 데 불과 3개월이 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나은행의 2위 탈환은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결국 이 박빙의 승부에서 최종 승자는 가입자다. KB국민은행의 안정성과 하나은행의 기술 혁신이 경쟁을 통해 더욱 진화할 것이며, 이는 곧 더 나은 수익률과 서비스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로보어드바이저와 같은 혁신 기술이 시장에 확산되면서 은행권 퇴직연금의 수익률 구조 자체가 재편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에픽 성기환 CP / keehwan.s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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