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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 정의선, 36조 투자 ‘미국 올인’ 관세 장벽 넘는다

美서 ‘쇳물부터 자동차까지’ 일관생산 체계 구축 … 로봇공장 신설도

안재후 CP

2025-08-26 10:54:09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3월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2028년까지 210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재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3월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2028년까지 210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재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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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안재후 CP]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에 역대 최대 규모인 260억 달러(한화 약 36조1800억원)를 투자한다고 26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 3월 발표한 210억 달러에서 50억 달러 늘어난 규모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정면 돌파' 전략으로 평가된다.

과거 최대 규모를 뛰어넘는 투자

이번 투자 규모는 현대차그룹이 1986년 미국 진출 이후 40년간 투자한 금액(205억달러)를 넘어서는 것으로, 한국 기업 최대의 미국 투자 사례가 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3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최초 210억 달러 투자를 발표한 바 있으며, 불과 몇 달 만에 투자 규모를 25% 확대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투자를 통해 미국에서 '쇳물부터 자동차까지' 수직 계열화를 통한 일관 생산시스템을 갖추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이는 단순한 생산기지 구축을 넘어 미국을 한국에 이은 '제2의 생산기지'로 만들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제철소부터 완성차까지, 완전 현지화 추진

투자의 핵심은 미국 루이지애나 주에 270만톤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 건설이다. 이는 현대제철의 해외 첫 생산 거점으로, 저탄소 고품질 강판을 생산해 자동차 등 미국 핵심 전략산업에 공급할 예정이다.

루이지애나 제철소가 완공되면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에서 철강-부품-완성차로 이어지는 완전한 밸류체인을 구축하게 된다. 현대차 앨라배마공장(연 36만대), 기아 조지아공장(34만대),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30만대) 등 현재 100만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향후 120만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HMGMA는 완성차 생산공장뿐 아니라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 현대트랜시스 등 4개 계열사가 공장을 운영하는 통합 생산거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번 투자를 통해 HMGMA 생산능력을 20만대 증설해 총 50만대로 확대하고, 기존 공장들도 설비 현대화와 효율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미래산업 선점을 위한 로봇·AI 투자 확대

자동차 생산 확대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미래산업 분야에도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다. 3만대 규모의 로봇 공장을 신설해 미국 내 로봇 생산 허브로 자리매김시키고, 향후 확대될 로봇 생태계의 중심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로봇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등 미래 신기술 분야에서도 미국 주요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엔비디아와는 SDV, 로보틱스 등 핵심 모빌리티 솔루션 지능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웨이모와는 HMGMA에서 생산하는 아이오닉5를 활용한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보스턴다이나믹스, 슈퍼널, 모셔널 등 그룹 산하 미국 현지 법인의 사업화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관세 압박 속 현지화로 돌파구 모색

이번 투자 확대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외국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이는 미국 시장 판매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현대차그룹에게 큰 타격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의 적극적인 현지 투자 발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차는 미국에서 철강을 생산하고 미국에서 자동차를 만들 것이므로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며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면 관세가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미국 언론들은 현대차그룹의 조기 현지화 전략이 관세 전쟁에서 승자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야후파이낸스는 "기아차가 관세를 피하면서 미국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기 이전부터 현지 생산 준비를 해왔다"고 분석했다.

국내 투자도 사상 최대 규모로 확대

미국 투자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국내에도 사상 최대 규모인 24조3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4년 20조4000억원 대비 19% 이상 증가한 금액으로, 연구개발(R&D) 11조5000억원, 경상투자 12조원, 전략투자 8000억원으로 구성된다.

특히 전기차 전용공장 건설에 집중해 올해 하반기 기아 화성 EVO Plant를 완공하고 고객 맞춤형 PBV(Purpose Built Vehicle) 전기차를 본격 생산할 예정이다. 또한 2026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현대차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에서는 초대형 SUV 전기차 모델을 시작으로 다양한 차종을 양산할 계획이다.

해외 투자의 국내 파급 효과 기대

일각에서는 대규모 해외 투자로 인한 국내 산업 공동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자동차업계에서는 과거 2004년 현대차가 앨라배마 공장을 건설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해외 투자가 오히려 국내 자동차 부품의 미국 수출을 500% 이상 확대시키는 등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해외에서 뿌린 씨앗이 국내 고용과 산업 생태계를 키우는 '나비효과'를 만들었다는 평가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올해 국내에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투자

현대차그룹의 이번 투자는 단순한 관세 회피를 넘어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현대차그룹의 최대 해외 투자 국가이자 사업 국가이며, 미래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국가이기 때문이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미국 산업의 강력한 파트너가 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진정 위대한 기업인 현대와 함께하게 돼 큰 영광"이라고 화답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의 260억 달러 미국 투자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와 미국 우선주의 정책 속에서 한국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투자를 통해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톱티어'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한미 경제 협력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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