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06.19(금)

SK, 작년 사회적가치 32조원 창출 … 누적 155조원

하이닉스 실적 개선에 경제 간접 기여 성과 1년 새 6조 ‘쑥’

안재후 CP

2026-06-19 10:00:54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SK그룹이 작년 사회적 가치 창출 규모를 32조 2000억원으로 집계했다. 지표 도입 초기인 2018년 16조원 대비 정확히 두 배. 무엇이 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만들었는가. SK하이닉스 같은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 개선이 경제 간접 기여 규모를 순식간에 6조 2000억원 불렸던 것이다. 동시에 반도체와 AI 생산 확대로 온실가스 배출이 늘면서 환경에 미친 부정적 영향도 커졌다. 기업이 얼마나 사회에 기여하고 동시에 얼마나 부담을 지우는가를 화폐 단위로 환산해 투명하게 공시하는 SK의 시도가 주목받는 이유다.

실적 개선이 만든 경제적 파급 효과
지난해 SK그룹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는 경제 간접 기여 성과 31조 8359억원, 환경 성과 -3조 642억원, 사회 성과 3조 4287억원으로 구성됐다. 전년 대비 23.8% 성장한 규모다.

이 중 가장 큰 견인차는 경제 간접 기여다. 고용, 배당, 납세를 아우르는 이 부문은 전년 대비 24.2% 늘어났다.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계열사들의 사업 실적이 개선되면서 고용 규모와 납세액이 자연스럽게 커진 결과다. 한국 경제 전체의 성장률이 부진한 상황에서 주요 기업들의 실적 호조가 얼마나 파급력을 지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매출 1억원당 사회적 가치 창출액은 2023년 1058만원에서 지난해 1404만원으로 32.7% 증가했다. 같은 규모의 수익을 올리더라도 이를 통해 만들어내는 사회적 효과가 해를 거듭할수록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AI·반도체 확대로 커진 환경 부담
그러나 밝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SK그룹은 환경 성과에서 -3조 64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의 -2조 9000억원 대비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3.1% 늘어난 것이다.

이는 반도체와 AI 제품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온실가스 배출과 에너지 소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SK그룹은 글로벌 수요에 응하기 위해 생산 규모를 확대하는 와중에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딜레마에 직면했다.

이에 따라 SK의 계열사들은 고효율 장비 도입과 친환경 공정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면서 온실가스 배출 증가세를 억제하는 것이 전략이다. 기술 경쟁력으로 수익을 창출하되,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실질적인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사회 성과로 환경 부담 상쇄
SK그룹이 32조원의 사회적 가치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사회 성과 덕분이다. 안전보건과 상생협력 분야에서 약 1000억원의 추가 가치를 창출하며 전년 대비 4.1% 늘어난 3조 4287억원을 기록했다. 이 성과가 환경 부담의 일부를 상쇄하면서 2023년 이후 3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구체적으로는 디지털 기술 기반의 스마트 안전 시스템을 확대하고 협력사를 위한 맞춤형 상생 생태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가치가 만들어졌다. 자신의 사업을 확장하면서 동시에 동반자들과의 공존을 모색하는 노력을 가시화한 결과다.

8년 축적을 경영에 반영하다
SK그룹이 사회적 가치를 처음 측정하기 시작한 2018년의 누적액은 16조원이었다. 지난해까지 8년간의 누적 규모는 155조원에 이르렀다. 정성적 평가로만 다루어지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화폐 단위로 환산해 매년 공시하면서 개선 영역을 명확히 파악하고 경영에 실질적으로 반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SK는 이 측정 체계를 단순한 공시를 넘어 의사결정과 리스크 관리에 활용하고 있다. 글로벌 자본시장이 요구하는 비재무적 정보 공개 기준에 대응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재무성과와 함께 환경·사회 영역의 위험과 영향도를 투명하게 드러내는 것이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가 되고 있는 추세에 맞추려는 전략이다.


플랫폼 개방으로 산업 표준화 추진
SK그룹은 나아가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성과를 측정·평가하는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SK가 8년간 축적한 측정 방법론과 세부 데이터를 다른 기업들도 활용할 수 있도록 투명하게 공개하려는 것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축적한 노하우에 인공지능을 더해 측정의 문턱을 낮추고 사회 문제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해결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성과 측정을 넘어 산업 전체의 표준화로까지 나아가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측정 관련 산식과 데이터는 이달 중 그룹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DBL 경영'의 진화
SK그룹은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더블보텀라인(DBL)' 경영을 기업의 경영 철학으로 삼고 있다. 이익 창출이 기업의 유일한 목표가 아니며, 그 과정에서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32조원의 사회적 가치, 155조원의 누적액, 그리고 매출 기준 효율성의 지속적 상승은 이 철학이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라 실제 경영 활동으로 구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적 개선이라는 기업의 기본 목표를 달성하면서도, 환경 부담을 인식하고 사회 성과로 이를 상쇄하려는 균형감각이 SK 경영의 특징이 되어 가고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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