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06.18(목)

공정위, 배민·쿠팡 동의의결 신청 기각

위법행위로 배달앱 시장 과점 … 연내 제재 수위 결정할 듯

안재후 CP

2026-06-18 15:00:23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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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안재후 CP]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를 운영하는 두 기업이 공정거래위원회와의 분쟁을 빨리 끝내려 했지만 벽에 부딪혔다. 자진 시정 의사를 밝히고 시정안까지 제출했지만 공정위는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배민과 쿠팡은 이제 본격적인 심의를 받게 됐고 수천억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받을 처지에 놓이게 됐다.

공정위는 18일 우아한형제들(배민)과 쿠팡의 동의의결 절차 개시 신청을 모두 기각하기로 결정했다. 동의의결은 조사 대상 기업이 타당한 시정방안을 제안해 공정위의 인정을 받으면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빠르게 종결하는 제도다. 민·형사 소송의 합의와 유사한 메커니즘이다.

이 제도를 활용하면 기업은 위법성을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분쟁에서 벗어날 수 있고, 공정위는 행정 자원을 절약하며 신속하게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다. 양쪽 모두에게 이로운 결과다. 때문에 배민과 쿠팡이 신청했던 것인데, 공정위가 거부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사건의 심각성이 있다.

입점 음식점에 최혜대우 강요 혐의
배민과 쿠팡은 지난해 공정위로부터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를 받았다. 주된 혐의는 최혜대우 강요다. 두 회사가 입점한 음식점들에게 음식 가격, 최소 주문 금액 등 각종 혜택을 경쟁사 배달 앱과 동일하게 맞추도록 압박했다는 내용이다.

배민은 2024년 5월부터, 쿠팡은 2023년 3월부터 협력사들이 이 요구를 거부하면 무료 배달 혜택을 받는 멤버십 매장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강제했다. 배민에게는 추가 혐의가 있다. 2021년 6월 이후 자신의 배달 서비스를 상점의 배달 대신 우대하며, 더 빠른 것처럼 거짓 광고까지 했다는 것이다.

쿠팡이 받은 또 다른 혐의는 끼워팔기다. 온라인 쇼핑 고객들에게 쿠팡 통합회원 가입을 강요하고, 쇼핑 앱에서 쿠팡이츠를 원스톱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한 후, 마지막으로 쇼핑과 배달 멤버십을 통합한 '와우' 멤버십으로 강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3천억·600억대 상생 지원 '성의' 보였지만 …
배민은 공정위에 제출한 시정안에서 가게 배달 입점점의 수수료를 인하하는 등 3년간 3천억원 규모의 상생 지원을 약속했다. 또한 최혜대우 요구를 폐기하고 유사 조건을 다시 설정하지 않겠다는 경쟁 질서 시정방안도 내놨다.

쿠팡도 손을 놓지 않았다. 와우 매장 제도로 피해를 입은 입점점을 위해 상생협력 기금을 마련하고, 4년간 600억원을 재정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추가로 최혜대우 표시를 삭제하고, 와우 매장과 무료 배달 혜택의 연계를 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두 회사의 진정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애초 여러 사업자가 이 시장에서 경쟁하려 했으나 두 회사의 위법 행위로 2개 기업이 과점하는 체제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영향받은 입점점과 소비자가 다수이며, 경쟁제한 효과가 현저했다는 판단이다.
배민은 점유율 80%→50%, 쿠팡은 10%→30%
시장의 변화가 공정위의 결정을 뒷받침한다. 주문 금액 기준으로 배민은 2023년 약 80%의 점유율을 갖고 있었으나 2024년 50%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쿠팡은 약 10%에서 30%로 치솟았다. 배민의 독주체제가 쿠팡의 등장으로 두 기업의 양분 구도로 변했다는 뜻이다.

공정위는 일부 입점점이 시정안에 반대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동의의결이 개시되더라도 위법 행위를 신속하게 해소하기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또한 배민의 프로모션 지원, 쿠팡의 광고 마케팅 비용 지원 등이 기존 프로모션과 중복된다는 문제도 지적했다.

공정위는 이제 본안 심의로 진행하며 두 회사에 대한 제재 수위를 결정한다. 과징금 규모는 관련 매출액의 100분의 6 범위 내에서 결정된다.

배민의 경우 세 혐의를 합쳤을 때 관련 매출액이 약 7조7천800억원으로 산정돼, 과징금은 2천390억~5천100억원 범위에서 부과될 수 있다. 쿠팡은 동의의결을 신청한 최혜대우 혐의만으로도 250억~420억원이 나온다. 하지만 동의의결을 신청하지 않은 끼워팔기 혐의의 매출액이 약 5조2천600억원에 이르기 때문에, 본안에서는 쿠팡의 과징금 규모도 수천억대로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

정희은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본안 심의의 속도감을 강조했다. 구체적인 시간표를 제시하진 않았지만 "올해를 넘기지 않으려고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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