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04.15(수)

오너일가 평균 보수 27억, 직원의 28배

박정원·조현준·정용진 100배 이상 많이 받아

안재후 CP

2026-04-15 11:00:05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지난해 대기업집단 오너일가의 1인당 평균 보수가 27억원대에 이르렀다. 이는 대기업 일반 직원 1인 평균 보수 1억120만원의 27배에 달하는 규모로, 한 해 전 27.9배 대비 소폭 축소되긴 했지만 여전히 극심한 보수 격차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일반 직원 평균 보수의 100배 이상을 받은 오너들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직원과의 격차를 극도로 좁힌 경영진도 있어 기업별 경영 철학의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전년 25억4413억 대비 6.9% 증가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2025년 기준 총수가 있는 81개 기업집단 중 사업보고서를 공시한 계열사 46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오너일가 중 5억원 이상 보수를 지급받은 인물들의 1인당 평균 보수는 27억1935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의 25억4413만원 대비 6.9%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미등기 임원을 제외한 일반 직원의 1인 평균 보수는 9110만원에서 1억120만원으로 11.1% 증가했다. 직원 보수 상승률이 더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오너일가와의 격차는 여전히 26.9배에 달한다.

오너일가와 일반 직원의 보수 격차가 100배를 넘는 기업은 두산, 효성, 이마트 등 3곳이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해 두산으로부터 181억30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두산 직원 1인당 평균보수 1억1445만원 대비 158.4배에 달하는 규모다. 박 회장의 보수에는 2024년 실적 개선에 따른 상여금 56억3000만원과 2022년 승인된 제한 조건부 주식(RSU) 보상 89억2700만원이 포함됐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지난해 효성으로부터 101억9900만원을 수령했으며, 이는 효성 직원 1인 평균 보수 8829만원의 115.5배에 해당한다. 조 회장의 보수에는 실적 개선에 따른 상여금 43억9800만원이 포함됐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이마트로부터 58억5000만원을 수령해 직원별 1인 평균 보수 5114만원의 114.4배를 받았다. 특히 2024년까지만 해도 정용진 회장과 이마트 직원 간 보수 격차는 72.7배였으나, 한 해 만에 100배 이상으로 크게 벌어졌다. 정 회장의 보수에는 지난해 실적 개선에 대한 상여금 34억500만원이 포함됐다.

100배 이상의 격차를 보인 3곳 외에도 일반 직원과 오너일가 간 보수 격차가 큰 기업들이 다수 있었다. 영원무역 87.5배, CJ제일제당 84.4배, 영원무역홀딩스 78.1배, 엘에스일렉트릭 77.5배, 롯데쇼핑 73.1배, 현대백화점 70.2배, 현대자동차 69.9배 등이 상위에 올랐다.

오너일가 평균 보수 27억, 직원의 28배


하이트진로, 직원 17% 증가 불구 경영진은 동결
반면 오너일가와 직원 간 보수 격차가 가장 작은 기업은 하이트진로홀딩스였다.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의 장남 박태영 사장의 지난해 보수는 6억원으로, 직원 1인 평균 보수 1억2100만원의 5.0배에 그쳤다. 박문덕 회장도 9억5000만원을 수령해 일반 직원과의 격차가 7.9배로 낮은 수준이다.

주목할 점은 지난해 하이트진로홀딩스 직원의 1인 평균 보수가 전년 대비 16.9% 증가했음에도, 박태영 사장과 박문덕 회장의 보수는 동결된 상태로 유지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직원 복지와 경영진 보수 억제를 동시에 추진하는 경영 정책을 반영한다.

유니드, 대우건설, 세아홀딩스, 세아베스틸지주, DB하이텍,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등도 오너 보수와 직원 보수 간 격차가 5~7배 수준에 불과해 비교적 균형잡힌 보수 체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삼양홀딩스 김건호 사장 64.9%↑ … 직원은 5.3%↓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직원 보수가 감소했음에도 오너일가 보수는 늘린 기업들이 10곳에 달했다는 점이다.

삼양그룹의 경우가 가장 극명했다.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의 장남 김건호 삼양홀딩스 사장의 보수는 2024년 5억6400만원에서 2025년 9억3000만원으로 64.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삼양홀딩스 직원의 평균 보수는 7454만원에서 7055만원으로 5.3% 감소했다. 김윤 회장 자신도 보수를 35억3000만원에서 36억8300만원으로 4.3% 늘렸다.

BGF에코머티리얼즈도 유사한 상황을 보였다. 홍석조 BGF그룹 회장의 차남 홍정혁 BGF에코머티리얼즈 대표의 보수가 2024년 5억6900만원에서 2025년 8억4800만원으로 49.0% 증가할 때, 직원들의 평균 보수는 5321만원에서 4420만원으로 16.9% 감소했다.

이 외에도 LX세미콘, 대우건설, 효성, 원익홀딩스, 에이치디씨, GS 등 여러 기업에서 오너 보수 증가와 직원 보수 감소가 동시에 나타났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45.6%↓ … 직원은 9.8%↑
반대로 오너 보수는 줄이면서 직원 보수는 늘린 기업은 34곳에 달했다.

셀트리온 부자가 대표적이었다. 서정진 회장의 장남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의 보수가 2024년 20억7000만원에서 2025년 11억2600만원으로 45.6% 감소했다. 서정진 회장의 보수도 같은 기간 43억7700만원에서 24억9100만원으로 43.1% 급감했다. 그렇게 감소한 오너 보수와 달리, 셀트리온 직원의 평균 보수는 8855만원에서 9722만원으로 9.8% 증가했다. 서진석 셀트리온제약 이사도 보수를 6억6000만원에서 5억4300만원으로 17.7% 감소시킨 가운데, 셀트리온제약 직원들의 보수는 6165만원에서 7427만원으로 20.5% 증가했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도 계열사 중 4곳에서 보수가 감소했지만, 해당 계열사의 직원 보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신 회장은 롯데케미칼에서 40.1%, 롯데칠성음료에서 35.6%, 롯데지주에서 29.5%, 롯데웰푸드에서 0.3%씩 보수가 줄었고, 이 중 롯데케미칼, 롯데칠성음료, 롯데웰푸드의 직원들은 4.0~11.5% 보수 인상을 받았다.

오너일가 평균 보수 27억, 직원의 28배

100억원대 보수 수령자 10명, 최고액은 김승연
지난해 81개 기업집단에서 5억원 이상 보수를 받은 132명의 오너일가 중 보수 총액이 100억원 이상인 인물은 10명이었다.
보수가 가장 많은 인물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었다. 김 회장은 지난해 한화그룹 5개 계열사에서 총 248억4100만원을 수령했다. 이어 롯데의 신동빈 회장(191억3400만원), 두산의 박정원 회장(181억3000만원), CJ의 이재현 회장(177억4300만원), 현대자동차의 정의선 회장(174억6100만원), 효성의 조현준 회장(157억3500만원), 한진의 조원태 회장(145억7800만원), 영원의 성래은 회장(121억6300만원), 두산의 박지원 회장(119억8500만원), HL의 정몽원 회장(104억84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보수 격차, 경영 철학의 거울
올해 조사는 대한민국 대기업의 오너일가 보수 정책이 얼마나 다양한지를 보여준다. 일반 직원의 100배를 넘게 받는 경영진이 있는가 하면, 직원 복지를 위해 자신의 보수를 감축하는 경영진도 있다. 이러한 선택의 차이는 단순한 개인의 욕심 문제를 넘어 기업의 경영 철학과 사회적 책임감을 드러내는 지표로 해석된다. 향후 보수 격차가 어떤 추이를 보일지는 한국 대기업의 미래 경영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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