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IFRS17과 K-ICS 제도 변경 이후 지급여력비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보험사들의 자본관리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2022년까지 적용되던 RBC는 부채 원가평가 방식이었던 반면, 2023년 변경된 제도는 부채를 시가평가한다. 자산듀레이션 대비 부채듀레이션이 긴 보험사 특성상 부채평가액이 더욱 크게 증가하면서 지난 2년간 대규모 기타 포괄손실 인식으로 보험사 자본이 감소했다.
실제로 보험사들의 지급여력비율은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고채 금리와 지급여력비율 추이를 보면 2023년 K-ICS 제도로 변경되며 부채 시가평가분을 한번에 인식한 후 금리 인하 구간에서 요구자본 증가로 K-ICS 비율 개선이 미미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정부는 보험사 자본규제 완화 기조로 전환했다. K-ICS 비율 권고수준을 기존 150%에서 130%로 낮추고,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기준 완화, 단계적 최종관찰만기 연장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2027년까지 이어질 기준금리 인하와 할인율 현실화 조치 속에서 보험사 자본건전성 우려는 지속될 공산이 크다.
특히 정부의 50% 기본자본비율 제도 도입으로 자본관리 난이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자본성증권은 대부분 보완자본으로 분류되는 만큼 현실적인 기본자본 확충 방안은 이익잉여금 확대와 유상증자에 한정된다. 이익잉여금 확대는 시일이 필요해 단기적 성과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신한투자증권 김상인 애널리스트는 "결국 향후 자본확충을 위한 유상증자 계열지원이 중요해질 것이며, 계열지원 능력이 낮은 보험사는 기본자본 확보에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K-ICS 비율 권고수준 130% 하향과 후순위채 조기상환요건 완화로 자본성증권 투자심리는 일정 부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자본건전성 개선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자본성증권 시장 노이즈는 지속될 전망이다.
자본성증권 발행시장의 문턱은 높아졌고, 자본건전성이 낮은 보험사에 더 높은 가산금리를 요구할 수 있다. 기본자본비율 도입으로 기본자본이 열위한 보험사는 자본성증권 발행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의 크레딧 수급도 약화되고 있다. 자산듀레이션 확대를 위해 초장기 국채로 매수세가 이전된 영향으로, 2027년까지 지속될 금리인하로 자산듀레이션 확대 부담이 잔존해 있는 상황이다. 향후 추경집행과 내년도 예산안 확대로 늘어날 초장기채 발행에서 보험사는 주요 수급주체가 될 전망이다.
보험업계는 당분간 자본관리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제도와 규제 변화 속에서 금리인하기가 맞물리면서 보험사 자본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된 상황에서, 정부의 규제완화 조치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는 평가다.
특히 기본자본비율 규제 도입은 장기적으로 필요한 조치이나, 결과적으로 자본이 필요함에도 자본확충을 어렵게 만들 우려도 존재한다. 계열지원이 어려운 개별 보험사들의 경우 마땅한 자본 확충 방안이 없어 구조조정 압박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향후 보험업계의 자본건전성 회복을 위해서는 금리 정상화와 함께 보험사들의 근본적인 수익성 개선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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