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5.08.26(화)

[한미 정상회담]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아마존 SMR 동맹

에너지 개발사 페르미와도 MOU 체결 … 차세대 원전 시장 공략 가속

안재후 CP

2025-08-26 10:59:40

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직후 진행된 SMR 사업협력 MOU 체결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황주호 한수원 사장, 클레이 셀 엑스-에너지 CEO, 섀넌 켈로그 AWS 부사장,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두산에너빌리티 제공]

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직후 진행된 SMR 사업협력 MOU 체결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황주호 한수원 사장, 클레이 셀 엑스-에너지 CEO, 섀넌 켈로그 AWS 부사장,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두산에너빌리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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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전력 수요를 배경으로 두산에너빌리티가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차세대 원자력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특히 아마존웹서비스(AWS)와의 협력은 소형모듈원전(SMR) 상용화 프로젝트와 직결되어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글로벌 빅테크와 연이은 협력 체결

두산에너빌리티는 25일(현지시각)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직후 AWS, 엑스-에너지(X-energy), 한국수력원자력과 함께 SMR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섀넌 켈로그 AWS 부사장, 클레이 셀 엑스-에너지 CEO, 황주호 한수원 사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등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협약에 따라 네 회사는 SMR 설계·건설·운영은 물론 공급망 구축과 투자, 시장 확대까지 포괄적으로 협력한다. 특히 AWS가 약 7억 달러를 투자한 5GW 규모 SMR 상용화 추진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다. 이는 엑스-에너지의 80MW급 SMR 64기에 해당하며, 2039년까지 AWS AI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을 뒷받침하게 된다.
같은 날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에너지 개발사 페르미 아메리카(Fermi America)와도 별도의 MOU를 체결했다. 페르미 아메리카는 전 미국 에너지부 장관 릭 페리가 공동 설립한 회사로, 텍사스주를 기반으로 대형 발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양사는 페르미 아메리카가 추진 중인 'AI 캠퍼스 프로젝트'에 공급할 대형 원전과 SMR 관련 포괄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 사업은 대형 원전 4기(총 4GW)와 SMR, 가스복합발전, 태양광, 대규모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를 결합해 최대 11GW 규모 독립 전력 인프라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완공 시 세계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전력망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엑스-에너지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두산에너빌리티가 협력하는 엑스-에너지는 4세대 고온가스로(High Temperature Gas-cooled Reactor) SMR 분야의 선두주자로 평가받는다. 이 회사가 개발하는 'Xe-100' 모델은 총 발전용량 320MW 규모로 80MW 원자로 모듈 4기로 구성된다.

엑스-에너지의 고온가스로 SMR은 물 대신 헬륨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4세대 원전 기술이 특징이다. 특히 1800℃에서도 녹지 않는 테니스공 크기의 TRISO(삼중구조피복입자) 핵연료를 사용해 안전성을 크게 강화했다. 운전 중 생산되는 565도의 높은 증기열은 전력 생산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의 열원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고온을 활용해 수소를 보다 경제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미국 에너지부(DOE)는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고온가스로 SMR 개발과 실증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2020년 10월 차세대 원자로 실증 프로그램(ARDP) 대상으로 엑스-에너지를 선정해 8천만 달러의 초기 지원금을 제공했으며, 총 12억 달러를 엑스-에너지의 차세대 고온가스로 SMR 실증을 위해 지원할 계획이다.
AI 시대 전력 수요 폭증과 SMR 주목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가 빠르게 늘어나며 관련 전력 수요는 2020년 241테라와트시(TWh)에서 2030년에는 1063테라와트시(TWh)로 4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전력 수요 급증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SMR 투자를 이끌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 10월 엑스-에너지에 5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으며, 구글은 지난 14일 카이로스파워와 SMR을 통한 전력 수급 계약을 체결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미국 원자력발전 선두 기업인 콘스텔레이션 에너지와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프리세덴스 리서치는 세계 SMR 시장 규모가 2023년 63억2천만 달러, 2024년 68억8천만 달러 수준에서 연평균 8.9% 성장해 2034년 161억3천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왕립원자력연구원 등은 지난해 8조5000억원 규모였던 글로벌 SMR 시장이 2035년 400~6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SMR 사업 경쟁력

두산에너빌리티는 2023년 엑스-에너지에 지분을 투자하며 핵심 기자재 공급사로서 협력 관계를 구축해 왔다. 2021년 8월 엑스-에너지와 주기기 제작 설계 용역 계약을 체결했고, 현재 시제품 제작에 협력 중이다.

또한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과 2021년 미국 SMR 설계업체 뉴스케일파워에 총 1억400만 달러를 투자했으며, 루마니아 로파워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루마니아 SMR 사업은 도이세슈티 지역 내 폐쇄된 석탄화력발전소 부지에 462MW급 SMR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두산은 77MW급 SMR 6기를 공급한다.

회사는 지난 3월 경남 창원에 세계 첫 SMR 전용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8년 전부터 SMR 제작을 준비해온 두산에너빌리티는 핵심 기기인 원자로와 증기발생기를 주단소재부터 최종 시험까지 일괄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창원 공장 내 소재 공장과 기자재 공장이 통합돼 있어 효율적으로 SMR 모듈을 제작할 수 있다는 것도 경쟁력이다.

박지원 회장은 향후 5년간 총 62기의 SMR 모듈 수주라는 공격적 목표를 내걸며, SMR 제작을 단축시킬 수 있는 신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레이저 클래딩 기술을 이용해 3개월이 걸리던 다층용접 클래딩 기간을 1.5개월로 줄일 계획이며, 다층용접이 필요한 원주심용접 공정을 전자빔 단층용접으로 대체해 3개월 걸리던 기간을 6일로 단축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원전업계의 TSMC' 목표

현재 SMR 제작 가능한 기업은 두산에너빌리티, 프랑스 프라마톰, 일본 미쓰비츠 등 5곳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이 까다롭고 좁은 공간에서 용접하는 장비 및 특수 열 전달 튜브를 만드는 설비 등이 필요해 일종의 진입장벽이 형성된 상태다.

박지원 회장은 과거 "원전사업을 통해 쌓은 경험과 기술, 경쟁력 있는 국내 협력사들의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리드하는 SMR 파운드리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분야의 TSMC처럼 대형 원전에서 40여 년간 쌓은 노하우와 400여 개 협력업체로 이뤄진 원전 풀을 가지고 전 세계 SMR 위탁 생산 시장에서 압도적 1등을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 입지 강화할 것

박지원 회장은 "양국 정부의 관심과 지원 속에 SMR 사업화 속도를 높이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어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번 협약이 양국 에너지 산업 협력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두산의 검증된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부터 두산에너빌리티의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수주한 원전 주기기 매출이 본격화되는 내년부터 유의미한 이익 개선이 나타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원전 사업의 특성상 인허가와 규제 승인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엑스-에너지는 현재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서 사전인허가 심사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2024년 중 건설허가를 신청하고 2029년 상업운전 시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연이은 협약을 계기로 미국 원전·SMR 시장 진출을 더욱 가속화해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부상한 전력 수요와 맞물려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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